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척] 수자원공사, 6조원대 물관리사업 불발 위기

환경운동연합,“수자원공사 부채 많고 사업능력 없다” 발단

홍성민

seongmin215@naver.com | 2013-07-08 14:23:58

자국 공사와 환경단체 갈등에 현지언론 오보로 기름 부어

국토부, “환경연합, 태국 물관리 사업 반대 활동 강경대응”

국토부 “환경연합 반대활동 강경대응 할 것”
VS 환경연합 “국토부가 왜곡·과장하고 있다”

▲ 지난달 26일 태국 일간지 '타이 포스트'에 실린 기사내용.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이하 수공, 김건호 사장)가 6조원대 규모의 태국 물관리 사업 수주권을 놓고, 환경단체의 반발에 직면해 위기를 겪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한국수자원공사가 6조원 규모의 태국 물관리 사업 수주를 눈앞에 두고 환경운동연합(염형철 사무총장)이 이를 반대하는 활동을 벌인 것과 관련, 지난달 27일 강경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환경연합도 수주 반대활동 주장에 적극 반박하고 나서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물관리 선진국간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이번 사업을 한국이 수주할 경우, 국격 향상은 물론 향후 동남아 등 유사사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때문에 수공은 지난 3년간 태국 물관리 사업 수주를 위해 온 힘을 쏟아왔다. 정부 역시 이번 수주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한국 컨소시엄 주관사인 수공이 최종낙찰자로 선정되면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이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그동안 침체기에 빠져있는 국내 건설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계속되는 갈등으로 수주 결정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국토부 “기업 숨통 죄는 상식 밖 행동, 용납할 수 없는 처사”

수공은 지난달 10일 총 11조원 규모(2910억 태국 바트) 태국 통합 물관리 사업 수주전에서 방수로와 임시 저류지 등 2개 분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분야는 전체 사업 물량의 56%로 6조2000억원(1630억 바트) 규모다.

태국 수자원홍수관리위원회(WFMC)는 9개 사업별 우선협상대상자들과 가격 협상 등을 거쳐 지난달 18일께 최종낙찰자를 선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태국정부는 최종 선정을 돌연 연기하면서 계획을 변경했다. 당초 입찰 때 없었던 사업관리용역(PMC)을 선정한 후 다시 발표하겠다고 통보를 해온 것이다. 이로 인해 최종낙찰자 발표는 4~5개월 정도 늦춰졌다.

수공과 국토부 측은 수주를 코앞에 두고 지연된 태국정부의 갑작스런 통보에 적잖게 당혹스러워했다. 지연 소식에 관련 기업의 주가까지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국토부는 “사업규모가 큰 만큼 꼼꼼하게 밟아나겠다는 의미일 뿐 수주내용은 이미 확정된 것”이라는 의견을 보이며 진화에 나섰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환경연합이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태국 물관리 사업 현장 방문차 현지를 다녀오고부터다.

국토부에 따르면 염형철 환경연합 사무총장은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태국 현지에서 수자원공사가 하고 있는 태국 물관리 사업에 대해 간담회를 갖고 수주 반대 운동을 전개했다.

태국 일간지 ‘타이 포스트’는 지난달 26일 염 총장의 발표를 인용, ‘빚더미 K-water와 물관리 사업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수공은 소규모 사업수행 경험 밖에 없어 태국 물관리 사업 수행능력이 없고 부채도 많은 부실기업이다. 태국정부와 이면(밀실) 계약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관련 보도 후 태국정부와 현지 언론들이 수공의 현지 사무실에 찾아와 보도에 대한 사실 확인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토부는 태국 현지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한국연합을 상대로 “사실 무근으로 세부조건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있어 강경대응 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국토부는 환경연합의 왜곡된 수주반대활동은 국익에 반하는 행태로 우려의 목소리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또 “허위사실을 유포해 수주반대활동을 하는 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숨통을 죄는 상식 밖 행동이며 치열한 국제경쟁을 거쳐 수주의 결실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단체의 행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며 “정부차원에서도 상응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공 역시 현지 언론을 상대로 즉각 사실 확인 브리핑을 하는 한편,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민형사 소송 내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환경연합 “수공사업 수주, 찬반 의견 제시 안 해” 반박

이에 대해 환경연합 측은 지난달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적극 반박에 나섰다.

환경연합은 “국토부와 수공이 환경단체의 일상적인 활동을 정치적 목적으로 왜곡하거나 과장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의 K-water 태국 물 관리 사업 현장 방문 관련’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보도자료에 따르면 환경연합은 International Rivers의 초청으로 6월 23일부터 26일까지 태국을 방문했다. 24일과 25일 오전에 걸쳐 Nakorn Sawan 등 3개 지역을 조사했고, 25일 오후 태국 환경NGO들 및 지역 단체들과 세미나를 진행했다. 26일 오전에는 Thai Society of Environmental Journalists가 주최하는 기자 브리핑에 참여했다.

환경연합이 밝힌 이번 방문 목적은 “수공이 수주한 사업(방수로, 저류지)에 대한 현황 파악 및 사업에 대한 태국 단체들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며 “우리단체가 알고 있는 수공에 대한 자료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공의 사업 수주에 대해 찬반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대규모 토목사업인 만큼 타당성 검토가 충분히 있어야 하고, 사회적 합의를 적절히 진행해야 하며, 환경과 주민에 대한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환경연합은 수공의 대응이 지나칠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환경연합은 이번 사태의 발단을 염총장의 발언을 잘못 보도한 타이포스트 지에서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환경연합은 “국토부는 태국 일간지 ‘타이 포스트’가 염 총장의 발언을 잘못 보도한 것을 그대로 인용해 각종 언론사를 상대로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수공의 부채율이 700%까지 상승했다’ 등의 발언은 모두 염 총장의 말을 잘못 받아들이거나 과하게 해석한 것으로 다른 태국신문들에서는 문제없이 보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연합이 발표한 보도자료를 인용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환경연합에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을 채 보도를 쏟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반박 보도자료와 관련, 환경연합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낸 후 국토부나 수자원공사 측의 입장 변화는 따로 없었다”며 “국토부가 우리를 상대로 강경대응을 계획한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형사고발 등 실제 법적대응도 없어 일단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토부나 수공 측에 오보에 대한 사과를 요청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수공 측 입장은 달랐다.

수공 관계자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빠르면 금주 안에 형사소송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부가 발표한데로 강경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수공은 ‘국토부가 염 총장 발언을 잘못 보도한 ‘타이 포스트’를 그대로 인용해 각종 언론사를 상대로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이라는 환경연합의 입장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반발했다.

수공 관계자는 “어찌됐건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태국 현지 언론 60%가 그렇게 보도했고, 이로 인해 논란이 불거져 상황이 좋지 않다”고 경고했다.

이어 “최종 낙찰까지는 입찰과정이 남아있다. 앞으로 있을 태국 정부의 입찰과정 중 재검증에 문제가 있을 경우를 대비해 우리 측은 방어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강경대응은 이런 대책 마련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