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잘 나가는데…중소 사업자 웃지 못하는 이유

김동현

coji11@sateconomy.co.kr | 2021-02-04 10:48:37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최근 자급제폰 인기에 힘입어 알뜰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의 일상화 및 가계통신비 부담에 저렴한 알뜰폰을 찾는 젊은 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 ‘아이폰12’가 출시되면서 불붙은 ‘자급제폰?알뜰폰 요금제’의 인기에 알뜰폰 업계가 모처럼 호기를 만났다는 분석이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알뜰폰 전체 번호이동 건수가 14만8000건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번호이동 건수 9만9400여 건에 비해 50% 증가한 것이다.


통신3사를 포함한 이동통신시장 전체 번호이동에서도 알뜰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월 31.2%로 처음 30%를 넘어섰고, 올 1월에는 34.5%로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자급제폰을 구매하면 특정 요금제나 부가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특히 5G 요금제에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이통사 판매 모델과 달리 5G폰을 LTE 요금제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S21 시리즈의 경우 전작보다 자급제 단말 판매량이 3배가량 늘어났다.


문제는 대기업 쏠림 현상이다. 통신3사 자회사와 금융 대기업인 KB금융 리브엠을 합친 알뜰폰 시장 번호이동 가입자 점유율은 지난 1월 10만5000건으로 전체의 68.1%를 차지했다.


올 1월에만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미디어로그·LG헬로비전)가 3만5400여 건, KT의 알뜰폰 자회사(엠모바일·스카이라이프)가 3만4700여 건 순증했다.


SK텔레콤 자회사인 SK텔링크역시 2만1200여 건을 모으면서 통신3사의 알뜰폰 자회사 5개가 번호이동 시장을 나눠 가지다시피 했다.


중소업체들은 통신사 자회사들이 모회사인 통신사로부터 사은품·광고비 등 마케팅 비용 재원을 지원받아 알뜰폰 생태계를 고사시킨다고 보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번호이동 가입 주력 요금제는 LTE 데이터·음성 무제한 요금제(월 3만3000원가량)인데, 이 요금제의 도매대가가 3만3000원 수준이어서 마진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인데도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들이 사은품을 써가며 경쟁적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당초 대기업 통신사의 독과점 경쟁 구도를 흔들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알뜰폰 활성화 정책과는 달리 이통사 영향력이 알뜰폰으로 확장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이대로 간다면 통신3사의 알뜰폰 자회사가 시장을 독점하고 중소 알뜰폰 사업자는 고사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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