“7~9월 전기요금 안 오른다” 정부 유보권 발동에 고심 깊어진 한전
연료비 조정단가, 2분기 이어 kWh당 ‘-3원’ 적용…높은 물가상승률 등 영향
4분기 연료비 변동분 반영 vs ‘폐지 가능성’…한전, 실적 부담 가중
김동현
coji11@sateconomy.co.kr | 2021-06-21 11:32:17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지난 2분기에 이어 내달 1일부터 적용되는 3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높은 물가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 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다만 연료비 변동에도 정부가 전기요금을 2개 분기 연속 인위적으로 묶어놓으면서 일각에선 연료비 연동제 무용론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1일 한전에 따르면 7∼9월분 최종 연료비 조정단가를 2분기와 동일한 kWh당 -3원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당초 액화천연가스(LNG), 유연탄, 유류 등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 연동분을 반영하면 연료비 조정단가는 kWh당 0.0원으로, 2분기(-3원)보다 3.0원이 올라야 한다. 연료비 변동분은 실적연료비(직전 3개월간 평균 연료비)에서 기준연료비(직전 1년간 평균 연료비)를 뺀 값이다.
한전의 직전 3개월간(3∼5월) 유연탄 가격은 세후 기준으로 kg당 평균 133.65원, LNG 가격은 490.85원, BC유는 521.37원으로 유가 등을 중심으로 실적연료비가 2분기 때보다 크게 올랐다.
그러나 이를 반영하지 않고 전분기와 동일하게 묶어놓은 것이다.
이 같은 동결 배경에 한전은 “지난해 말부터 국제연료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영향으로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요인이 발생했다”면서도 “코로나19 장기화와 2분기 이후 높은 물가상승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생활안전을 도모할 필요성, 1분기 조정단가 결정 시 발생한 미조정액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전은 “하반기에도 현재와 같은 높은 연료비 수준이 유지되거나 연료비 상승추세가 지속되면 4분기에는 연료비 변동분이 조정단가에 반영되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백신접종 확산 및 세계 경기회복세와 맞물려 최근 국제유가가 지속해서 고공행진을 하는 점을 볼 때 4분기에도 인상 요인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4분기는 차기 대통령선거 국면에 본격적으로 접어든 시점이어서 서민가계에 부담을 가중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정부 ‘연동제 도입’ 무색…한전 2분기 실적 ‘암울’
비록 4분기 때 인상 가능성은 열어놨으나 연료비 상승에도 정부가 2개 분기 연속 유보 권한을 이용해 전기요금을 인위적으로 묶어놓으면서 연료비 연동제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과거처럼 연동제가 도입됐다가 제대로 시행도 되지 못하고 폐지되는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1년 연동제를 도입했다가 유가 상승기와 맞물려 시행을 미루다 2014년 폐지한 전례가 있다. 이에 전력시장 규제에 대한 정부 정책의 신뢰 역시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연료비 상승분을 제때 요금에 반영하지 못함에 따라 한전의 실적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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