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결함 시끌시끌...품질 믿어도 돼?
싼타페부터 수출차량까지 잇단 결함에 불안감 증폭
황혜연
hyeyeon8318@naver.com | 2013-07-12 17:49:02
구형 싼타페 이유없이 화재···수출차 제어장치 문제
2013년형 싼타페 차량결함과 누수 문제 속속 노출
[토요경제=황혜연 기자] 현대자동차(회장 정몽구)의 대표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가 국내외서 결함을 노출하며 자사 이미지 실추는 물론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 업계 및 인터넷 포털 동호회 등에 따르면 ‘대한민국 대표 SUV’로 평가받던 싼타페가 구형모델부터 최근 출시된 신형 싼타페까지 잇달아 차량의 결함을 노출하며 소비자들의 불안과 불신을 사고 있다. 올해 싼타페는 차량결함으로 인한 잇단 화재사고로 신고 접수 된 것만 5건이나 된다. 또 최근에는 2013년형 싼타페 약 5만대가 미국 내에서 차량제어장치 결함 문제로 조사받는가 하면 국내에서는 누수 피해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싼타페 이외에도 현대차는 다양한 수출차종들에서 차량결함으로 인한 리콜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품질의 총제적인 부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화재 사고 넘치는 현대차, 이래서 타겠나?
싼타페 차량에서 잇단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멀쩡하게 세워진 차량에서 갑자기 불이 났다는 신고가 여러 차례 접수되고, 차량결함 때문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는데 보상책임을 지는 곳이 없어 해당 차량 운전자들의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 3월 14일 새벽 2시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 소재 공영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이모씨(61)의 2003년식 싼타페(GVS)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차량 엔진부분을 태우고 17분만에 진화됐다.
이날 화재로 이 씨의 차량은 전소됐고, 이 씨의 차량 인근에 주차된 승용차량까지 그을음 피해를 입어 소방서 추산 396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업계와 현대차에 따르면 사고 당일 현대차 직원들이 나와서 차량을 감식했지만 원인불명으로 결론 내렸다. 이 씨는 재조사를 요구했고 현대차는 “원인을 밝힐 수 없다. 국과수 결과를 가져오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경찰은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과학부에 조사를 의뢰했고, 국과수는 화재 원인을 “차량 배터리의 (+)단자에 연결되는 볼트부분에서 발화원으로 작용 가능한 전기적 용융흔이 발견됐다”고 감정했다.
감정결과를 근거로 이 씨는 현대차에 제조물책임법(PL)과 하자담보책임, 비슷한 유형의 사고에 대한 판례까지 제시하며 손해 배상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소비자보호원, 법률공단, 자동차소비자연맹이 중재에 나섰지만 현대차는 이조차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국과수 결과를 믿을 수 없어 자체 재조사를 해야 한다는 것. 현대차는 자체 재조사를 받는 게 싫으면 법적으로 대응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업계에 의하면 올해 싼타페 차량 화재 신고 접수는 5건에 이른다. 지역은 서울 대방동을 비롯해 광주광역시 치평동·주월동·쌍촌동, 제주 서귀포 등이다. 사고 차량은 모두 시동이 꺼진 채 주차돼 있었으며, 최초 발화지점도 엔진룸으로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감식반이 차량을 조사했으나 역시 원인불명의 화재로 결론지었다.
또 외부 충격 없이 발생한 현대차의 화재 사고는 지난 2011년 이후 3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종은 그랜저·제네시스·에쿠스·i30·아반떼·쏘나타·투싼·싼타페·베라크루즈 등 이며, 사고의 93% 이상이 엔진룸에서 불이 나며 발생했다.
