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잔치’ 논란 은행권, 서민금융법 적용 두고 “속앓이”
17일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회서 1차 의결…‘이익공유제’ 첫 신호탄
여당, 금융회사 연간 1000억원 출연금 요구…‘주주가치 훼손’ 볼멘소리
문혜원
maya4you@naver.com | 2021-03-22 15:46:45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매년 성과급 잔치 논란에 휩싸이던 은행권이 정치권에서 추진하는 금융권 ‘이익공유제’ 법제화의 일환으로 법 적용 추진속도를 내고 있는 ‘서민금융지원법’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세금부담’ 압박이 따른다는 입장이다.
22일 국회 및 은행권에 따르면 정무위원회는 앞서 지난 17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서민금융지원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개정안은 서민금융진흥원의 신용보증 재원이 되는 금융회사 출연을 상시화하고 출연금을 내는 회사 범위를 기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에서 은행과 보험·여전사(여신전문금융회사) 등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전체 금융회사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민간 금융회사들은 가계대출 잔액의 약 0.03%의 출연금을 내야 한다.
은행권(이하 2019년말 기준)은 1050억원, 여전업권은 189억원, 보험업권은 168억원 등 금융권은 매년 약 2000억원 이상의 출연 의무가 생긴다.
개정안은 오는 24일 예정된 정무위 전체회의에 이어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최종 법안 적용에 통과되면 앞으로 은행권에서는 이르면 올 7월부터 서민금융 재원으로 해마다 1000억 원 이상 출연해야 한다.
현재 금융원 안팎에서는 서민금융법 개정안을 두고 ‘이익공유제’의 첫 신호탄이라며 반기는 분위기인 반면, 금융권 중 제일 먼저 타깃이 된 은행권에서는 겉으로는 서민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세금부담 압박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은행들은 최근 “이익공유제는 주식회사인 은행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배임”이라는 주장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코로나19 수혜업종으로 금융업을 지목하며 양극화 해소를 위해 추진하겠다며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여당은 코로나19사태에도 주요은행들의 ‘이자장사’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점, 은행들이 최근 통상 임금의 180~2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 점을 지적했다. 이에 ‘이익 공유제’의 타깃이 은행을 향했다는 분석이다.
한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들의 대출 규모가 크게 늘면서 이익이 전년 대비 상당 폭 늘은 데다 성과급 논란까지 곁들어 빌미를 제공한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코로나19로 이득을 얻은 금융권이 양극화 완화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8개 은행 및 금융지주사들의 이자수익 추정자료를 보면, 전체 매출 51조 원의 80%인 41조 원에 이르렀다. 이는 역대 최저 금리에도 코로나19 위기로 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대출이 급증한 이유는 실직자와 자영업자, 중소기업의 생계형 대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주식 투자 수요까지 급증하면서 지난해 은행 대출 규모는 1년 전에 비해 180조원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초에는 주요은행들 중심으로 임단협 타결을 진행한 바 있다.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은 노사합의로 인해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차례로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을 타결했다.
임금인상률은 4개 은행 모두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합의한 1.8%를 받아들였다. 인상분의 절반인 0.9%를 공익재단에 기부하는 내용도 같다. 성과급은 기본급 등을 포함한 통상임금의 180~200% 수준으로 전년보다 다소 적거나 비슷한 규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익공유제 연동으로 금융위가 이미 지난 2018년 전 금융권 동원하라는 부분이 있었고 서민금융지원에 은행도 책임이 있다는 부분에선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아쉬운 부분은 이익공유제라는 명목아래 매년 100억~200억원 정도를 출연해야 한다면, 지금 같은 위기 속에서 상당한 금액을 5년간 매년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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