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사업, 원전 비리가 발목 잡아”

LS, 불량 제품 원전 납품 ‘논란’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3-06-10 09:58:10

△LS그룹 계열사 JS전선의 원자력 발전소 납품 비리가 적발됐다. 계속되는 원전 납품 비리와 관련, 청와대가 강한 척결 의지를 드러내면서, LS그룹의 에너지사업은 위기에 봉착했다. 사진은 검찰이 JS전선 본사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 사촌경영 2기 체제를 출범시킨 이후 주요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던 LS그룹이 돌연 원자력 발전소 납품 비리 사태로 사업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계열사인 JS전선이 시험 성적서가 위조된 원전 제어케이블을 제작ㆍ납품한 사실이 드러나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와대가 직접 나서 원전 비리척결 의지를 다지고 있어 에너지사업 분야에 집중하던 LS로는 최대 위기를 맞은 형국이다.


◇ 불량 부품 공급ㆍ서류 위조 ‘덜미’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 원자로 가동 중단 사태를 초래했던 불량 부품을 제작한 업체가 JS전선이라고 밝혔다.


JS전선은 지난 2005년 LS전선이 인수한 회사로, 현재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JS전선에서 제작한 제어케이블의 시험 증명서를 국내 민간 기기검증기관인 새한티이피가 위조해 신고리원전 1ㆍ2ㆍ3ㆍ4호기와 신월성 1ㆍ2호기에 납품했다는 것이다.


증명서를 위조한 새한티이피는 검사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아 캐나다 업체에 제어 케이블 검사를 맡겼고, 불합격 판정을 받자 시험 결과의 불합격 부분을 잘라내 합격 증명서로 위조했다.


문제의 부품은 원전을 제어하는 케이블로, 온도와 습도, 압력 등의 제어 성능이 기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JS전선의 부품은 기술력 부족 때문에 해외 원전 사업 입찰에서 이미 탈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업체의 부품이 국내 원전에서는 수년째 사용된 것이다.


지난달 5일 한국전력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JS전선은 2011년 하반기에 진행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사업의 케이블 부문에서 경쟁사 5개 업체와 입찰에 참여했지만 1차 심사에서 탈락했다. 당시 UAE는 JS전선이 해외 원전 사업에 참여한 경험도 없고, 제품이 국내와는 기후가 다른 UAE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경쟁사보다 점수를 못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번도 원전을 가동하지 않은 UAE에서조차 JS전선 제품이 안전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 LS전선 “몰랐다” 정말?
이 같은 사태에 LS는 크게 당황한 분위기다. 시험 증명서가 위조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


LS전선 관계자는 “시험 증명서가 위조됐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내부 조사에서도 확인된 바 없고,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사가 사주했다는 식으로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당사도 5월 중순에 한수원으로부터 그 사실을 통보 받고서야 위조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 측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번 사건은 새한 측에서 제조업체에 일언반구도 없이 몰래 증명서를 위조해 온전한 부품인 것처럼 속였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JS전선 혹은 LS그룹 차원에서 새한 측에 법적대응도 가능한 셈이다.


이와 관련 LS전선 관계자는 “(법적조치 문제는)일단 경위를 파악하는 게 먼저”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JS전선이 과거 해당 부품을 캐나다의 검증기관인 RCM 엔지니어링 서비스에 검사를 맡긴 뒤 불합격 통보를 받았었다며, 불량 부품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납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 진상은 검찰 수사를 통해서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대검은 지난 5월31일 검사와 수사관 40명을 JS전선과 새한 측에 보내 압수수색을 단행하고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 중이다.


◇ 靑 “원전 비리, 좌시하지 않을 터”
한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원전 비리 사건이 터지자 정부는 결코 이번 사건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 등 사법기관을 총동원해 이미 지난해 한차례 진행했던 원전 부품비리를 전면 재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원전 비리를 전면 재수사해 한 치의 의혹도 없이 국민에게 공개하고 원전 안전에 대한 근본대책을 수립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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