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나銀, ‘완전 합의’ 없는 배상 종결 선언…남은 피해자는 나몰라라

DLF 배상위 일방 해체 후 “100% 자율심의 완료…배상은 끝났다고 보면 된다” 입장
피해자 측 변호사 “복수의 가중요인 불인정·피해자에 알아서 하라는 태도 옳지 않다”
업계 일각 “사측에서 배상위 만든 것부터가 불공정” 시선…금감원, 내부 검토중

문혜원

maya4you@naver.com | 2021-03-11 17:25:04

KEB하나은행 본사 (사진 = 하나은행)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가 연이어 터지면서 다소 뒤로 묻힌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분쟁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은행의 DLF사태 피해를 본 일부 투자자들이 여전히 자율조정합의에 이르지 못한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지만 하나은행 측은 “100% 자율심의 완료”라는 입장만 반복하면서 더이상의 협상은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11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고에 대한 피해 배상 합의를 위해 지난 2019년 11월에 구성한 배상위원회는 일부 남은 피해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12월 경 해체했다.


이와 관련 일부 자율보장 합의를 보지 못한 피해자들이 사측에 이의제기 및 배상심의를 재결정하라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지만 하나은행 측에서는 무응답으로 일관한 채 어떠한 해결책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나은행 DLF피해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A씨는 “DLF피해를 본 손실액은 86%인데, 2019년경 사건이 터질 당시 금감원 분조위에서 해결하라는 말이 떨어진 후 해당 은행측에 받은 보장액은 14% 정도이고, 나머지는 아직 합의를 보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내 나이가 80세이다. 내가 그동안 일해서 번 돈을 은행을 믿고 투자했는데, 이런 상황이 발생됐다”면서 “합의 보지 못한 나머지 사유에 대해서는 제대로 심의하지 않고 은행의 무조건 종결 통보에 분통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법조계와 금융 관련 학회, 시민단체 등의 추천으로 위촉된 6명의 외부 전문위원들로 구성된 하나은행 배상위는 2019년 당시 불완전판매 사례로 확인된 투자자들에게 적용할 배상률을 각각 40%, 55%, 65% 등으로 정해 심의·의결했다.


결의된 내용은 영업점 등 이해관계자에게 통지하고 고객과 합의해 배상된다.


하지만 2020년 12월말 배상 자율조정 합의가 끝나지 않은 채 종결됐다. 현재 일부 남은 피해자들은 20여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현재 남은 피해자들과 함께 법적인 싸움을 진행하고 있는 신장식 법무법인 민본 변호사는 “피해 당사자들 각각의 5% 가중요인이 두 개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사유별로 다른 데 하나만 보고 배상심의를 결정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그러면서 “은행의 정확한 입장을 전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가 알아서 하라는 식의 태도는 옳지 않다”며 “끝까지 자율조정에 의해 마무리 하던지 아니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에서 재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들의 주장에 대해 하나은행 측은 "배상심의는 모두 완료했다"는 답변만 반복적으로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일부 남은 사람들과는 별개로 지난해 말 자율조정 대상은 100% 심의완료 되었다”면서 “배상은 끝났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하나은행의 DLF배상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정당한 지에 대한 공방이 거세다.


'은행의 자율조정에 맡긴 부분이므로 이를 수용하냐 안하냐의 선택은 고객에게 달려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배상관련 추가 사유가 있다면 이를 인정하는 싸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자율조정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조정문제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사실 은행 측에서 완전히 해결을 봐야 한다는 절대적인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애초에 사측에서 배상위원회를 만든 것부터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같은 문제를 겪은 우리은행은 배상위원회를 두지 않았다.


DLF배상 문제가 아직 남아있다면 은행과 금감원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을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도 자율조정에 이르지 못한 투자자들이 5% 정도 남아있는데 이를 방치한 채 어떠한 입장표명도 없이 무작정 종결로 끝나는 것은 잘못”이라며 “은행 자율자조정이 어렵다면 금감원에서 나서줘야 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에서는 DLF 해결을 보지 못한 남은 민원에 대해 안건으로 처리할지, 분조위에서 처리할지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미 재작년 분조위에서 결정한 기준에 따라 은행들이 합의를 거의 본 상태에 있기 때문에 다시 추가 남은 사유 관련 분조위를 연다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해결을 보지 못한 사안에 대해서도 다시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DLF 사태로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 2870명(10월말 기준) 중 2710명(94.4%)이 판매사인 하나·우리은행과의 자율조정 배상에 합의했다. 이후 11월~12월 은행 자율조정에 의해 95%정도 배상 합의 및 종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2019년 12월 DLF 사태 관련 대표적 민원 6건을 대상으로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투자손실의 40~80%를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린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민원과 사실조사가 진행 중인 건 등을 검토해 DLF 분쟁조정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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