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시장, 무제한 요금제에 ‘멍’든다

‘무제한 요금제’통한 불법 보조금 ‘기승’

유지만

redpill83@naver.com | 2013-06-10 16:00:28

▲ 휴대전화 보조금 시장이 ‘무제한 요금제’로 재가열되는 양상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모니터링한 결과, 지난 4월 중순부터 번호이동 규모가 과열기준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이통사들의 ‘무제한 요금제’가 통신사 간 경쟁을 부추기면서 보조금 경쟁이 다시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이동통신 시장이 최근 휴대전화 보조금 전쟁으로 ‘약육강식’, ‘무법천지의 정글’이 됐다.

지난 3월말 SK텔레콤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3사가 무제한 통화·문자를 제공하는 ‘무제한 요금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불법 보조금 지급 경쟁이 격화됐다.

지난 4월 ‘갤럭시S4’ 출시를 앞두고 기존 출시된 휴대전화를 밀어내기 위한 ‘재고떨이’도 한 요인이지만 이통3사의 무제한 요금제 출시로 ‘무한 경쟁’ 국면으로 치달았다는 것. 자사 가입자 이탈방지 내지는 타사 가입자를 빼앗아오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과도 같다.

◇ 4월 중순부터 ‘과열기준’ 넘어서
방통위의 이통시장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신규·번호이동 가입자 모집을 금지하는 영업제한 후 안정세를 보였던 번호이동 규모가 지난 4월 15일부터 과열기준(하루 평균 2만4000건)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해당 과열기간 동안 하루 평균 번호이동 규모는 대부분 과열기준에 가까운 2만3000건 이상이었다.

특히 주말을 낀 4월 22일(4만6000건)과 5월 6일(4만2000건)에는 과열 기준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사의 보조금 과열 경쟁이 다시 재현된 것.

4월 20~22일에는 보조금 법적 상한선인 27만원에 가까운 26만5000원을 기록했다. 특히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대상 보조금의 경우 대부분 26만원 이상 지급됐다. 주말인 지난달 4일에는 27만원을 초과, 이통 시장이 전반적으로 과열 양상을 보였다.

실제로 4월 말부터 온라인 휴대전화 판매 사이트와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는 다른 이통사로 갈아타는 번호이동을 조건으로 할부원금 3만원인 ‘갤럭시S3’, 할부원금 1000원인 ‘옵티머스 LTE3’, ‘갤럭시팝’ 등이 속속 등장했다.

할부원금이란 출고가에서 제조사와 이통사 보조금을 뺀 금액. 갤럭시S3 출고가가 79만9700원인 것을 감안하면 70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지급된 셈이다. 갤럭시팝의 경우 출고가가 71만5000원으로 71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투입됐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보조금 법적 상한선인 27만원을 2배 이상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3를 뺀 옵티머스 LTE3, 갤럭시팝 등은 모두 올해 출시된 신규 스마트폰으로 이통사의 보조금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여기에 일부 이통사 대리점에서는 번호이동을 하면 갤럭시S3를 공짜로 주고 현금까지 덤으로 주는 ‘마이너스폰’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키도 했다.


◇ 방통위, “한 곳만 골라 고강도 제재”
방통위는 최근 이통3사의 불법 보조금 지급 관련 사실조사에 착수, 시장과열을 주도한 이통사 한 곳을 골라내 강도높은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조사대상 기간은 번호이동 규모가 급증하고 보조금 수준이 위법성 기준에 근접했던 4월 22일부터 과열이 지속된 5월 7일까지다.

이경재 위원장은 최근 취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과징금이 많지 않더라도 한 곳만 가려내겠다는 게 (해당 이통사에게)치명적일 것”이라면서 “똑같이 하니까 (영업제한)효과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지난 1월부터 이통3사에 대해 20·22·24일간 순차적으로 신규·번호이동 가입자 모집을 금지하는 영업제한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한 이통사가 손발이 묶인 기간 나머지 두 이통사 간 보조금 지급 경쟁이 가열되면서 오히려 시장이 혼탁해지는 부작용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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