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운전자보험 과당경쟁 자제하라” 경고

상해등급 무관하게 거액 보장 문제로 지목…“손해율 부작용 우려”

문혜원

maya4you@naver.com | 2021-04-09 16:38:22

손해보험사들의 운전자보험에 대한 과열경쟁이 심해지면서 금융감독원이 자제하라는 경고장을 내렸다.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최근 손해보험사들의 운전자 보험 판매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이에 소비자피해 우려가 제기되면서 금융감독원이 ‘경고’에 나섰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일 손해보험협회에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 상품 마케팅 담당 실무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운전자보험의 상해등급과 무관하게 거액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부분’ 관련 소비자피해 우려가 있다며 경고했다.


금감원은 이날 손보사들에게 “지나친 외형경쟁은 보험시장의 건전성을 저해한다”며 지나친 경쟁을 자제하도록 요구했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최근 손해율이 130.5%까지 치솟았다는 이유로 실손보험료를 대폭 인상한 것과 관련, 운전자보험 역시 비슷한 손해율에 대한 부작용이 불거질 수 있다고 판단, 과당경쟁으로 인한 소비자피해가 없도록 지적했다.


운전자보험은 자동차보험에서 보상하지 않는 자동차사고로 인한 형사·행정상 책임 등 비용손해를 보장하는 보험이다.


운전자보험은 손해보험 업계에서 지난해 상반기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꼽혔다. 민식이법 시행으로 벌금이나 형사합의금·변호사 선임비용 한도가 부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보상액을 보장받으려는 운전자들이 늘면서 인기를 끌었다.


민식이법은 스쿨존에서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에 처하고, 상해의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리는 등 강력한 처벌을 골자로 한다.


자동차보험으로는 보장에 한계가 있다보니 법 시행 직후인 4월 국내 손해보험사의 운전자보험의 신규 판매 건수는 83만건을 기록했다. 직전 1분기(1~3월) 월평균 판매 건수 대비 2.4배 증가했다. 이는 월 평균 초회보험료 역시 1분기 93억원에서 4월 178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은 셈이다.


손보사들은 ‘민식이법’ 시행 이후 이에 맞춰 지난달부터 벌금과 형사합의금 보장 한도를 높이거나 새로운 담보를 추가한 신상품 판매에 열을 올렸는데 당시에도 금감원의 경고장을 받았다.


특히 6주 미만 진단의 상해도 형사합의금을 실손 보상하는 교통사고 처리지원지금 특약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놓고 대형사인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이 정면충돌하는 등 경쟁이 과열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손보사들이 운전자보험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이유에 대해 좀처럼 손해율이 개선되지 않는 자동차보험과는 달리 운전자보험은 적자가 잘 발생하지 않는 상품으로 꼽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실제 지난 2019년 자동차보험의 평균 손해율은 100%를 넘었지만 운전자보험은 70%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운전자보험이 저렴하고, 운자동차보험에 특약으로 가입한 것보다 내용이 같더라도 더 넓은 범위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보험사들이 과열판매했다”면서 “소비자들도 가입할 때는 벌금, 형사합의금 등 중복 가입 여부와 증액 가능 여부를 꼼꼼히 비교해보고 가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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