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탈화석연료 시대, 좌초위기산업의 미래>···철강 부문② 현대제철

온실가스 배출, 포스코에 이어 2위
‘수소전기차’에 맞춘 수소 비전 제시

신유림

syr@sateconomy.co.kr | 2020-11-19 16:47:35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사진=현대제철)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본격적인 ‘그린뉴딜’ 시대를 맞아 화석연료를 대체하려는 글로벌 경쟁이 뜨겁다. 하지만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은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관해선 아쉽게도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최근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잣대로 탄소배출량과 저감 목표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환경오염을 초래하는 낡은 산업 구조를 가진 제조업은 이른바 ‘좌초산업’ 군에 속해 국제적 보이콧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대표적으로 철강,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시멘트 등이 꼽힌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 데다 같은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외국에 비해 1.5배의 에너지를 사용할 만큼 세계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나라라는 점에서 상당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철강산업은 대표적 환경파괴의 주범이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15.1%, 제조업 부문에서는 37.3%를 차지하는 최대 배출원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그린뉴딜’이 화두로 부상하며 과감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자칫 좌초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어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본격 나서면서 정부의 탄소배출 저감 목표 수립에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현대제철 – 현대차와 수소 비전을 꿈꾼다···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 과거


현대제철(사장 안동일)은 사실상 국내 최초의 철강회사로 봐도 무방하다. 먼 뿌리는 일제강점기까지 올라간다. 1938년 일본이 세운 ‘조선이연금속’ 인천공장이 모태다. 광복 후인 1948년 상공부가 관리하는 ‘대한중공업공사’로 변경됐다가 1953년 정식으로 국영기업이 됐다.


1962년 인천중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1966년 완전 민영화됐다. 이어 1970년 당시 경영난에 허덕이던 인천제철을 인수하고 사명을 ‘인천제철’로 통합했다.


인천제철이 현대의 품에 안긴 건 1978년이다. 당시 현대는 포스코의 눈치를 보던 처지였다. 포스코는 현대그룹이 건설, 조선, 자동차 등에 사용하는 막대한 철강재 공급을 틀어쥔 상황이었는데 물량공급을 둘러싼 포스코 측의 갑질로 정주영 회장의 심기가 매우 불편했다고 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철강사업을 직접 영위하는 것이었다. 이후 인천합금철, 강원산업, 삼미특수강, 한보철강의 당진제철소, 현대하이스코, 동부특수강, SPP율촌에너지 단조부문 등을 인수·합병해 오늘에 이르렀다.


◆ 현재


현대제철은 포스코와 라이벌 관계로 통한다. 주요 사업분야는 △고로(열연, 냉연, 후판, 강관) △전기로(철근, H형강, 중기) △특수강(특수강 봉강, 선재) △경량화(TWB, 하이드로포밍, 핫스탬핑) 등으로 수요산업은 자동차, 조선, 건설 등이다.


철강부문 매출을 보면 지난해 현대제철은 약 20조 원으로 30조 원의 포스코에 비해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두 회사의 매출 차이는 3조4000억 원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 현대제철은 매출 7조8200억 원으로 포스코 12조8500억 원보다 5조 원가량 뒤처졌다.


그만큼 현대제철엔 포스코만큼이나 기후와 관련된 책임이 따른다.


현대제철은 포스코 다음으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으로 역시 ‘기후 악당’으로 불린다. 배출량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2016년 1910만 톤, 2017년 1935만 톤, 2018년 2251만 톤을 기록했다.


또 현대제철이 대주주인 ‘현대그린파워’는 국내 온실가스 배출 10위다. 특히 매출액 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1위다.


현대그린파워 홈페이지에 걸린 ‘깨끗한 환경을 위해 함께 하겠다’는 문구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이로 인해 시민사회의 비난도 거세다. 지난 6월 5일 환경의 날에는 시민단체와 노동자, 정당 등이 모여 사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퍼포먼스를 거행하기도 했다.


◆ 미래


현대제철 수소공장 사업 개요도. (사진=현대제철)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에서 소비하는 철강재를 자체생산하는 제철소인 만큼 미래 사업도 현대차와 한 배를 탄 모습이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의 수소전기차(FCEV) 비전에 맞춘 ‘수소 비전’을 탈석탄 시대를 대비한 사업 방향으로 제시했다.


현대제철은 구체적 사업비전으로 △수소 생산·유통 시설 확대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 △수소를 활용한 친환경 연료전지발전 시스템 구축을 꼽았다.


약 500억 원을 들여 2016년 1월 건설한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COG)에서 연간 3500톤(4600Nm3/h)의 수소전기차용 수소를 생산한다.


이는 1회 6.33kg의 수소를 충전해 609km를 주행할 수 있는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를 기준으로 연간 2만km를 운행한다고 가정할 때 1만7000대를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제철은 향후 수소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의 3500톤에서 3만7200톤으로 늘리고 전로 부생가스(LDG)를 통해 생산모델을 수소전기차용 수소 생산·연료전지발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수소 생산 및 활용 거점을 구축할 예정이다. 송산2산단 내 생산과 유통 목적 수소 단지를 구축하고 현대차, 현대글로비스 등과 협업해 수소전기 상용차 개발·확대를 추진한다.


수소를 활용한 친환경 전력 생산·활용에도 나선다.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연료전지발전시스템을 구축하고 COG의 친환경 에너지화와 수소를 활용해 생산된 전력 활용으로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추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업 다각화를 통해 전체 매출에서 수소 관련 비중을 상당 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는 전체 매출액 중 1% 미만인 500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달 12일 당진 수소출하센터 착공식.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지난달 12일 당진제철소 수소공장 인근 하이넷 출하센터에서 현대자동차, 한국가스공사, 수소에너지네트워크(하이넷), 현대글로비스, SPG 등과 ‘수소차용 수소 유통산업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고순도 수소 공급 및 인프라 확대방안을 밝혔다.


우선 수소 생산?유통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폐열과 부생가스를 이용, 친환경적 수소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또 연료전지차(FCEV) 보급 확대를 위해 현대제철의 주요 사업장에 FCEV를 적극 도입할 예정이다. 제철소를 포함한 주요 사업장 내 대규모 중장비, 수송용 트럭, 업무용 차량 등을 FCEV로 전환하고 사업파트너사와의 거래에 사용되는 각종 차량도 FCEV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신재생 발전 시스템 구축과 운영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현대제철 측은 “현대제철은 친환경 제철소를 목표로 자원 순환과 재활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수소 생산 및 친환경 에너지 부문에 참여해 세계 최고의 친환경 제철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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