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전략은?

‘용도변경’ 통해 재창출…개발 속도·비용 단축
발기부전치료제·금연보조제도 약물 재창출로 탄생

김동현

coji11@sateconomy.co.kr | 2020-12-15 10:27:39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국내 제약사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대부분이 다른 적응증(치료범위)을 대상으로 개발됐거나 개발 중인 약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 재창출은 이미 시판 허가를 받고 사용돼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 혹은 임상시험에서 안전성을 확인했으나 효능 입증에 실패한 물질들을 대상으로 신규 적응증을 탐색하는 개발 방법이다.


완전히 새로운 약물의 개발과 비교할 때 획기적으로 개발 속도?비용을 단축시킬 수 있고 성공 확률이 높아 제약환경이 열악하고 신약 개발 경험이 적은 국내 제약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유리한 전략이다.


1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과 뉴젠테라퓨틱스는 급성췌장염 치료제와 혈액항응고제로 쓰이는 ‘나파모스타트’ 성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와 대웅제약은 만성췌장염 및 역류성 식도염 치료에 처방되는 ‘카모스타트’의 약물 재창출을 하고 있다.


두 물질 모두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 속으로 들어갈 때 쓰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광약품의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 내 복제 및 세포 내 진입 자체를 차단한다. 이 치료제는 한때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와 유사한 기전으로 알려져 주목받기도 했다.


환자의 면역력을 키워 코로나19와 싸울 수 있도록 돕는 약도 개발 중이다.


제넥신은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의 면역 T세포 수치가 낮아지는 것에 착안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X-I7’(성분명 에피넵타킨 알파)이 코로나19 경증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숨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와 유사한 호흡기 질환 치료제도 발굴 대상이다. 한국MSD는 인플루엔자(독감)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 ‘MK-4482’를, 동화약품은 천식치료제로 개발 중인 ‘DW2008S’를 코로나19 치료에 쓸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잘 알려진 약 중에서도 우연히 새로운 적응증이 발견돼 기존 용도보다 더욱 널리 쓰이게 된 제품도 적지 않다.


화이자는 협심증과 고혈압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실데나필’(제품명 비아그라)과 ‘미녹시딜’의 적응증을 전환해 각각 발기부전치료제와 탈모치료제로 개발했다.


또 GSK도 항우울제로 개발한 ‘부프로피온’을 금연보조제로 재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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