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니 땐 굴뚝에 연기 안 난다

김시우

ksw@sateconomy.co.kr | 2021-01-21 10:53:07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소문은 당사자가 직접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마치 공식적인 것 마냥 돌 때가 있다. 그 과정에서 소문은 부풀려지기도, 반대로 작아지기도, 없던 사실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소문 주체의 행보가 의심스러울 데가 있다.


이전까지는 소문에 지나지 않다가 최근 사실상 공식화된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과 쿠팡의 나스닥 상장이 그렇다.


미국 이베이 본사는 19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사업에 대한 광범위한 전략적 대안을 탐색, 검토, 평가하는 절차를 개시했다”며 “주주를 위한 가치를 극대화하고 미래의 사업 성장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선택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은 수년 전부터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베이코리아 측도 소문을 부인했었다. 이번에야 이베이 본사가 사실상 공식화한 것이다.


사실 이전부터 관련업계에서는 이베이 본사가 보여준 행보를 감안할 때 매각 가능성이 단순한 ‘설’이 아니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


지난해에는 대규모 배당을 실시하면서 매각설이 흘러나왔다. 미국 이베이 본사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중이었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물산 등의 지배 구조에 깊게 관여하며 잘 알려진 바 있는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 이베이 지분을 보유하기 시작하면서 경영진을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 그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 말 갑작스럽게 주식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한 것도 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는 대목이다.


쿠팡의 나스닥 상장도 마찬가지다. 쿠팡의 확연한 매출 성장세, 시장 지배력이 상장설을 더욱 그럴싸하게 보여주긴 했지만 그보다도 공격적인 인재 영입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쿠팡이 지난 2019년 10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후보로도 거론됐던 케빈 워시 전 미국 연준 이사를 이사로 영입한 것을 비롯해 최근 몇 년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회계책임자(CAO) 등 임원진을 영입할 때마다 나스닥 상장 준비 차원이란 해석을 낳은 것이다.


쿠팡 측은 나스닥 상장설이 나올 때마다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정해진 것이 없지만 적절한 때가 되면 추진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며 상장에 대한 답변을 아꼈다.


그러나 해외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쿠팡의 나스닥 상장이 이르면 올해 2분기쯤 이뤄질 것”이라며 “기업 가치가 300억 달러(약 32조84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투자은행 업계에서 쿠팡이 상장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한번 쿠팡 나스닥 상장설이 재점화됐다.


쿠팡의 나스닥 상장은 늦어도 연내에 이뤄질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이들의 매각설, 상장설 등의 소문은 어떤 원인 없이 생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안 난다. 이들의 행보에는 소문의 무게를 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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