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보험사들, 설계사의 보험 가입 거절?…고위험직종 가입 활성화 지지부진

손보·생명보험사 별 인수 방식에 따라 거절 직군 운영 달라
“민간영역이 아닌 국가보험정책으로 활성화 다시 모색해야”

문혜원

maya4you@naver.com | 2021-05-25 18:09:01

손해보험협회 상해보험 고위험직종 가입현황(자료=손해보험협회)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보험설계사들이 보험 상품을 잘 알고 악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이들의 보험가입을 막는 보험사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관·경찰·스턴트맨 등 고위험직종 보험가입 관련 정책성 제도장치도 여전히 흐지부지한 상태였다.


금융당국이 보험협회에 각 보험사별 가입율을 공시하도록 조치했지만 2년이 지나도 제고 효과는 크게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거절 직군수 공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보험사들이 위험직종에 대한 손해율 감수를 꺼려하고 있다는 이슈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위험직종 보험상품의 시장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8년 하반기부터 ‘보험사 고위험직종 보험가입 현황’ 공시가 실시된 후 2년이 지나도록 가입현황 변화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가입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제각각이었으며 직군 수 행보도 달랐다.


상대적으로 위험직에 대한 보험가입율은 손해보험사가 더 높은 편이며, 생명보험사쪽은 가입율이 낮았다. 여기서 보험유형의 경우 상해나 실손의료보험은 손보사들이 가입율이 높았고, 종신보험 등 사망보험 가입율은 생명보험사가 많은 편이다.


작년 하반기 직군 수 운영별로 따져보면, 상해보험을 판매하는 15개 손해보험사들 중에서 위험직종에 대한 거절직군 미운영으로 분류된 곳은 AXA손보,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MG손보, KB손보 등이었다.


거절직군 수는 보험회사 인수기준 상 가입이 불가능한 직군수를 말한다. 보험가입 거절직군 미운영이라 함은 모든 직종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상해보험 가입비율로 보면 가장 낮은 곳은 농협손보였으며, 8개 거절직군을 운영 중에 있었다. 보험대리점(타사) 등 8개 직군에 대해 가입 거절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해보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AIG손보였으며 9개 거절 직군을 운영 중에 있고 마찬가지로 보험대리점(타사) 등 9개 직군을 거절 운영 중에 있다.


위험직종을 받아들이는 방식들은 제각각이었다. 예를 들어 흥국화재는 44개 거절직군을 운영 중이나, 별도 플랜을 통해 가입이 가능하도록 운영한다.


현대해상과 삼성화재는 보험설계사, 보험중개인 등 제한직군은 운영하나 인수심사를 통해 가입하도록 돼있다.


실손의료보험을 판매하는 가입직군·가입비율을 비교해보면 손보사 10개사 중 ▲MG손보 ▲DB손보 ▲현대해상 등 3개 사는 거절직군을 미운영 중이었고 나머지 보험사들의 경우 거절직순 수에 대한 운영방식과 인수심사 기준도 제각각이었다.


예를 들어, 롯데손보는 위험직군 가입비율이 10개 보험사 중 가장 낮았으며, 51거절 직군을 운영 중이나 인수심사를 통해 가입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특히 보험설계사는 보험가입을 막는 보험사들이 많았다. 이는 보험 상품을 잘 알고 악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보험사들은 인수방식이 제각각인 것에 대해 인수가 강제성이 아니기 때문에 리스크 판단에 따라 직업에 의한 위험도를 따져 인수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고위험 특성이 높은 격투기 선수, 경호원, 스턴트맨과 같은 직종은 위험도에 따른 손해율도 높아 거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손보험의 경우에는 위험직종 일수록 높은 손해율 때문에 실손보험 인수 심사기준을 높이는 것을 넘어 위험직군에 대한 보험 판매 자체를 지양하는 추세라는 것이 현 업계의 실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위험직종에 한해 손해율 리스크를 판단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입제고 현황만 보고 가입을 거절했다고 해서 매정하다고 볼 순 없으며, 가입을 다 받아들인다고 해서 또 잘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직종 코드 관련해 실제로 어떻게 가입돼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요구되지 않는 이상 효과측면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소방관보험이 이슈가 되면서 국가정책적 차원에서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이 많이 나오기도 했지만 소방공무원이 중앙공무원기관으로 전환되면서 관심도가 줄어든 측면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고위험직군에 있는 사람들이 다양하게 보장 보험상품을 가입하는 길이 열리면 좋겠지만, 보험사들이 리스크 적정 판단하에 만드는 부분이기 때문에 사실 지금 위험직군 보험상품을 개발하거나 가입을 늘리도록 권고한다는 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다른 한편에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직종 대상 보험가입을 활성화하는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면, 민간보험영역보다는 다시 국가정책성보험 활성화 측면으로 공론화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위험직종 종사자에 대한 인수기준 및 관행도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예를 들어 ▲보험사가 고위험직종의 리스크에 대한 정확한 객관적 평가를 전산통계화로 의무화 ▲고위험직종을 고용하는 단체나 기업에서의 보험가입을 하도록 지원 등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위험직종은 사실 다른 직종보다 경제적으로 약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회적약자를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정책성보험성격을 띈 지원이 가장 먼저 활성화 돼야 한다”면서 “그 다음으로 제도 정착이 되면 민간보험사들의 보험료나 상품가입 비중방식을 연구해 개발하는 방법을 제안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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