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일자리 감축 현실화하나···전기차 미국 생산 가능성 커져

사측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현지화 외 대책 묻자 날선 반응

신유림

syr@sateconomy.co.kr | 2021-03-09 11:18:04

현대차 아이오닉5 (자료=현대차)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현대기아차가 미국 바이든 정부의 ‘GREEN(Growing Renewable Energy and Efficiency Now) Act’ 시행에 발맞춰 이르면 올해 안에 전기차 생산 미국 현지화를 추진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일자리가 줄어들 거라는 노조의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노조는 최근 본격적인 전기차 생산을 앞두고 인력 감축에 나선 사측의 방침에 반발하며 대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하지만 사측은 전기차 특성상 내연기관보다 공정이 단순해 지금과 같은 인력은 불필요하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9일 자동차업계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기존 유럽이나 중국 중심에서 미국으로 매우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중국, 일본에 이어 친환경차 판매량 3위에 올라있다. 여기에 전기차 세액공제 범위를 기존 20만대에서 60만대로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차량 300만대를 전기차로 전환한다고 밝히며 이른바 ‘Buy American’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나 미국이 전기차 혜택을 ‘자국 내 생산품’으로 못 박은 탓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현지화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E-GMP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현대차로서는 오히려 호재를 만난 셈이다. 특히 아이오닉5가 지난달 사전계약에서 1주일 만에 3만5000대를 판매하며 돌풍을 일으킨 것도 미국에서의 성공 가능성에 기대를 걸게 한다.


더구나 같은 가격대에선 테슬라의 모델Y와 폭스바겐의 ID3·4를 제외하곤 사실상 경쟁 상대가 없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현대차의 최대 약점인 노조와의 협상력은 문제로 지적된다.


당장 현대차는 이번 달로 예정된 아이오닉5 생산에 차질을 입고 있다. 전기차 생산 공정이 축소되면서 생산라인에 투입할 근로자 수를 두고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서다.


더욱이 현대차는 최근 노조의 요구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핵심 생산 차종인 쏘나타와 엘란트라의 연간생산 7만대 분량을 국내공장으로 전환했다.


결국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전기차 성공을 위한 미국 생산 가능성은 더 확실해졌다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시장을 고려하면 현대차의 전기차 연간 판매량은 2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본다. 이는 애초 현대차가 제시한 10만대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오닉5는 완성도 높은 E-GMP 기반 파워트레인과 고속주행 성능, 고도화된 커넥티드카 기능으로 시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만 전기차 현지생산이 없다는 점에서 현지화는 필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바이든 행정부가 그동안 유럽과 중국에 밀렸던 전기차의 위상을 끌어 올릴 방침”이라며 “현대차는 올 상반기 GV70과 하반기 아이오닉5 판매가 예정돼 있어 본격적인 현지화 작업을 서두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 같은 전망에 대해 "그건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현지화를 안 할 경우 다른 대비책이 있냐는 질문에는 “저희가 미래 경영 방침에 대해 하나하나 밝힐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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