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판매전문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 4월 1일 출범

한화생명 “고객들 현재와 동일하게 관련 서비스 이용 가능” 안내
“어려워지는 보험업계 흐름에 따라 FP 소득 보전·증대 위한 조치”

김경탁

gimtak@gmail.com | 2021-03-25 21:05:51

‘거리두기’를 당연한 상식 혹은 미덕으로 만든 ‘코로나19 정국’은 경제와 산업구조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먼 미래로만 느껴졌던 ‘디지털 전환’도 멱살 잡혀 끌려가듯이 사회 전반에 이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많은 사람을 고용해 더 많은 사람을 상대해야 실적을 쌓을 수 있는 특성을 가진 영업 관련 업종의 존립근거를 무너뜨리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대면 영업’에 의한 실적 비중이 98%(2019년 기준)에 달했던 국내 생명보험업계가 받은 피해는 상상조차 힘든 상황이다.


‘보험’이란 원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을 기반으로 성립하는 금융상품인데, 이 불안감이 보험산업 최일선에 있는 설계사들을 잠식해 이성적 판단을 흐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전문>


한화생명 본사인 63빌딩.

[토요경제=김경탁 기자] 한화생명은 사내 전속판매채널을 물적분할로 분사해 100% 자회사로 설립되는 보험판매전문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오는 4월 1일 공식출범 시킨다.


2003년 도입된 방카슈랑스나, 2005년부터 등장한 독립대리점(GA) 등 국내 보험시장의 판매채널 다변화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보험상품의 개발과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분리’는 국내 생명보험 대형 3사 가운데 한화생명이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다.


한화생명은 25일 카카오톡 채널 메시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출범 소식을 전하면서 “고객님들께서는 현재와 동일하게 사이버창구(보험월렛, 홈페이지), 고객센터, 콜센터, 지점·FP대리접수를 통해 보험관련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다”고 밝혔다.


판매전문회사 출범 이유에 대해 한화생명은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차별화된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라면서 “한화생명 및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모든 임직원은 보다 나은 서비스로 고객님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약 540여개의 영업기관, 1400여명의 임직원, FP 2만명에 달하는 ‘초대형 판매전문회사’로 탄생할 예정이다. 현재 GA 등 관련 업계에서 설계사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 1만5000여명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서는 것이라고 한화생명은 설명했다.


판매전문회사는 보험사에 종속되지 않고 보험 판매와 관련해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을 갖는 회사이다.


신설되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한화생명의 완전 자회사이지만, 경쟁사의 보험상품도 팔 수 있고 손해보험까지 취급하게 되기 때문에 언뜻 생명보험만 다루는 모회사 자체의 이익만 단기적으로 생각하면 쉽게 선택하지 않을 길이다.


이와 관련 한화생명은 “판매자회사 물적분할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보험업계에서 GA(보험대리점)로의 큰 흐름에 따라 FP들의 활동력 강화를 통한 소득 보전·증대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신설 판매전문회사 설립 이유에 대해 ‘규모의 경제 시현을 통한 수익 안정화로 기업가치 증대 및 지속 성장의 기반 마련’을 들었다. 특히 ‘제판분리 선제적 대응을 통한 시장 선도’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물적분할 방식을 선택한 만큼 영업관리 인력도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현재 그대로 이동한다. 근로조건도 현재와 동일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변화가 강요되는 상황에 선제적으로 변화에 대응하려는 회사의 구상은 밖에서 바라보는 입장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시국이라는 안그래도 불안한 시기에 진행되는 이러한 변화는 소속 보험설계사들의 커져가던 위기의식을 더 키운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 설계사(FP)들은 지난 1월 노조를 설립했다.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보험설계사지부 산하의 ‘한화생명 지회’로, 이 노조가 만들어지고 2개월이 지나지 않아 2500여명이 가입했다고 한다.


2만 명이 넘는 한화생명 소속 FP 숫자에 비하면 많지 않은 숫자로 보일 수 있지만, 고질적으로 낮은 조직률 때문에 오랜 기간 지지부진하던 민주노총 입장에서는 신생 노조의 급격한 성장이 매우 기껍게 느껴졌을 법하다.


다만 이후에 이 노조가 전개한 막무가내식 투쟁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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