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다이나믹 코리아'
유지만
redpill83@naver.com | 2013-06-14 18:00:54
얼마 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한 여성 네티즌을 모욕죄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오보’라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이 보도를 통해 ‘윤창중 사건’을 다시금 떠올렸다는 반응들이 많았다. 그새 잊고 있었다는 얘기다.
‘사회지도층 성접대 사건’도 마찬가지다. 경찰의 수사가 지지부진한 이유도 있겠지만, 세간의 관심은 어느새 사그라들었다. 기자가 만난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 중에는 “작년에 있었던 일 아닌가?”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다.
두 사건 모두 발생 당시에는 대한민국을 뒤엎었던 사건이었다. 하지만 그새 잊혀졌다. ‘윤창중 사건’보다 더 먼저 일어난 ‘성접대 사건’이 이슈화 된 시점은 3월 중순이었다. 고작 세달여 남짓 지났을 뿐인데 관심이 멀어진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해당 사건들 이후로 너무 많은 일들이 터졌기 때문이다. 여론의 공분을 샀던 ‘남양유업 횡포’ 문제로 윤창중 사건이 덮어졌고, 윤창중 사건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정치개입과 CJ비자금 수사로 잊혀졌다.
이후엔 또 어떤가. MB정권 시절 진행했던 ‘4대강 사업’과 관련된 비리가 터져나오고, 한쪽에서는 조세회피지역인 버진아일랜드 페이퍼컴퍼니 문제가 연일 불거지고 있다. 북한과의 협상은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됐고, 연예 관련 사건사고도 끊이질 않는다. 하나씩만 나와도 큰 이슈들이 한꺼번에 터지는 양상이다.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최근 현장에서 만나는 기자들끼리 우스갯소리로 “다이나믹 코리아”라고들 말한다. 언제 무슨 사건이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만큼 최근 사회 흐름이 어지럽다.
이런 양상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새정권 하에서의 ‘정지 작업’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에 곪은 부위가 많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종양은 생기지 않는게 가장 좋지만, 곪은 부위가 나왔다면 최대한 깔끔하게 도려내면 된다. 그래야 흉터도 작고, 고통의 시간도 짧아진다. 지금이라도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대한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성찰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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