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라면 삼양라면 4위 추락 숨겨진 진실

업계2위 삼양라면의 이유있는 ‘추락’

강수지

suji8771@sateconomy.co.kr | 2013-07-08 10:00:42

우지파동 등 악재에 경영위기 시련 겪기도
하얀국물라면 인기 반짝 상승했다 다시 하락

[토요경제=강수지 기자] 삼양식품이 창립 이래 처음으로 라면의 시장점유율에서 4위로 밀리며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 26일 시중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지난 5월 주요 라면 4개사의 매출현황은 농심이 63.23%였으며 오뚜기와 팔도는 각각 15.48%와 11.08%였다. 삼양은 10.21%로 조사돼 4번 째 순위였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AC닐슨은 “최근 라면 시장 점유율 자료(판매량 기준)를 살펴보면 농심이 64.2%로 1위를 기록했으며 오뚜기와 삼양, 팔도가 각각 14.7%와 10.9%, 7.3%로 뒤를 이었다”며 “삼양은 지난 5월 점유율에서는 11.3%로 3위를 유지했었다. 그러나 팔도가 9.5%를 차지해 격차는 1.8%포인트 밖에 벌어지지 않았었다”고 밝혔다.

라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링크아즈텍의 데이터는 이마트 등 일부 유통채널이 조사대상에서 빠졌다. AC닐슨과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이 때문인 것 같다”며 “하지만 삼양식품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공통적이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이 라면 시장 점유율에서 4위까지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989년 일명 ‘우지파동’으로 생산 중단 위기에 놓였던 때도 있었지만 1990년대 들어 라면이 4강체제로 재편된 뒤에는 계속 2위를 기록해 왔다. 삼양은 사업비율면에서 라면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할만큼, 절대성을 갖고 있어 이번 추락이 시사하는 바는 커 보인다. 한때 국민라면으로까지 불렸던 삼양라면의 추락 배경을 짚어본다.


◇‘우지파동’·‘영남제분’사태등 수차례 위기
삼양라면이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겪었던 일은 지난 1989년에 벌어진 ‘우지파동’ 사태다. 검찰이나 경찰의 피의사실 공표로 삼양식품이 엄청난 피해를 봤던 사례로 검찰은 “삼양식품과 삼립유지, 서울하인즈, 오뚜기식품, 부산유지 등 5개의 식품회사가 ‘공업용 우지(소고기 기름)’를 사용했다”며 회사 대표와 실무자 등 10명을 구속하는 수사결과를 내보냈다. 당시 라면 시장에서 2위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삼양식품은 이 사건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시판 제품을 모두 수거해 폐기했다. 이후 회사의 점유율은 폭락했고 1998년에는 부도 위기까지 맞았다. 하지만 서울고등법원은 “미생물 화학적·물리적 위해인자 분석이나 위해 평가를 하지도 않고 기소해 인체 위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이들 기업에 무죄를 선고했다. 기업의 이미지는 이미 바닥에 떨어진 뒤였다.

지난 5월에는 네티즌들이 삼양식품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인다고 나서 또 한번 삼양식품이 피해를 입을 뻔 했다. 이는 지난 5월 25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죄와 벌, 사모님의 이상한 외출’편이 방송된 이후 온라인에서 영남제분에 대한 불매운동이 번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 포털 사이트에 ‘안티 영남제분’ 카페까지 생겨 영남제분의 실적과 이미지에 손상을 입히고 있다. 이에 따라 네티즌들은 영남 제분 뿐만 아니라 거래를 하고 있는 삼양식품까지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고 알렸다. 이에 삼양식품은 지난달 27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삼양식품은 지난 2009년 이후로 영남제분과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경쟁사 팔도라면 신장세에 삼양은 밀려
삼양식품은 사실 지난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라면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했었다. 이후 80년대 중후반부터 농심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2위를 꾸준히 기록했으나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에는 오뚜기가 올라가 3위로 밀려났다. 현재 오뚜기는 지난해 말부터 5개월 연속 라면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팔도가 계절면인 ‘팔도비빔면’을 앞세워 올라오자 순위는 또 한 단계 내려왔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 무더위가 본격화되면서 팔도의 선전은 계속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며 “특히 KBS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서 ‘골빔면(골뱅이비빔면)’ 조리법을 소개해 ‘제2의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로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에는 삼양식품의 ‘나가사끼 짬뽕라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예전의 영광을 회복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하지만 ‘하얀국물’ 열풍이 식고, 경쟁사들이 신제품들을 계속해서 출시해 삼양식품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삼양식품은 지난달 ‘나가사끼짬뽕’의 브랜드 계열 ‘나가사끼 홍짬뽕’을 올해 첫 신제품으로 내놨다.

삼양식품이 내놓은 ‘나가사끼 홍짬뽕’은 화끈한 불 맛을 즐길 수 있는 짬뽕라면으로 나가사끼 짬뽕과 나가사끼 꽃게짬뽕에 이은 나가사끼 3번째 브랜드다. 기존 나가사끼 브랜드의 제품들이 하얀국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면 나가사끼 홍짬뽕은 빨간국물로 짬뽕의 화끈한 불 맛을 담아낸 차별화된 제품이다.

삼양식품의 관계자는 “짬뽕 맛의 비밀은 불 맛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짬뽕 요리에서는 불의 향기가 가장 중요하다”며 “나가사끼 홍짬뽕은 기존의 짬뽕라면들에서 맛 볼 수 없었던 불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불 맛의 핵심인 나가사끼 홍짬뽕만의 특제 조미유가 별첨돼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조절이 가능하며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불 맛을 낼 수 있는 특징이 있다”며 “풍부한 후레이크와 별첨된 짬뽕 조미유등 각종 재료가 어우러져 빚어내는 얼큰한 국물 맛은 소비자들의 입 맛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은 “짬뽕은 재료 본연의 맛이 잘 우러나온 국물과 생생한 불의 향기가 느껴져야 제대로 된 맛을 구현할 수 있다”며 “이번 나가사끼 홍짬뽕은 이 모든 조화를 완벽하게 재현한 신제품이다. 출시 전 소비자 평가단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은 만큼 나가사끼 짬뽕 이상의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하얀국물 전성기 때만큼의 큰 반향은 결국 불러일으키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1위인 농심을 제외한 다른 순위의 라면들은 격차가 크지 않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각 업체들이 하반기에도 신제품들을 개발 중인데 이 상품들이 시장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삼양라면은 지난 4월 출시 50주년을 맞아 패키지 디자인을 리뉴얼해 선보였다. 패키지 전면을 고객들의 사연으로 디자인했으며 3개월간 한정으로 판매했다.

앞서 지난 1월 한 달 동안은 ‘2013 삼양라면 희망캠페인’을 열어 ‘우리 엄마의 용감한 도전’과 ‘우리가족의 희망이야기’, ‘여섯 형제의 특별한 추억’, ‘어머니의 사랑을 전합니다’ 등 4편의 고객 사연을 선정해 디자인에 실었다.

김 사장은 “제작과정에서부터 고객이 직접 참여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50년간 삼양라면의 패키지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이번 50주년에는 고객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 하고자 기존의 틀을 깨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패키지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삼양라면이 후반기 경쟁력 있는 신상품을 통해 옛 명성을 되찾고, 시장점유율 1위에 복귀할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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