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대리점 갑질·경쟁사 비방 댓글’…반복되는 남양유업의 흑역사

김시우

ksw@sateconomy.co.kr | 2021-04-19 11:09:02

남양유업 불가리스 (자료=연합뉴스)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사태로 ‘불매운동’ 조짐이 다시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대리점 갑질’과 ‘경쟁사 비방 댓글’ 등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르며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던 남양유업이 이번에도 차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남양유업 불매운동과 관련한 글이 이어지고 있다.


다수의 소비자들은 이번 불가리스 사태를 놓고 “남양이 남양했다”, “믿고 거르는 남양유업”, “회사의 이미지를 스스로 떨어트리는 희한한 회사”라며 비판했다.


SNS에는 #남양유업불매 해시태그를 단 글도 여럿 올라왔다. 일부 누리꾼은 코로나19 백신 대신 불가리스를 접종하는 합성 이미지를 만들어 공유하기도 했다.


불가리스 사태는 지난 13일 서울 중구 LW컨벤션 센터에서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한 발언으로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은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에 대한 실험 결과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를 99.999%까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고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도 77.8%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물시험이나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거세졌다.


남양유업은 16일 ‘불가리스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입장을 밝혔다. 남양유업은 “발표 과정에서 세포실험 단계에서의 결과임을 설명했으나 인체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아 효과를 단정 지을 수 없음에도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된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 측이 순수 학술 목적이 아닌 자사 홍보 목적의 발표를 했다고 보고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남양유업을 고발 조치했다.


"왜 스스로 이미지 실추시키나"…흑역사 재부각


이번 불가리스 사태로 과거 남양유업의 여러 논란이 재부각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2013년 5월, 유통 기한이 얼마 안 남거나 잘 안 팔리는 제품을 강제로 대리점에 떠넘기고 반품도 받지 않은 ‘물량 밀어내기’ 갑질을 저질러 거센 비판에 휩싸였었다.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을 벌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갑질 사태가 불거진 남양유업에 과징금을 부과했고 남양유업은 과징금이 부당하다며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했다.


2016년 1월에는 농협 대리점과 협의 없이 수수료율을 2%포인트 인하한 사안이 공정위에 발각되기도 했다. 이에 남양유업은 이를 자진 시정하며 최근 ‘협력이익공유제’를 처음 도입했다.


지난해에는 남양유업이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비방글의 내용은 “유기농 우유 성분이 의심돼 아이에게 먹인 것이 후회된다”, “우유에서 쇠맛이 난다” 등 상대 업체 제품을 깎아내리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앞서 남양유업은 2009년과 2013년에도 경쟁사에 대한 비방글을 온라인에 유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논란도 남양유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사례다. 황씨는 2019년 7월 마약 투약 혐의로 수원지법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집행유예 기간 다시 마약을 투약했다는 혐의로 지난 1월 구속됐다.


남양유업 측은 회사 경영은 황씨와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기업 이미지에는 여전히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불매운동은 매출로 이어졌다. 2012년 매출 1조3650억원, 영업이익 637억원을 기록했던 남양유업은 2013년 갑질 파문으로 실적이 급락해 지난해 매출 9489억원으로 3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7억원에서 771억원 적자로, 순이익은 610억원에서 535억원 적자로 전락했다.


8년여 간 주가 또한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고 시가총액은 4600억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2년 말(7209억원)보다 4590억원(63.67%)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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