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신사업 잇달아 철수…용진이형은 ‘마이너스 손’?
분스·부츠·삐에로쑈핑·쇼앤텔·제주소주 등 줄줄이 실패
김시우
ksw@sateconomy.co.kr | 2021-03-09 16:09:06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제주소주 사업이 5년 만에 청산되는 등 '이마트의 야심작'으로 불리며 기대를 모았던 사업들의 철수가 잇따르면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사업 성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마트가 190억원을 들여 인수했던 자회사 제주소주는 지난 4일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 이날 공장 생산도 중단했다.
제주소주는 대대적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이 0.2%에 머무는 등 시장 내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제주소주의 영업손실액은 2016년 19억원에서 지난해 141억원까지 불어났다.
이에 이마트는 앞서 6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회사 제주소주에 67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제주소주의 부채비율은 90%가 넘는다.
이마트의 신사업 철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실적이 부진하고 효율성이 악화한 전문점을 중심으로 사업을 접은 바 있다.
2012년 출범한 드럭스토어 분스는 100평 규모의 공간에 미용·건강식품·식품·약국이라는 네 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또한 약사가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상주해 일반의약품을 판매했다. 론칭 초기만 해도 성공적인 안착을 이루는 듯했으나 주요 매장에서 적자를 기록, 3년 만에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분스는 사업 초기부터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사업 추진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사업 시작 3년이 지난 2015년 당시 신세계 분스는 의점부점과 강남, 마린시티 등 총 7개의 매장에 그쳤고 매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정 부회장은 분스 이후 H&B스토어 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세계 최대 드럭스토어 기업인 영국의 월그린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부츠’(Boots)를 국내에 선보였다.
그러나 부츠도 실적이 부진했다. 한때 30개가 넘은 매장이 운영됐지만 2019년 18개점을 폐점했다. 지난해에도 13개점을 폐점하며 2개로 쪼그라들었다. 올리브영, 롭스, 랄라블라 등 기존 H&B스토어 시장 강자에 비해 규모 및 상품 라인업 등에서 열세를 보이며 결국 오픈 3년 만에 시장에서 철수했다.
일본의 잡화점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삐에로쑈핑’과 프리미엄 피코크 전문점 ‘PK피코크’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B급 감성과 초저가를 내세운 삐에로쑈핑은 정돈보다 혼돈, 상품보다 스토리, 쇼핑보다 재미라는 콘셉트로 4만여 개 상품을 매장에 진열했다.
직원들조차 ‘저도 그게 어디있는지 모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고객이 직접 매장을 탐험하게 하면서 화제가 됐다. 실제 2030세대 소비자와 외국인들에 관심을 받으며 1년 간 누적 방문객 수가 420만명이 넘었다.
그러나 매장을 9곳까지 늘린 삐에로쑈핑도 적자가 계속됐고 2년 만에 문을 닫았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가정간편식 PB 피코크 상품만을 한곳에 모은 ‘PK피코크’도 이용하는 고객이 늘지 않자 결국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앞서 이마트는 부츠와 삐에로쑈핑 등 전문점 사업의 적자 규모가 연간 900억원 가량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마트는 최근에 맥주사업에 뛰어든다고 알려졌다. 특허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L&B는 지난달 ‘렛츠 프레시 투데이’(Lets Fresh Today)라는 이름의 맥주 상표권 출원을 신청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의 시장점유율이 높아 리스크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최근 국내 맥주 시장에 수제맥주 업체들까지 뛰어들고 있어 과거보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는 점도 부담되는 점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잘 활용하는 친근한 이미지의 오너라는 점에서 회사의 이미지 또한 긍정적으로 비춰진다”며 “그러나 수익을 강화할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굳건히 밀고 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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