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국감서 ‘몸살’···비위 임원 퇴직금에 하청노동자 사망까지

태양광 비리 등 금품향응 수수로 해임된 임직원에 퇴직금 35억원 지급
최근 5년간 외주업체 직원 31명 사망, 한전 직원 1명 사망?
자회사 서부발전, 안전조치위반 377건

신유림

syr@sateconomy.co.kr | 2020-10-15 13:41:10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한국전력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각종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5일 국정감사에 따르면 한전은 하청 노동자의 안전문제, 자회사의 안전조치위반, 비리로 해임된 임원에게 감액 없는 퇴직금 지급 등으로 도마에 올랐다.


한전 및 협력사 사상자 현황. (자료=황운하 의원실)

◆ 한전, 외주업체 사망자 한전 직원보다 31배 많아


한전의 외주업체 사망자가 한전 직원보다 31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사망한 32명 중 한전 직원은 1명인데 반해 외주업체 직원은 31명이었다.

안전사고로 총 33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한전 직원은 29명인데 반해 외주업체 직원은 304명으로 전체 사상자 중 91%에 달했다.


한전 직원들은 단순 고장 수리나 점검 등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업무를 맡는 반면 전주를 신설하거나 대규모 정비공사 등 위험성이 높은 업무는 외주업체 직원들이 주로 담당하고 있어 ‘위험의 외주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게 황 의원의 지적이다.


사고원인별로는 전체 333건 중 감전사고가 114건(34.2%), 추락사고 67건(20%), 넘어짐 42건(12.6%), 맞음 26건(7.8%), 끼임 22건(6.6%) 등 순이었고 사망사고의 경우 총 32명 중 추락사고가 15명, 감전사고가 11명 순이었다.


황 의원은 “최근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등 위험작업을 외주업체에 떠넘기는 공기업의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청 노동자의 사망사고에 대해서는 원청이 그 책임을 지게 하는 등 더 이상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 수시감독 결과. (자료=이규민 의원실)

◆ 자회사 서부발전, 안전조치위반 377건···김용균 사고 이후에도 ’안전문제‘ 개선 안 돼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故김용균 씨가 숨졌던 한국서부발전에서 최근 60대 화물기사 사망사고 등 산업재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추락방지 장치 미설치 등 여전히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규민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태안화력 산업안전보건 수시감독 1차 결과(잠정)’자료에 따르면 377건의 안전조치 위반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번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 감독은 지난 9월 서부발전 태안화력에서 발생한 60대 화물차 기사 사망사고와 관련해 실시했다. 감독 결과 사법조치 141건, 사용중지 17건, 시정명령 212건, 시정지시 7건을 적발했고 이 중 165건에 대해서는 1억9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주요 법위반 사항으로는 화물운전기사 사고당시에 △지게차 작업계획서 미작성 △사업장 주변 추락방지조치 미설치 △방호덮게 미설치 △통로 조도 기준 미달 등 안전과 관련된 법규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특히 김용균 씨 사망사고 이후 실시한 지난해 1월 특별근로감독 당시에도 1029건의 안전조치 위반사항이 적발됐는데 △추락방지 조치 미설치 △방호덮개 미설치 등 적발된 내용이 이번에 또다시 적발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의원은 “고 김용균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서부발전의 안전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국정감사에서 이번 사망사고에 대해서 서부발전에 책임을 묻고 개선되지 않고 있는 안전불감증에 대해서 집중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3년간 금품 및 향응수수 해임자 퇴직금 현황. (자료=이주환 의원실)

◆ 태양광 비리 등 금품향응 수수로 해임된 임직원에 퇴직금 35억원 지급


한국전력이 금품향응 수수로 해임된 임직원들에게 별도의 감액 없이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한국전력에서 제출받은 '금품 및 향응수수 해임자 퇴직금 정산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3년간 총 26명을 해임했으며 이들에게 모두 35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했다.


특히 한전 직원들은 태양광 발전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을 어기고 차명으로 분양받아 발전소를 짓는 과정에서 공사대금을 후려치는 방법으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쇠고랑을 찬 이들에게도 퇴직금을 고스란히 지급했다.


한전은 “징계처분 시 성과연봉 감액 또는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등 실질적으로 평균임금이 감소해 퇴직금이 감액되며 별도 퇴직금 감액 기준은 없다”고 밝혔다.


실제 현행 근로기준법상 퇴직금(1년당 1개월분)은 퇴직 전 3개월 간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임의로 퇴직금 감액은 불가하다. 또 산정된 퇴직금보다 적게 지급 할 경우 법 위반이므로 퇴직금 금액 자체를 감액하기 위해선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비위 행위를 저지르고도 별도의 감액 없이 퇴직금을 전부 받아가는 것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며 “공무원은 공무원연금법 제65조에 따라 금품이나 향응수수 등으로 해임된 경우 퇴직급여와 퇴직수당을 감액하는 규정이 있는 만큼 공공기관에도 적용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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