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물에 ‘라벨’이 대수인가”…무라벨 생수 시장 ‘쑥쑥’

환경부-생수 제조업체, 지난달 투명페트병 생산과 무라벨 제품 전환 업무협약 맺어

김시우

ksw@sateconomy.co.kr | 2021-03-03 14:06:39

무라벨 생수 (자료=연합뉴스)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최근 들어 생수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라벨(상표띠)을 없앤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무라벨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일환으로 친환경일 뿐만 아니라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세’로 떠올랐다.


환경부는 지난달 23일 10개 먹는샘물 제조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상반기 내로 재활용이 쉬운 투명페트병 생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올해 말까지 출시되는 먹는샘물 제품 중 20% 이상을 무(無)라벨 제품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생수병은 플라스틱과 라벨을 분리배출 해야 한다. 그러나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분리하지 않고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아 재활용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아예 생산 단계부터 생수병의 라벨을 없애는 방안이 마련된 것이다.


이번 업무협약에는 농심과 동원에프엔비, 로터스, 롯데칠성음료, 산수음료, 스파클,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코카콜라음료, 풀무원샘물, 하이트진로음료 등 10개 업체가 참여했다. 10개 업체의 먹는샘물 생산량은 7.8만 톤, 점유율 74%에 달한다.


이들 업체는 무라벨 먹는샘물 제품을 묶음 포장용으로 먼저 출시하고 향후 개별포장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상표띠 없는 페트병을 2만 톤 이상 생산하는 게 목표다. 이는 시중에 출시되는 먹는샘물 페트병 생산량 10.4만 톤의 20% 수준이다.


환경부는 상표띠 없는 투명페트병의 생산이 확대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상표띠 없는 투명페트병에 대해 재활용 용이성 평가에서 ‘재활용 최우수’ 등급을 부여한다. 최우수 등급을 받은 제조업체는 생산자책임재활용 분담금을 최대 50%까지 경감 받는다.


현재 생수 제조업체들은 상표띠 없는 제품을 잇달아 확대하거나 출시하고 있다.


한국코카-콜라사는 국내 탄산음료 최초로 지난달 라벨을 없앤 ‘씨그램 라벨프리’를 선보였다. 투명 페트 용기에 라벨을 부착하지 않고 제품명과 로고를 패키지에 양각 형태로 구현했다. 기존 라벨에 적혀 있던 제품 정보는 묶음용 전체 포장 패키지에 기재했다.


농심은 상반기 중 라벨 없는 백산수를 출시하고 페트병 경량화를 추진한다. 농심은 라벨을 떼어내는 번거로움을 없애 분리배출의 편의성과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라벨 사용량이 줄어들어 자원 절약의 효과도 있다. 농심은 무라벨 백산수로 연간 약 40톤의 라벨용 필름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라벨 백산수는 라벨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제품명을 페트병에 음각으로 새겨 넣어 간결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하이트진로음료도 ‘석수’ 무라벨 제품을 출시해 비닐 폐기물 배출량을 줄이고 페트병의 재활용률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존 라벨에 명시되어 있던 상품명과 로고, 의무표시사항 등은 페트병 용기, 뚜껑 및 묶음 포장 외면에 표기된다.


생수업계 1위 제주삼다수는 상반기 중 무라벨 생수 ‘제주삼다수 그린 에디션(가칭)’ 출시를 위한 시설을 구축하고 6월부터 2리터 제품 1억병을 출시한다. 이를 통해 약 64톤의 비닐 폐기물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제주개발공사 측은 예상했다.


편의점 등 유통 채널에서도 자체 브랜드 무라벨 생수를 속속 내놓으며 생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무라벨 생수에 대해서 소비자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국내 최초 무라벨 생수인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에코’는 지난해 약 1010만개 판매했다. 지난해 1월에는 1.5리터, 6월에는 500밀리리터·2리터를 선보여 포장재 폐기물 발생량 총 6.8톤을 줄였다. 가로로 이어 붙이면 총 3020km에 달한다.


롯데마트 자체브랜드(PB) 무라벨 생수 ‘초이스엘 세이브워터 에코’도 출시 한 달 만에 순매출 1억2000만원을 넘겼다. 월평균 매출은 리뉴얼 이전보다 60% 이상 늘어났다.


업계는 이 같은 소비자의 좋은 반응을 얻을 뿐만 아니라 ESG 경영의 환경 분야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표띠를 제거하면서 우려됐다”며 “하지만 많은 업체들이 참여하고 소비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점차 정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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