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상생 방안 찾기에 몰두해야 한다
김시우
ksw@sateconomy.co.kr | 2020-09-04 10:34:20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5년 전까지만 해도 로드샵 화장품에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하면 매장 안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직접 체험하고 구매하는 비중이 큰 화장품 특성상 오프라인을 무시할 수 없었다.
한류의 영향도 톡톡히 받았다. 한류스타들이 각광 받으면서 자연스레 K뷰티에도 시선이 쏠렸다. 그때 로드샵 화장품들이 수혜를 입기도 했다.
K뷰티로 날개를 달았던 로드숍이지만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태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올리브영, 랄라블라 등 멀티브랜드숍 성장으로 하향세를 걷기 시작했다.
중국의 한한령 조치로 2016년 로드숍 화장품 시장 규모는 2조8000억원 수준이었지만 2018년 1조7000억원으로 줄어들며, 무려 1조원 넘게 시장 규모가 작아졌다.
한한령뿐만 아니라 올리브영을 필두로한 H&B스토어의 급성장과 온라인 구매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로드샵들은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H&B업계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1조8000억원으로 10년 사이 15배 성장했다. 업계는 H&B 시장이 올해는 2조8000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한번에 비교할 수 있고,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 H&B스토어가 급성장하면서 악재로 작용했는데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도 맞닥뜨렸다.
국내 대표 화장품 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로드숍 이니스프리·에뛰드는 부진한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이니스프리는 매출 5519억원 영업이익 626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대비 각 8%, 22% 감소했다. 에뛰드는 작년 동기대비 18% 하락한 1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도 부진은 마찬가지였다.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대비 884억원(-40%)의 매출을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에뛰드 또한 로드숍 매장 효율화로 전체 매출이 35% 하락해 29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온라인 매출 확대 및 제조원가 개선 등을 통해 2분기 영업 적자 폭은 축소됐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LG생활건강도 로드샵의 부진은 피해가지 못했다.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은 지난 2016년 매출 6498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뒤 2017년 5674억원 2018년 4873억원을 기록하며 하락세다.
올해 2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은 9233억원과 영업이익 178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16.7%, 21.1% 감소했다.
1세대 ‘화장품 로드샵’의 신화로 불리는 스킨푸드는 현지 투자 실패와 업계 경쟁 심화로 회생절차를 밟는 중이다. 잇츠스킨을 운영하는 잇츠한불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45.1% 급감한 10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4.5% 감소했다.
이에 로드샵 화장품 업체들은 잇따라 온라인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은 네이버와 11번가 등의 온라인매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온라인 유통을 위한 신규 브랜드 개발, 해외시장 공략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잇따른 악재로 인한 피해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가맹점주들에게도 고스란히 돌아갔다.
코로나19로 해외 관광객이 줄자 직격탄을 맞은 오프라인 화장품 가맹점주들은 해당 본사가 오프라인샵은 외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 온라인몰에 고객을 놓치면서 화장품 로드숍 가맹점주들은 매출부진을 회복할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폐점을 생각하면 재고 부담 또한 문제다.
또한 쿠팡, 위메프 등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화장품 대다수는 할인된 가격에 거래된다. 소셜커머스와 대형온라인몰은 할인쿠폰 및 잦은 이벤트를 통해 판매하기 때문에 가맹점은 가격경쟁력에서 뒤처지기에 십상이다.
로드샵 화장품업체들과 가맹점주들은 조속하지만, 구체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미 2018년부터 로드샵 화장품의 하향 곡선에 관한 보도가 많이 됐다. 최근까지도 가맹점주들은 “온라인 시장의 무차별 할인 경쟁으로 오프라인 가맹점 고객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며 목소리를 냈다.
본사와 가맹점주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로드샵 화장품만의 강점을 키워 H&B스토어와 경쟁할 수 있는 시점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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