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자본확충 부담 완화 ‘공동재보험制 ’…업계선 “뜨뜻미지근”

“금리하락에 따른 재 비용 부담 때문에 계약 망설여 활성화 미미”
전문가 “시장 활성화 위한 리스크 관리 등 전문인력 양성 갖춰야”

문혜원

maya4you@naver.com | 2021-04-15 17:32:49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대비 자본 확충이 보험사들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보험사 자본관리 수단으로 효율적인 도움을 주는 ‘공동재보험제도’가 작년 6월에 추진되면서 보험사들이 활용할 지 여부에 고심 중에 있다.


공동재보험은 원수보험사가 위험보험료, 저축보허료 등 영업보험료 등 전체를 재보험회사에 출재하는 제도다. 그러나 가입비용(보험료)이 재보험 못지않게 부담된다는 측면에서 위험리스크가 크다고 보고 업계에서는 사실상 실효성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은 올해 2조원에 육박하는 자본 확충 계획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이 3분기 대비 하락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생명보험사 중심으로 DB생명(162.5%), 롯데손해보험(000400)(169.4%), MG손해보험(172.8%), 흥국화재(000540)(177.5%), 흥국생명(188.2%), KB손해보험(188.6%) 등 일제히 하락 추세를 보였다.


생명보험사가 손해보험사에 비해 업계 평균으로는 3분기 말 299%에서 연말 284%로 떨어졌다. 금리 상승에 따른 타격이 가장 적은 손해보험사는 DB손보로 나타났다. DB손보는 금리가 10bp 오르내릴 때 RBC비율의 예상 변화가 2.6% 포인트에 불과했다.


삼성화재는 금리 민감도 자체는 7%포인트 내외로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RBC비율 절대값이 303%로 업계 최상위권이었다. 전업재보험사인 코리안리도 민감도가 1%포인트 수준으로 낮았다.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의 비율인 RBC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바로 지급할 수 있는 자산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다. 보험업법에선 RBC비율을 100% 이상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융당국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특히 중소형보험사들이 대형사보다는 자본비율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자본확충 노력에 기울이고 있는 모습니다.


보험사들은 새 회계기준에 있어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보험사들의 부채규모가 지금보다 늘어나야 한다. 이 경우 현재와 같은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려면 추가 자본 확충이 필수적이다.


먼저, 푸본현대생명이 생명보험사 중 제일 먼저 지난 1월 중순경 자본확충 안건을 승인했다.


푸본현대생명에 따르면 보통주 신주 9160만주를 주당 5000원에 발행하는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2월 청약 절차를 거쳐 7월 완료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대금은 최대주주 대만 푸본생명(61.6%)과 2대 주주 현대자동차그룹(37.25%)이 지분 비율에 따라 납입한다.


후순위채는 올해 연말까지 채권시장 상황에 따라 최대 1500억원을 순차적으로 발행할 계획이다. 이는 새 회계기준 대비 적정 RBC비율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KB손해보험도 올해 8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지급여력(RBC)비율을 올릴 계획이다. 미래에셋생명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증을 활용해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조만간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말 산업은행에서 사모펀드(PEF) JC파트너스로 주인이 바뀐 KDB생명의 경우, 산은이 JC파트너스로부터 매각대금으로 받아 다시 KDB생명에 재출자한 2천억원에 더해 유상증자 등을 통해 3500억원의 자금을 추가 확충할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이 효율적인 자본 확충을 위해서는 일반적인 유상증자나 신용자본증권, 손익채와 같은 방법도 있지만 최근에는 정부가 추진한 공동재보험이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공동재보험’은 작년 정부가 보험사 자본확충 등 부채조정수단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수단으로 법제화한 바 있다.


공동재보험은 다른 자본관리방안에 비해 신속하게 적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로 활용되는 지급여력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누어 계산하는데, 공동재보험이 요구자본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ABL생명, 오렌지라이프 등 약 5곳의 생명보험사가 국내외 재보험사와 논의에 들어갔으며 한화생명도 검토 중에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ABL생명만 지난달 31일 RGA재보험과 업계 최초로 공동재보험 계약을 체결했다.


ABL생명은 고금리확정형상품의 금리리스크 경감 및 자본관리를 위해 2014년부터 검토한 계약이 6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양로보험인 알리안츠파워보험 보유계약 일부를 공동재보험으로 출재한다.


하지만 타 보험사들은 오히려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게 이득일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공동재보험은 앞으로 금리가 더 떨어진다는 전망이 있을 때 이차역마진에 대한 대비책이 되는데 현재로선 추가적인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전통 재보험에서는 위험보험료만 공동 부담했으나 저축보험료, 부가보험료까지 수수료를 지급하게 되면 원 보험사 입장에서는 비용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며 우려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자산운용수익 중 일부 고정금리 지급시 금리위험 전가가 어렵다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사실 계약을 꺼리고 있는 분위기”라며 “ABL생명의 경우 양로보험 자체가 고금리인데 그 수수료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보험연구원 노건엽 연구위원은 “보험시장에서 보험사가 발행한 손익채나 신용자본증권이 다 보험사에 대한 기대가 적어서 소화가 안될 수도 있기 때문에 공동재보험은 자본확충 하는데 효과적일 것”이라며 “다만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리스크, 보험계리, 회계, 법률 등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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