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언제까지 자기합리화에 취해 있을 것인가
김자혜
kjh@sateconomy.co.kr | 2020-12-16 15:50:53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최근 P2P금융업계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 시행으로 사실상 업계가 사장될 분위기다. 온투법 전후 기간인 6월부터 이달까지 문을 닫은 P2P업체가 46곳에 달한다.
P2P금융은 온라인을 통해 대출-투자를 연결하는 핀테크 서비스다. 온라인을 통해 모든 대출과정을 자동화해 지점운영비용, 인건비, 대출영업비용을 줄이는데 프로젝트파이낸싱 같은 상품에 소액을 투자해 고이자를 챙길 수 있어 도입 초기 젊은 층의 투자수단으로 각광을 받았다.
P2P금융이 성장가도를 달리다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2018년 연체율이 10%대로 넘어서면서다. 올해는 코로나19에 부동산 신규투자가 어려워지면서 지난 9월 기준 연체율은 17%대로 뛰었다.
금융당국은 1차 전수조사를 하면서 P2P사 237개사 중 78개사만 적정의견을 냈다. 부적격 기업이나 점검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는 P2P금융사는 대부업체가 되거나 폐업을 해야 한다.
과거 법안 없이 가이드라인만을 갖고 있어 법적 구속력이 없었다. 이에 당국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단독 특별법을 내고 P2P투자자 피해를 막겠다고 나섰다.
P2P기업들의 대출 잔액은 지난 7월 기준 2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부적격 P2P사에 투자한 돈이다. 이들 기업이 돌연 폐업하면 투자자들은 원금을 그대로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P2P 투자는 원금을 보장해주지 않고 투자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에 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다시 시계를 돌려봐야 한다. 금융당국이 P2P금융 초기에 법제도 안으로 넣으려는 관심을 가졌다면 지금과 같은 어려움이 닥쳤을까. 또 현시점으로 돌아와서는 일부 투자자는 이제 와서 왜 법안에 욱여넣고 내 돈을 찾을 수 없게 만들었는지 당국을 탓할 수도 있다.
자기기만이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사실과 다르거나 진실이 아닌 것을 합리화하면서 사실로 받아들이고 정당화하는 현상이다. 자신의 거짓된 믿음을 정당화하는 방법, 즉 자기가 자신을 속이는 것이 자기기만이다.
금융당국의 정책 결정은 자기기만적인 면을 갖고 있다. 온투법을 지금 이런 구조로 시행해야 맞는다고 자기합리화를 하는 것이다. 법안 시행으로 대출회수 지연으로 발생하는 투자자 피해자는 자기기만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진화생물학자 로버트 트래버스는 말했다. “자기기만은 초기에 일련의 작은 편익을 맛보게 하나 결국 엄청난 피해를 초래한다. 무지의 비용을 나중에 치르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과신과 무의식을 피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자기기만의 위험에서 벗어나야 한다. 조직 차원이건 개인 차원이건 비용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언제까지 자기기만식으로 법안을 주무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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