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묵은 ‘미스터리 쇼핑制’ 표류 위기…“디지털 영역으로 확대·변화 필요”
금소법 출현에 이전 사전점검 방식과 겹쳐 실효성 논란 다시 부각
일각서 “비대면 영역의 서비스에 대한 사전 점검 방향 전환해야”
문혜원
maya4you@naver.com | 2021-05-21 17:42:29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암행감사’로 불리는 금융권의 미스터리 쇼핑 제도가 시행된 지 10년 이상 됐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금융소비자법이 시행되면서 소비자보호개혁의 일환으로 만든 제도정책에 대한 자원낭비 식의 ‘이중제도’가 돼버렸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제도 자체가 사실상 표류 위기에 처해지는 게 아니냐는 의견들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 대상 미스터리쇼핑제도 관련 현장에서는 그간 얼마나 정책적 효과를 보고 있는가에 대한 실효성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사모펀드 사태가 불거지면서 사전에 미리 감지를 하지 못했다는 측면에서 더 빈축을 사고 있다.
업계에서는 과거보다는 일부 개선된 부분들이 있지만 여전히 은행권을 중심으로 미스터리쇼핑제도의 이중평가로 인한 업무부담 피로감을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또한 실제 은행 현장직원들은 금감원이 조사업체를 연계해 고용하고 있는 일명 ‘모니터링 요원’들이 비전문가들이다 보니 어설프게 현장점검을 한다는 면에서 ‘쇼 역할극’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대면 영업에서 비대면화로 가는데 현재의 금융시대와도 맞지 않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작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에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더 이상의 미스터리 쇼핑 제도 같은 전통 방식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제도의 근본적 문제점으로, 조사표본에 대한 적용방식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면(몰래 감시해도 내부적으로는 눈치챈다)과 불완전판매에 의한 강력한 처벌 조항도 빠져 있다는 점에서 ‘반쪽자리 제도’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사실 미스터리 쇼핑 제도에 대한 실효성 의문 제기는 비단 최근 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금융노조는 지난 2015년부터 금감원에 이와 같은 문제제기를 하면서 제도장치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에 따라 금감원과 금융노조는 꾸준히 합의 요점을 찾는 노력을 기울이다 최근 들어 몇 가지 개선을 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제도의 의미는 퇴색해져 가는 모양새다.
개선사항으로는 ▲점심시간 방문 제외 ▲은행 업무시간이 몰리는 때(예 : 고객이 몰리는 오후 때나 월말 마감시) ▲점검 요원 교육 등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사모펀드를 집중 판매한 증권사, 은행지주 PB에 대한 판매관행은 들여다보지 못함에 따라 반쪽자리에 불과한 미스터리 쇼핑제도라는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일각의 전문가들은 금소법과 별개로 사전점검 제도장치는 실현하되 실효성을 높여가는 강구책을 마련해 제도적으로 새로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대면거래에 의한 미스터리가 아닌 모바일 서비스를 점검하는 디지털 영역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자현 한국금융개발원 박사는 “판매방식의 프로모션을 바꿔야 할 때”라며 “모바일 거래할 때 실제 해당 상품에 대한 수수료가 어디로 갔냐를 미리 사전 점검을 한다던지,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미스테리 쇼핑 방식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오윤혜 한국금융개발원 박사는 “이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몰래 감시하고 점검한다는 본래의 적합성 원칙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라면서 “일례로 내부현장 직원들은 어떻게든 점검감시 메뉴얼을 눈치채고 미리 사전에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또한 금감원이 사모펀드 문제를 사전에 감지를 못했다는 것은 미스테리 쇼핑제도 자체에 구멍이 있다는 걸 반증한다”면서 “현행 금융법상 은행법, 증권법 등으로 나뉘어 있다는 부분이 사모펀드 판매 PB영역에는 포함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현장중심의 실효성 있는 검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사모펀드 관련 PB판매 영역은 현 금융법 규정에 없어 대상이 아니었다는 해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무리 사전점검을 한다고 해도 모든 문제를 다 발견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검사 관련 규제에 따라 실제로 판매하고 있는 상품관행을 엿보는 정도”라며 “현재 판매위험 요인을 조기에 확인하는 스마트 감독체계도 전반적으로 실시하는 등 나름의 강구책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스터리쇼핑제도는 금융감독원의 위임을 받은 전문 업체 직원이 고객으로 가장한 후, 금융사들이 금융상품을 제대로 파는지 여부를 점검하는 제도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009년 1월부터 생명보험사를 대상으로 처음 실시해 2011년부터는 은행권, 2013년에는 증권사까지 확대해 이후 전 금융사들 대상으로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은행의 경우엔 펀드상품에 대한 불완전판매율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으며, 보험사의 경우엔 변액보험에 대한 적합성원칙을 평가하고 있다.
적합성 원칙 적용은 ▲계약자 정보 확인에 대한 안내, ▲계약자 정보 진단 결과 제공, ▲적합한 보험 권유, ▲부적합 안내 등 4가지 항목이 포함됐다.
다음은 상품설명 의무 단계를 본다. 이 단계에서는 ▲보험상품의 종류 및 명칭 ▲가입상품의 위험 ▲예금자 보호 대상 여부 ▲주계약 및 특약 관련 사항 ▲납입 보험료 일부 운용 ▲중도 해약시 해약환급금 ▲변액보험의 투자 형태 및 구조 ▲자산운용 옵션(펀드 변경) ▲특별계정 운용 보수 및 비용 ▲미래 수익률 보장 등 10가지 항목을 평가한다.
또 펀드 판매 미스터리 쇼핑에서는 투자자 정보 및 투자 성향 파악 4가지 항목과 상품 설명 의무 7가지 항목, 가산점 3가지 항목 등 14가지 항목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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