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보험 활성화 실효성 논란…금감원 측 “과도기적 혼란”
특약 도입 의한 할인 제도, 노동자·보험사 “의미 없다” 회의적 반응
일각서 “플랫폼사업자도 기금 등 통한 보험료 부담 필요” 제안 눈길
문혜원
maya4you@naver.com | 2021-05-04 17:11:05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최근 금융당국이 배달용 이륜차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자기부담금’을 특약에 도입하도록 하는 제도적 개선을 내놨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막상 관련 상품을 개발하려고보니 가입자들의 저조한 관심 때문에 실효성 측면에서 회의적이라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실효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제언도 나온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륜차보험에 자기부담금을 특약에 도입하는 업계 공통적 면책 조항 도입에 따라 손보사들이 이에 맞게 보험상품을 설계하는 등 준비 중에 있다.
하지만 아직은 실제로 상품을 출시 한 곳이 별로 없다보니 사실상 가입자 이용활성화는 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이륜차보험 적용 상품을 출시한 곳으로는 2017년 처음 출시한 동부화재의 ‘참좋은 오토바이 운전자보험’과 2019년 KB손해보험의 ‘플랫폼배달업자이륜자동차보험’, DB손해보험의 전동 킥보드로 배달 업무를 수행하는 라이더보험 등 정도다.
우선 동부화재가 개발한 오토바이 운전자 보험은 배달·퀵서비스 등에 종사하는 이들 외에도 출퇴근용으로도 가입이 가능하다.
운전시 사고로 사망, 후유장해, 입원일당, 수술비 등 신체를 보장하는 상해와 교통사고처리지원금·벌금 등의 비용손해까지 종합적으로 보장하는 상품이다.
KB손해보험의 ‘플랫폼배달업자이륜자동차보험’은 배달 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청년들, 보험 스타트업 스몰티켓의 업무제휴를 통해 개발됐다. 이륜차 배달운전자의 안전운행을 지원하기 위해 설계됐다.
DB손해보험에서 나온 라이더보험의 경우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자전거와 전기 자전거 및 오토바이 등 안전을 보장하는 보험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자동차 운전에 비해 사고율이 높아 그간 보험업계에서는 그동안 관련 상품을 개발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사회라는 특수한 상황이 발생되면서 배달 앱 이용이 확산되자, 급하게 배달하려다 사고를 당한 배달 종사자들이 늘면서 해결중심이 책임보험 영역으로 쏠리게 됐다.
영세한 배달 노동자들은 그간 비싼 보험료 때문에 가입하지 못한 일들을 언급하며 보험사들에게 보험료 인하 방안을 추진해달라는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작년 IT 기술 발달 및 언택트 소비문화 확산으로 이륜차를 이용한 음식 등의 배달대행 서비스가 급격히 성장했으나, 이륜차보험료는 연평균 188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정부가 ‘플랫폼 종사자 보호대책’을 지난해 초 발표하면서 금융당국도 대책의 일한으로 업계와 보험료 인하방안을 지난해 10월 15일 이륜차보험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개선 방안은이륜차보험 대인Ⅰ과 대물에 ‘자기부담금’ 특약을 도입하고, 유상운송용 이륜차가 가정·업무용 이륜차보험에 가입 시 보상을 제한하는 식이었다.
여기서 자기부담금은 0원에서 25만원, 50만원, 75만원, 100만원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자기부담금 선택에 따라 할인율은 대인 6.5~20.7%, 대물 9.6~26.3%가 적용된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이륜차 보험료 완화로 인해 보험 가입 이용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지만 자기 부담금을 높이는 적용방안이 여전히 배달노동자들에게는 보험료가 비싸게 느껴진다는 점에서 가입을 꺼리게 되고 관심이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회재(더불어민주당·전남여수 을) 의원이 발표한 ‘오토바이 신고 및 의무보험 가입현황’ 자료를 보면, 보험료가 여전히 높은 탓에 가입률이 저조했다.
이륜차 보험은 개인용(평균 15만 9000원)과 유상운송용이 최대 11배나 차이가 났다. 지난해 7월 기준 전체 이륜차 226만 4000여 대 가운데 55.4%(125만 5000여 대)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배달 플랫폼 노동자 대표 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자기부담금 100만 원을 설정했을 때 유의미한 보험료 할인 효과가 나타나는데, 보험사의 위험을 줄여줄 뿐 노동자에게는 큰 효과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하 현실화가 절실하지만 통상 손해율 통계에 의해 보험상품을 개발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므로 높은 손해율로 인해 리스크의 위험성이 커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배달기사들의 요구사항이 높아지면서 부랴부랴 당국이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사실상 상품 개발에 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KB손보의 경우에는 애초 이륜차보험 전용보험사로써 인기가 있었지만, 다른 보험사들은 크게 적용하는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륜차보험 가입이 활성화되려면, 현행 제도 하에서 새로운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테면, 배달앱을 통해 많은 이익을 본 플랫폼 사업자들이 일정부분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기금이라든지 보험료를 부담하게끔 하자는 것이다.
조규성 협성대학교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보험사들에게 마냥 사회보험처럼 손해를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에 영세한 가입자들을 유도하려면 플랫폼 사업자들도 보험료 부담에 참여할 수 있게 당국간의 재논의로 일정 보험료 부담 방안을 새로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 교수는 이어 “이러한 방법은 이륜차보험 가입률을 제고시켜 이륜차 사고의 보장 사각지대 해소를 통한 사회적 안전망을 보다 견고하게 구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에서는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유상운송 편법 가입이 방지되고 나아가 배달 오토바이 안전운전을 유도하게끔 한다는 측면에서 사고율도 낮추고 손해율도 떨어지게 함으로써 천천히 배달종사자의 경제적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가 없지 않지만 ‘과도기적’상황에 있다는 진단인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륜차 보험료가 과도하다는 판단에 자기부담금 제도를 도입했는데 사실 사고율이 안나면 보험료는 자연히 할인되는 것”이라며 “이륜차 보험시장은 현재 과도기적 상황으로 혼란스럽지만 배달종사자들의 안전문화가 이뤄진다면 안정화되고 질서가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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