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돌풍’ 한국프로야구 누가 찬물 끼얹나

[진단]한국 프로야구 사건사고 ‘X파일’

홍성민

seongmin215@naver.com | 2013-07-01 15:40:03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19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가 지난해 715만6157명의 관중을 유치하며 프로야구 31년 만에 최초로 700만 관중 시대에 돌입했다. 올해는 NC다이노스의 9구단 진입에 이어 KT가 10구단 창단에 성공하면서 700만을 넘어 1000만 관중 시대까지 바라보고 있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에서부터 TV를 시청하는 시청자들까지 프로야구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최근 며칠 사이 예상치 못한 사건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경기 내적인 것은 물론 외적으로 까지 번진 야구계의 사건사고는 불미스런 논란의 중심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수 도덕성 문제, 구단과 코치진의 늦장 조치 거기다 심판들의 자질논란까지 구설수에 오르면서 프로야구 흥행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700만 관중시대를 맞는 야구계가 야구계가 언제 터질지 모를 악재들로 팬들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활활 타오른 뜨거운 감자 ‘심판 오심’
현재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은 ‘심판위원의 오심과 경기 운영 미숙’이다.

지난 2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경기에서 야구규칙을 인지하지 못하고 허용되지 않은 투수를 출전시킨 윤상원 심판위원이 한국야구위원회(KBO)으로부터 제재금 100만원을 부과 받았다.

심판위원이 개정된 규칙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해 규칙을 위반한 투수교체를 허용한 것이다.

지난 3월 규칙위원회를 통해 야구규칙 3.05에 신설된 (d)항을 살펴보면 ‘이미 경기에 출장하고 있는 투수가 새로운 이닝의 투구를 위해 파울라인을 넘어서면 그 투수는 첫 번째 타자의 타격이 종료될 때까지 투구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윤 위원의 수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롯데가 규칙을 위반하자 이만수 SK감독이 덕아웃에서 뛰어나와 항의했다. 윤 위원은 항의를 받은 이후 실수를 인정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연습 투구 중이던 정대현이 그대로 공을 던지도록 했다. 이것 또한 규칙에 어긋나는 것이었다. 정대현이 연습 투구만 했을 뿐, 투구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윤상원 심판위원은 다시 김수완을 마운드에 오르도록 지시했어야 했다.

이와 관련, KBO는 김상영 기록위원에게도 5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하고, 동료 심판원이 명백히 규칙을 잘못 적용했음에도 이를 시정하지 못한 나광남, 임채섭, 우효동, 문동균 심판위원을 엄중 경고 조치했다.

앞서 지난 15일 LG트윈스-넥센히어로즈전에서는 박근영 심판위원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위원은 명백한 아웃을 세이프로 판정하며 최악의 오심으로 명승부를 망치고 말았다.

결국 박 위원은 2군행 징계를 받았다. 한동안 1군으로 올라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2011년 6월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한화이글스전에서도 구심을 보면서 보크상황을 누락해 9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경력이 있어 팬들의 질타를 한 몸에 받았다.

KBO는 심판위원의 오심과 경기 운영 미숙이 나올 때마다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팬들은 불미스러운 사건을 일으킨 선수들의 처벌과 비교하면 솜방망이 징계라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KBO 측은 “징계 자체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해당 심판위원은 징계 외에도 외부로 공개되지 않는 피해를 본다. 시즌 후 평가를 통해 연봉, 재계약, 1~2군 편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포스트시즌 출장 등 심판 개개인의 자존심 문제도 있어 각자 오심을 피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해명했다.

오심은 심판의 잘못이다. 경기를 망칠 수도, 승자의 기쁨을 빼앗아갈 수도 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있지만 KBO의 솜방망이 징계, 빗발치는 비난 여론 등 심판위원에 대한 팬들의 눈초리는 한동안 날카로울 것으로 보인다.


◇선수, ‘도덕성’ 문제에 경각심 가져야
경기 내적으로 심판위원의 오심 논란이 있었다면 외적으로는 ‘선수들의 인성과 도덕성 문제’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넥센히어로즈가 있다. 이달 초 선두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켰던 넥센은 그야말로 악재였다. 지난 8일부터 이어진 8연패가 이를 잘 보여준다.

시작은 김민우(넥센)였다. 김민우는 지난 9일 오전 술에 취한 채 자신의 아우디 차량을 운전하다가 뒤에 있던 택시와 추돌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19%로 추산됐다. 그는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이미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다.

김민우 여파가 가라앉기도 전 그의 백업 내야수였던 신현철(넥센)이 지난 4월8일 오전 음주운전으로 접촉사고를 낸 뒤 상대 운전자를 폭행하고 그대로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 및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로 검찰에 기소된 사실이 지난 14일 밝혀졌다.

김민우는 KBO로부터 야구활동 3개월 정지와 유소년 야구봉사활동 240시간, 신현철은 야구활동 4개월 정지와 유소년 야구봉사활동 240시간의 징계를 받았다.

물벼락 축하 세리모니 논란을 일으킨 임찬규(LG)도 팬들의 질타를 피해갈 수 없었다.

임찬규는 지난달 26일 LG-SK전이 끝난 후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던 정의윤(LG)과 정인영 KBSN 아나운서에게 물을 끼얹었다. 마이크와 헤드셋 등 전자기기를 사용한 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감전사고까지 우려되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특히 임찬규는 지난해 5월24일 잠실 넥센전 승리 후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던 팀 동료 이진영과 정 아나운서에게 물을 끼얹은 경력이 있어 더욱 큰 비난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김성태 KBSN PD는 SNS에 비판 글을 올렸고 선수협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고원준(롯데)이 음주운전 후 접촉사고를 내 면허정지를 받았고, 송영민(전 기아타이거즈) 역시 음주운전 후 추돌사고로 임의탈퇴를 받았다. 지난 2011년에는 최진호(전 한화)가 뺑소니 사고로 보행자를 죽이고 그대로 달아나 범죄 사실을 은폐 시도한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 받기도 했다.

팬들은 선수의 도덕성에 크게 실망했다.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다. 선수들 스스로가 도덕성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교육을 받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다. 또 부실한 선수 관리와 교육에 많은 질타를 받은 KBO와 구단, 코치진은 어느 때보다도 기본으로 돌아가 마음을 다잡고 선수단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으로 팬심 꽉 잡아야
물론 프로야구의 끊임없는 사건사고 속에서도 실망한 팬들의 마음을 잡아주는 긍정적인 일들도 있다. 특히 1990년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신바람야구 돌풍 LG의 활약이 돋보인다. LG의 선전은 팬심을 자극하며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신생팀 NC는 시즌 초 예상과 달리 강팀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넥센도 8연패 끝에 2연승을 올리며 2위로 올라섰고 그동안의 악재를 털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 15일 한국프로야구 최다홈런 타이기록(351호)을 작성한 이승엽(삼성)의 신기록 달성은 리그 1위 삼성라이온즈를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

프로야구의 사건사고는 이제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로 큰 이슈로 떠올랐다. 이슈에 대한 관심은 야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부정적인 이슈일 경우 팬들의 사랑과 관심을 멀어지게 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하지만 쉽게 떠나지 않는 게 팬심이다. 팬들의 사랑과 관심 없이 지금 같은 프로야구의 성장은 불가능했다. 최근 일련의 불미스런 사건사고들이 터지자 야구계 안팎으로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야구인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팬 모두 한결같이 최근 사건사고들을 KBO와 구단, 코치진 그리고 선수들이 교훈으로 삼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프로야구 1000만 시대를 대비한 한국 프로야구가 풀어야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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