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추징금 환수’, 정치권 나섰다

6월 국회 ‘전두환 추징법’ 관심증폭

유지만

redpill83@naver.com | 2013-06-17 13:16:33

▲ 전 재산이 ‘29만원’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환수를 위해 정치권이 나섰다. 최근 여야는 관련 법안을 6월 국회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최근 정치권의 핫 이슈로 급부상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1672억원의 환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두환 추징법’이 6월 국회에서 다뤄질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전두환 추징법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언론을 통해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가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 역외탈세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 돈의 출처가 ‘전두환 비자금’이라는 가정을 염두에 두고 전 전 대통령의 은닉재산 환수를 위한 법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김한길 대표가 강경 모드다. 김 대표는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특위 구성을 비롯해 국회에 제출돼 있는 ‘역외탈세 방지법’,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개정안’ 등 전두환 환수법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미납 추징금을 환수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전두환 추징법 처리는 국세청과 검찰에서 실시하는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설치 등에는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특위를 구성할 경우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 여야 한목소리 “한 점 의혹 없어야”

‘역외탈세 근절’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동의하고 있다. 특히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은닉 의혹도 함께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도 큰 차이가 없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지난 4일 라디오에 출연해 “전 전 대통령 주변의 문제이기 때문에 본인이 솔선수범해서 남김없이 다 밝히고 의혹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전두환 추징법의 6월 임시국회 처리가 이뤄질 수 있는가’ 여부를 묻는 질문에 황 대표는 “전반적인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국민들이 지켜봐 줬으면 한다”고 말을 아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이날 “한 인터넷 언론이 4차례에 걸쳐 해외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사람들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며 “전직 대통령 자제를 비롯한 사회 저명인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보도돼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조속히 명단을 입수해 그 내용을 국민 앞에 낱낱이 공개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성역 없는 조사를 통해 엄중히 의법 처리해야 한다”고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난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새누리당에 ‘역외탈세 및 조세도피에 대한 국회 내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김 대표는 “저수지에는 물이 가득 차 있는데 그 아래 논밭은 타들어가고 있는 형상이다. 이제 저수지로는 모자라 해외의 버진 아일랜드 같은 곳에 세운 페이퍼 컴퍼니로 흘러간 부분도 적지 않다는 걸 알게 된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비판했다.

이어 “재벌들과 전직 대통령의 아들까지 명단에 등장하고 있다. 이래서는 절대로 더 이상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지탱할 수 없다”며 특위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전두환 비자금의 판도라 상자가 마침내 열렸다”며 “추징시효 만료기간인 10월까지 민주당은 모든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 전 전 대통령 은닉재산 환수를 위한 ‘전두환 추징법’을 반드시 6월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전두환 재산 추징’ 관련 법안 다수 제출

현재 국회에는 전 전 대통령의 재산 추징과 관련된 법안들이 다수 제출돼 있는 상태다.

민주당 유기홍 의원과 진보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개정안’에는 전·현직 대통령이 취득한 불법 재산을 몰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처벌법 개정안’에는 은닉 재산의 추징 시효를 현행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같은 당 최재성 의원이 발의한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개정안’에는 추징이 확정 된 이후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고 3년이 지날 경우 강제 추징 절차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또 불법 취득한 재산임을 알고도 증여 및 양도를 받은 사람에게도 추징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김동철 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정고위공직자에 대한 추징 특례법안’에는 불법수익으로 형성됐다고 볼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전직 대통령의 재산 80%를 불법 재산으로 간주해 추징할 수 있도록 했다.

새누리당에서도 전 전 대통령의 재산 추징과 관련된 법안들을 일부 의원들이 제출했다. 이재오 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세범 처벌법 개정안’이 대표적인 사례다.

개정안에는 조세피난처 및 금융비밀주의 국가를 이용한 비자금 조성, 해외 투자를 가장한 기업자금의 사적 유용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조세 포탈을 목적으로 빼돌린 자금의 전부를 국고로 환수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도 재산 해외 은닉자들의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송 의원은 조세포탈범과 재산 해외 은닉자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국세청과 관세청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을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 6월 국회 처리 가능할까

이처럼 여야가 한목소리로 역외탈세에 대한 성역없는 조사와 관련자 엄단을 촉구하고 있지만 6월 국회에서 전두환 환수법이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전 전 대통령의 재산 환수와 관련해 불법 재산의 인지 여부, 재산권 침해 등 법리적으로 민감하게 검토돼야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또 일부 법률안이 통과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전 전 대통령에게 소급 적용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이는 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존재한다.

불법 재산을 친·인척에게 증여나 양도 했다는 점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아울러 해당 법안의 통과를 위해서는 공청회 개최 및 상임위 차원의 논의 등이 수반돼야 한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전두환 추징법의 6월 임시국회 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 측에서 ‘전두환 추징법’을 6월 임시국회 중점 처리 법안으로 밝히고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 측에서 동의만 한다면 해당 법안의 처리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다.

향후 여야가 전두환 추징법 처리를 비롯해 사회 고위층의 역외탈세 방지법 처리 등을 어떤 식으로 합의 처리할 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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