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캐피탈 매각으로 지주사체제 전환…조현준 회장, 공정위 칼날 피할까
상장사 3곳과 비상장사 12곳이 사익편취규제대상
사익편취 사각지대 회사 32곳
신유림
syr@sateconomy.co.kr | 2020-09-17 17:40:47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효성캐피탈 매각을 가시화한 효성그룹(회장 조현준)이 지주사체제 전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공정위의 집중 감시 대상에 올랐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효성그룹과 매각주관사 BDA파트너스는 효성캐피탈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에스티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PE)-새마을금고 컨소시엄을, 차우선협상자로 화이트웨일그룹(WWG)을 선정했다.
인수 대상은 효성이 보유한 지분 97.5%다. 인수가격은 3500억~4000억원으로, 이는 애초 효성그룹이 희망한 5000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효성은 2018년 효성을 지주회사로 두고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4개의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며 지주사체제 전환에 들어갔다.
이어 지난해 1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이를 승인받았다. 당시 효성은 자회사 보유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늘리면서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켰다. 지주사 전환일은 2019년 1월 1일이다.
다만 ‘지주사는 금융기관을 보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지주사 전환일로부터 2년 유예기한인 올해 말까지 효성캐피탈 지분을 매각해야 했다. 잔여지분에 대해서는 장부가액만큼 과징금을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효성의 앞날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공정위의 칼날 때문이다.
최근 공정위는 신임 사무처장에 신봉삼 경제정책국장을 임명했다. 신 사무처장은 초대 기업집단국장을 맡아 효성·LS·하이트진로 등의 일감몰아주기를 적발하는 등 내부거래를 통한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 행위를 집중 밝혀내 '재벌 저격수'로 불린다.
효성은 국내 대기업 중 오너 일가 사익편취규제에 해당하거나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회사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으로 공정위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공정위가 지난 6월 입법 예고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사익편취규제의 사각지대 회사도 규제 대상에 포함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여기에 더해 공정위가 발표한 '2020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효성그룹 내 상장사 3곳, 비상장사 12곳이 규제 대상이다. 사익편취규제 대상은 상장사의 경우 오너 일가 보유지분 30% 이상, 비상장사는 20% 이상인 회사다.
다만 규제 대상이라 해도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도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와 동일한 처벌을 받지는 않지만 내부거래 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비합리적 거래는 위법행위로 처벌받는다.
이 같은 법리적 근거로 볼 때 효성그룹은 사익편취 사각지대 회사가 32곳으로 역시 가장 많았다. 사익편취 사각지대 회사란 규제 대상은 아니지만, 지분구조 상 사익편취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계열사를 뜻한다.
이 중 갤럭시아디바이스, 세빛섬, 공덕개발, 엔에이치씨엠에스 등 4곳은 매출 대부분이 효성티앤에스 등과의 내부거래에서 발생했다. 효성티앤에스와 효성첨단소재 역시 매출(2019년 기준 각각 9433억원, 3조536억원)의 절반 이상을 계열사를 통해 거뒀다.
그 중 효성티앤에스는 효성이 54.01%, 오너일가가 42,4%의 지분을 보유했다. 효성첨단소재는 효성이 21.2%, 오너일가가 22.4%의 지분을 가진 회사로 무려 17개의 종속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더구나 효성은 조현준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지분 55.11%를 보유해 사실상 개인회사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정기주주총회 때마다 조 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더불어 사익편취 문제로 지적을 받아왔다.
조 회장은 지난해 말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에 의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조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의 상장이 무산되자 주식을 다시 매수하는 데 필요한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의 유상감자와 자사주 매입을 하도록 지시해 179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다.
또 2008~2009년 자신이 구매한 미술품 38점을 효성 ‘아트펀드‘에서 비싸게 사들이도록 해 12억원의 차익을 취한 혐의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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