당시 경찰과 소방서는 차량 화재의 원인으로 방화 등 외부 요인이 없다고 결론 내렸으며, 차량 엔진룸의 배선불량과 배터리 단자 결함 가능성이 화재 원인으로 제기됐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마찬가지로 자체 조사를 벌인 뒤 차량 화재 사고에 대해 변함없이 ‘원인불명’이란 결론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재조사’요구, 손해 배상 회피용 ‘꼼수’
현대차는 이처럼 한결같이 ‘원인불명’이란 결론을 내리면서도, 국과수와 경찰조사결과도 믿지 못하겠다면서 자신들이 직접 조사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과수에서 ‘엔진룸 내부에~발견되지 않는 경우라면’이란 단서를 달았기 때문에 확정적인 조사 결과를 낸 것이 아니다”며 “또 회사에선 그 부품을 실제로 본 적도 없고 사진으로만 본 상태인데, 문제가 된 부분은 국과수가 언급한 배터리의 (+)단자 부분이 아닌 (-)단자 부분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현대차 측에 따르면 국과수가 조사한 감정 결과에는 “엔진룸 내부에 설치된 다른 전기배선이나 부품에서 발화와 관련될 만한 특이한 점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라면 차량 배터리의 (+)단자에 연결되는 볼트부분에서...” 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확정적인 조사 결과가 아닐 뿐더러 자신들이 추측한 결과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내놓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사고 당일 현대차 직원들이 나와서 차량을 감식해 놓고, 차량의 부품을 실제로 본적도 없다는 억측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제주도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해당 차량은 2003년식으로 8년이 넘은 차량이기 때문에 다른 원인이 개입 될 수 있음에 따라 공인된 제 3의 기관(국과수)과 고객(해당 차량 주인), 현대차가 한자리에 모여 재조사 해 회사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강력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재조사를 다시 한다 해도 현대차측의 ‘원인불명’이란 결론이 바뀔지 의문이며, 싼타페 화재 손해 배상 회피용 ‘꼼수’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 쉬쉬하며 ‘원인불명’ 입장만...‘소비자 분통’
미국 소비자와 국내 소비자 차별대접 또다른 불만
◇차량제어장치결함·누수…소비자 ‘분통’
2013년형 싼타페의 경우도 차량결함과 누수 문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9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2013년형 싼타페에 대한 갑작스런 시동 꺼짐 현상이 접수돼 차량 약 5만대를 대상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
문제의 원인으로는 오른쪽 앞바퀴 엑슬 샤프트(Axle Shaft·구동축) 이상으로 차량이 제어능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소비자 불만 접수에 따른 것으로, 2건의 신고접수 차량 모두 주행거리 5000마일(약 8000km) 이하의 신차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NHTSA는 자동차 제작사의 자동차 정보와 현장 보고서 등을 토대로 차량 결함이 입증될 경우 리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 밝혔다.
또 업계에 따르면 신형 싼타페가 비가 오면 물이 새는 등 누수 문제를 일으켜 국내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 물에 차가 부식될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지만 현대차는 아직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차량 이상을 발견한 고객에 대해 수리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대부분 1주일 가까이 기다려야 서비스센터에 차를 맡길 수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이에 업계는 장마를 맞아 피해자가 계속 늘고 있어 회사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소비자 ‘신뢰 하락 주의보’
한편 현대차는 싼타페 차량 화재 사건 및 제어장치결함, 누수 등 이외에도 에어백 결함으로 인한 잇단 리콜사태 때문에 잇단 품질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4월 현대차는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190만대에 대해 브레이크 전등 스위치와 에어백 결함으로 리콜조치 한 바 있다.
이어 최근에는 미국에서 판매된 그랜저(수출명 아제라)에 장착된 에어백 결함 문제로 차량 5,200대 리콜을 실시했다. 지난 1일 미국 법원은 현대차를 운전하다가 충돌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아 뇌 손상을 입은 운전자에게 1400만 달러(159억원)을 보상하라고 판결했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탑승객이 성인인지 어린이인지 여부를 인식하지 못할 수 있는 에어백 시스템 결함으로 2012-2013년형 아제라 5200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또 비슷한 기간 현대차의 ‘그랜저 HG’ 배기가스 유입 결함 은폐 의혹까지 불거지며 국내 소비자들은 울분을 표출했다.
현대차가 자동차 제조사로서 마땅히 행해야 하는 의무들을 국내에서는 모두 회피하고 있으면서 미국은 거대 시장이라는 이유만으로 국내 시장을 대하는 태도와는 180도 다르게 대하고 있다는 것.
특히 이번 싼타페 차량 화재 사건까지 발생하자 국내 소비자들은 입을 모아 ‘그랜저HG’건과 ‘싼타페’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면 국내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싼타페 관련 동호회 및 카페에서는 현대차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제작상 문제로 밝혀졌기 때문에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지만, 이번 사례(싼타페 화재)의 경우 운전자의 관리상 문제를 배제 못할 뿐더러 제작결함이 명확하게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에 대해선 “계속 있어왔던 문제다. 그렇다고 고객들이 요구하는 데로 다 해 줄 수 있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블랙컨슈머도 있기 때문에 회사는 지정된 내부 절차에 따라 기준을 갖고 대응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원칙이 무너지고, 오히려 양질의 고객서비스를 못하게 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안전과 관련된 잇단 품질 문제로 현대차를 향한 국내 소비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측의 일관된 ‘원칙위주’의 자세가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향후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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