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너가 기업 이미지를 만든다

김시우

ksw@sateconomy.co.kr | 2021-06-03 16:42:37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기업 자체 행보로 회사 이미지가 구축되지만 오너의 행실로도 기업 이미지가 바뀌곤 한다.


긍정적인 예시도 있지만 부정적인 사례도 많다. 이 주제를 놓고 보면 떠오르는 업체가 몇 있다.


대표적인 예시는 지난 2014년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객실승무원의 마카다미아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항공기를 유턴시킨 뒤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할 것을 요구하면서 항공편이 46분이나 지연됐다.


대한항공은 당시 사건으로 이미지가 무너졌다. 이후에 경영권 분쟁과 오너 갑질도 대한항공의 큰 걸림돌이 됐다.


오뚜기의 경우 착한 기업으로 불렸지만 최근 여러 논란으로 불매운동 타깃이 된 예시다. 오너의 사회공헌 활동이 화제가 되며 ‘갓뚜기(God+오뚜기)’로 불렸다.


오뚜기는 1992년부터 30년가량 동안 한국심장재단과 손잡고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 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심장병 수술을 통해 새 생명을 얻은 어린이는 5000여 명에 이른다.


또 오뚜기는 김석봉 석봉토스트 대표가 서울 중구 무교동에서 노숙자들에게 하루 100개의 토스트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10년간 무상으로 소스를 지원했다.


이 밖에도 비정규직 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도 미담으로 꼽히며 소비자의 칭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오뚜기는 올해 3월 상속세 납부로 논란이 불거졌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부친인 함태호 오뚜기 창업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발생한 상속세를 5년간 분할 납부했다. 여기서 오뚜기는 계열사와 오너 일가가 소유했던 회사에 일감몰아주기를 하면서 상속세를 납부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 국내산 미역이라며 판매했던 ‘오뚜기 자른미역’에 ‘중국산 원재료’가 혼입됐다고 알려지면서 ‘불매운동’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여러 악재로 소비자 사이에서는 “오뚜기에 실망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최근 불가리스 사태로 회사를 매각하기에 이른 남양유업은 지속적인 ‘오너리스크’로 주목받았던 회사다.


지난 4월 남양유업은 한 세미나에서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에 대한 실험 결과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를 99.999%까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고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도 77.8%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가 후폭풍에 시달렸다.


이번 불가리스 사태는 홍원식 전 회장의 개입이 있었을 거란 의견이 다수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중대한 결정을 오너 의견 없이 결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가리스 사태로 그동안의 오너 리스크가 재부각 되기도 했다.


남양유업은 2013년 유통 기한이 얼마 안 남거나 잘 안 팔리는 제품을 강제로 대리점에 떠넘기고 반품도 받지 않은 ‘물량 밀어내기’ 갑질을 저질러 거센 비판에 휩싸였었다.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을 벌였다.


또 지난해엔 남양유업이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나면서 기업 이미지가 추락했다.


결국 홍 전 회장은 불가리스 논란이 발생한 지 45일 만에 남양유업을 매각했다.


잘못된 오너의 행보가 기업 이미지에 얼마나 큰 타격을 줬는지 보여주는 예시가 아닐까 싶다.


오너들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기업 이미지가 하락하는 것은 물론 제품의 이미지에 피해를 주며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기업뿐만 아니라 오너의 개인 영역에서도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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