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과 거리 먼 ‘생분해 플라스틱’···‘그린 워싱’ 우려

신유림

syr@sateconomy.co.kr | 2021-01-27 17:13:1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분해과정에서 유해물질 없이 퇴비화된다고 알려진 ‘생분해 플라스틱’이 실상은 친환경과 거리가 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생분해 플라스틱이 오히려 환경을 해칠 수 있어 ‘그린 워싱’(위장 환경주의) 우려마저 나온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ESG 경영이 강조되면서 기업들이 생분해 플라스틱을 포장재 등에 도입, 이를 마케팅에 활용 중이다.


생분해성 소재 시장은 2019년 4조2000억 원에서 2025년 9조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TV와 가전의 액세서리 포장재로 바이오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으며 롯데마트의 자체 브랜드 ‘스윗허그’,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식자재 및 배달 비품 쇼핑몰 ‘배민상회’도 생분해성 수지를 이용한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씨유는 오는 4월부터 전체 매장에서 친환경 소재 봉투를 사용한다. 판매가는 100원으로 기존 봉투보다 5배 비싸다.


그러나 녹색연합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 ‘생분해 플라스틱의 오해와 진실’에서는 이런 소재들은 사실상 친환경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 현실적으로 어려운 분해 조건···분해 때에는 ‘온난화’ 가속


생분해 플라스틱은 56~60℃의 온도와 습도가 유지된 퇴비화 조건에서 6개월 이상 두었을 때 90% 이상 분해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일반 매립지는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기 힘들어 생분해 플라스틱을 매립해도 생분해되지 않는다. 자외선 또는 고온에 노출돼야 하기 때문에 일부 조건에서는 분해하는 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특히 국내엔 분해 조건을 충족할 전문 퇴비화 시설이 없다. 별도 시설을 갖출 만큼 사용되는 생분해 플라스틱의 양이 많지 않은 것이다. 일반 매립지에 묻히는 경우 퇴비화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아직 확인된 바도 없다.


캐나다 생분해 플라스틱 핸드폰 케이스 제조업체 펠라 케이스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퇴비화 플라스틱 구매자는 배출 조건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명시했다.


단독주택이 많은 유럽 등 외국의 경우 개인이 마당 등에 묻는 방식으로 분해 조건을 만들 수 있겠지만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설령 분해되더라도 문제는 발생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분해되면 지구 온난화 문제를 가속화 하는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가스가 생성된다. 또 미세 조각이나 독성 잔류물이 남을 수 있어 퇴비화에 적합하지도 않다.


■ 재활용 어려운 국내환경


친환경 플라스틱은 옥수수, 사탕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들어져 재활용이 어려운 데다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쉽게 재활용할 수 없다.


PLA폴리락타이드는 PET폴리에틸렌 테레 프탈레이트와 매우 비슷해 보이지만 두 가지가 재활용 쓰레기통에 섞이면 오히려 전체 수거물을 재활용할 수 없게 된다. PLA폴리락타이드 사용 증가가 기존 플라스틱 재활용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쓰레기로 배출할 때는 일반 플라스틱과 분리해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생분해 플라스틱을 배출할 때 일반 쓰레기와 같이 버리도록 돼 있다. 또 이렇게 버려지는 쓰레기의 절반 이상이 소각된다.


2018년 종량제 배출 생활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을 보면 하루 배출량 2만5572톤 중 52.7%가 소각되고 28.9%는 매립된다. 재활용은 18.4%에 불과하다.


■ 석유로 만든 플라스틱보다 더 유해할 수도


친환경 플라스틱은 식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식량 재배에 사용돼야 할 땅이 오히려 ‘플라스틱 재배’에 사용된다. 이는 역설적으로 식량 가격이 상승해 식량난을 겪는 제3세계 사람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


또 바이오 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해 작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비료로 인한 수질 오염 등 환경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영향이 석유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것보다 더 유해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PLA와 같은 일부 바이오 플라스틱은 유전자변형 옥수수로 만들어져 환경과 인간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있다.


모든 생분해, 바이오 플라스틱이 유해물질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친환경이라는 이름에 가려져 소비자들은 이를 무심코 넘길 수 있다.


플라스틱은 대부분 비스페놀A를 함유하고 있다. 열을 가하거나 세제를 사용하면 환경호르몬을 유발해 내분비계 교란과 신경 발달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결론적으로 국내환경상 생분해·바이오 플라스틱이 가진 장점은 이 재료가 식물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들어져 소각할 때 일반 플라스틱보다 유해물질이 덜 배출된다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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