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선 시인의 土曜 詩論] 역설
정진선 시인
toyo@sateconomy.co.kr | 2021-02-01 07:00:00
역 설
정진선
나에게 자유란
하기 싫으면 안 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걸 하는 것은
내 자유가 아니다
나에게 편안함이란
홀로 떠나도 되는 것이다
남아서 홀로 있음은
내 편안함이 아니다
바람과 함께
심연의 회색 하늘이 생소하게 짙어지며
눈 내리는 소리가 빠르게 온다면
조용한 자유를 찾아서
편안함으로
장갑을 끼고 외투를 입는 것이다
좋아하지 않아도 하기 싫어도 해야 한다. 이유 없이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요를 받았고 그리 생각하며 살았다. 하기 싫으니깐 그냥 그래서 안 한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어찌 되었던 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되는데 그래도 안 할 수 있는 자유가 좋고 부러워 보인다. 물론 하는 것에 대한 인정도 필요하다.
편안함은 어찌 보면 두려움이다. 편안해도 되는 지 물어보아야 한다. 내 마음도 잘 결정해 주지 못한다. 그냥 이렇게 편안하면 좋은 건지 잘 모른다. 멈추는 것도 만족하는 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삶으로 보여주는 지혜로운 이도 없다. 자기의 편안함을 위해 다른 이의 편안함을 미끼로 이용한다.
끝이 없는 경쟁만 있다. 성과를 위해서 숨 쉬는 동안 노력할 것을 강요받는다. 이제는 이 정도도 잘 했다는 할머니 미소와 같은 칭찬을 받고 싶다.
일상의 바퀴에서 나와 그 흐름과 헤어져야 한다.
시인 정진선 : 한국문인협회 회원, 2013년 시집 '그대 누구였던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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