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바뀐 남양유업, 경영쇄신 박차…신뢰 회복할까?

오너 일가가 회사 팔고 떠난 첫 사례 불명예, 소비자 시선 여전히 냉랭

김시우

ksw@sateconomy.co.kr | 2021-06-01 16:03:25

남양유업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사모펀드에 매각된 남양유업이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변화하고 있다. 업계에선 남양유업이 ‘오너 리스크’로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진정성 있는 경영쇄신과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27일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51.68%)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 53.08%(37만8938주)를 국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금액은 3107억원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홍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지분 매각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최근 불가리스 사태가 터지며 회사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으로 남양유업 오너 경영이 57년 만에 막을 내렸다. 남양유업은 1964년 홍두영 창업주가 설립한 유제품 전문가공업체다. 그의 장남인 홍원식 전 회장이 1990년 남양유업 사장 자리에 오르면서 경영에 본격 나섰고 2003년부턴 남양유업 회장을 맡았다.


남양유업은 국내 최초 제조 분유를 출시하고 아인슈타인, 맛있는우유 GT, 불가리스, 프렌치카페 등 여러 히트작을 내놓으며 국내 유업계 빅3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남양유업이 2013년 5월 ‘물량 밀어내기’ 갑질을 일으키면서 이미지가 급속도로 추락했다. 이후 경쟁사 비방 댓글 유포와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씨 마약 투여 논란이 불거지면서 소비자의 신뢰를 잃었다.


이러한 가운데 불가리스 사태는 불난 데 부채질한 꼴이 됐다. 남양유업은 지난 4월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자사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식지 않자 홍원식 전 회장이 5월 초 사퇴를 선언했고 불가리스 사태 45일 만인 지난 27일 한앤컴퍼니에 경영권 지분을 매각했다.


남양유업은 오너 일가가 회사를 팔고 떠난 첫 사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바닥까지 추락한 신뢰…남양유업, 경영쇄신 나선다


업계에선 “남양유업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며 “소비자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또 “오너 일가가 경영에서 물러났다고 해서 소비자의 신뢰가 바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라며 “진정성 있는 후속 조치와 경영쇄신에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남양유업과 한앤컴퍼니는 최근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관리 기구를 설치하며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다.


남양유업은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기 전날인 지난달 26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획마케팅·영업본부, 전산보안팀을 총괄하는 수석본부장 직제를 신설했다. 미래전략·경영지원본부는 대표이사 직속 체제로 유지한다. 신임 수석본부장은 김승언 전 기획마케팅본부장이 맡는다. 김 수석본부장은 생산전략본부장 겸 건강한사람들 대표를 역임했으며 기획본부장, 기획마케팅본부장을 거쳤다. 조직개편과 함께 상무보로 승진했다.


이와 함께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에 강도 높은 경영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앤컴퍼니는 향후 남양유업의 경영 방향과 관련해 “남양유업에 집행임원제도를 적용해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추진하겠다”며 “남양유업의 경영쇄신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업무를 처리하는 집행 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로, 이사회의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의 책임 경영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고 한앤컴퍼니는 설명했다.


고강도 경영쇄신에 대한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남양유업 직원들은 고용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실제 한앤컴퍼니는 앞서 지난 2013년 웅진식품을 인수했을 당시 인력 등 조직 규모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웅진식품은 한앤컴퍼니가 인수했던 2013년 직원 수 305명에서 매각 당시 274명으로 10% 줄었다.


매각 주체인 한앤컴퍼니와 남양유업 오너 일가 모두 고용 승계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직원들 불안감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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