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에 쌓인 외화 잔고 2조5000억…달러 RP도 '속출'

김자혜

kjh@sateconomy.co.kr | 2021-01-21 17:21:04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지난해 불어 닥친 주식투자 열풍으로 증권사에 쌓인 외화자금이 2조5000억 원대에 육박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5일까지 증권사가 보유한 외화자금 보유액은 2조5534억 원에 달한다. 전년 대비 248% 급증했다.


외화 주식 매수 결제대금은 지난해 12월 24일 현재 205조9738억 원을 기록하면서 서학 개미 열풍을 반증했다.


외화 잔고가 쌓이면서 증권사들은 환매조건부채권(RP)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외화 RP는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을 투자자가 달러로 매수한 후 일정 기간 경과 후 달러로 원금·이자를 수령하는 상품이다.


당초 외화 RP 상품은 해외투자자산 규모가 큰 대형증권사에서 보유해왔다. 해외투자가 급증하자 지난해 중소형사 유안타증권과 키움증권에서 신규 달러 RP 상품이 나온데 이어 올해는 NH투자증권이 달러 예수금 RP(환매조건부채권) 자동 매수 서비스를 출시했다.


유안타증권의 달러 RP 이자 수익률은 연 0.2%, 키움증권의 달러 RP는 세전 약정금리 0.4%다. 기존증권사는 평균 0.33%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하루만 맡겨도 세전 연 0.1%의 약정수익률을 지급한다.


증권사들이 외화 RP상품을 굴리는 것은 외화예탁금의 특수성에 있다.


금융투자업규정에서는 화폐단위와 무관하게 투자자의 예탁금 이용료를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증권사가 이자를 지급하려면 예탁금을 채권 등 자산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 원화에 대한 약관은 예탁금 투자내용이 명시되어 있으나 외화는 규정이 없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달 이에 대한 유권해석을 금융당국에 의뢰하기도 했다.


이처럼 관계규정이 모호하니 증권사 입장에서는 굳이 자산손실을 감수하면서 외화예탁금 이자 지급을 구체화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편 대형증권사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자체적으로 외화예탁금을 자산투자 하지 않고도 이자를 지급 중이다. 500달러 이상 넣으면 0.1%, 500달러 이하는 0.05%의 이자를 지급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외화예탁금에 이자를 지급하는 것은 미래에셋대우가 가장 처음 시작했다"며 "국내 증권사 가운데 외화 잔고가 가장 크다 보니 고객 혜택 차원에서 지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자를 지급하는 것과 취지는 같다는 견해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MA계좌는 RP가 이자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며 "외화RP상품은 투자자와 증권사가 서로 이익을 보는 개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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