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거래·무리한 투자 ‘위기 자초’
군인공제회, 퇴직자산 ‘고갈 위기’
윤은식
1004eunsik@naver.com | 2013-05-27 13:44:48
[토요경제=윤은식 기자] 군인공제회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자산운용 책임자 김 씨가 부당 거래로 군인공제회에 80억원의 손해를 입힌 사실이 감사원 조사결과 드러났다.
또 김 씨는 자신의 유리한 지위를 이용해 위탁운용업체로부터 수 천만 원의 금품도 받은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
이같이 최근, 석유관리원 직원이 불법으로 단속정보를 빼돌리는 등, 공기업 기강해이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사회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군인과 군무원 복지사업을 위해 1984년 2월 1일 설립된 국군 종합복지기관으로 현재 약 17만 명이 가입돼 있다.
군인공제회는 기본과 원칙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윤리와 도덕성에 기초한 투명경영을 강조해 온 터라 이번 사건으로 신뢰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군인공제회 운용자산이 8조 6000억 원에 달하지만 국방부 소관이라는 이유로 금융당국의 관리를 받지 않았었다.
◇ 군인공제회 손실 땐 정부가 부담
지난 20일 감사원에 따르면 군인공제회 증권운용본부장 직무대리 김 씨가 지난 2010년 9월 공제회가 보유한 B투자사의 상환전환우선주 25만주를 B사 대표이사가 별도로 설립한 C사에 매각하고 같은 해 11월부터 2년여에 걸쳐 B사로 부터 자금계약형식으로 1억 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B사가 상장을 앞두고 있어 이사회는 이 주식을 상장 후 매각하기로 결정했지만 김 씨가 상장 직전에 C사에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관련 부서의 협의나 이사회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전 이사장의 결재만 받았으며, 적정매각 금액에 대한 검토도 전혀 하지 않은 채 주당 3만9000원에 주식을 팔았다.
김 씨로부터 주식을 매입한 C사는 3개월 후 장내 거래를 통해 주당 7만1000원에 팔아 8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또한 평소 친분관계가 있던 변호사에게 개인적으로 군인공제회 투자펀드에 대한 법률자문을 의뢰하고 공금으로 1억 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김 씨의 파면을 군인공제회에 요구하고 배임 및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감사원은 군인공제회가 시중금리보다 두 배나 높은 퇴직급여 지급이자율 6.1%를 유지하기 위해 건설과 대체투자 등 위험성이 높은 자산에 집중 투자해 2010년 2428억원, 2011년 3536억원 등 수천억 원의 당기 순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퇴직급여 적립 안정기금이 2007년 8956억원에서 2011년 1717억원으로 급감했다.
만일 기금이 고갈되면 정부가 국민이 낸 세금으로 채워야 한다.
감사원의 핵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고 시중금리가 급락할 땐 공제회도 지급이이자율을 내려야 하지만 2009년 이후 3년이나 그대로 유지해 왔다”면서 “이는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했다.
군인공제회는 2009년 6월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이자율을 7%에서 6.1%로 한차례 내린 뒤 시중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가운데서도 이를 2012년 말까지 유지했다.
이같이 회원들에게 높은 이자율을 보장하기 위해 건설이나 대체투자 등 위험성이 높은 자산에 집중 투자했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2010년 2428억 원, 2011년 353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퇴직급여 적립 안정기금도 2007년 8956억 원에서 2011년 1717억 원으로 급감해 자칫 정부가 이를 보전해야 할 상황도 우려된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군인공제회는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지난달부터 이자율을 연 5.4%로 하향조정한 상태다.
이밖에도 감사원은 “법정관리 중인 기업에 대한 투자금 회수 업무를 게을리 해 군인공제회가 150여억 원의 손실을 초래했다”고 지적하고 “해당 관련자에게 주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 군인공제회 윗사람이 이러니 아랫사람은 어지간히
이와 함께 군인공제회는 지난 20일 위탁운용사에서 금품 등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씨를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감사원이 김 씨에 대해 파면 및 문책을 요구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에 따르면 김 씨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영국과 호주 등 여섯 차례에 걸친 해외출장에서 본인의 업무와 관련 있는 D사로부터 항공권 좌석 등급 상향 비용과 호텔 숙박비 등 4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받았다.
이에 따라 군인공제회는 인사위원회를 열고 대가성 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한 뒤 김 씨의 파면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김 씨가 향응을 제공받은 것은 공제회 내부에서 확인을 했고 명백히 잘못된 행위”라고 인정하면서 “투자금 회수 등에 대한 지적의 경우 다소 결과론적인 부분도 있지만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군인공제회는 “감사원의 지급률 과다 지적에 대해 지난 3월 지급률을 인하했다”고 설명하면서 “지난 3월 대의원을 열고 지급률을 연 복리 6.1%에서 5.4% 하향 조정하는 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진훈 이사장의 임직원 행동강령 위반사례도 감사결과 적발됐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6월 해외출장에 동반한 부인의 비즈니스 등급 항공료와 호텔 숙박료, 여비 등 1100만여 원을 직무관련성이 있는 업체로부터 제공받았다.
이에 대해 군인공제회 측은 “출장비 정산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하면서 “해당업체에서 경비를 계산한 것을 뒤늦게 발견해 다시 조치를 취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어 “실무선에서 실수가 발생했을 뿐 이사장이 직접 연관된 것은 아니다”고 말해 김진훈 이사장의 접대사실을 비호했다.
이에 감사원은 국방부 장관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김 이사장에 대해 주의 등 적정한 인사 조치를 취할 것을 통보했었다.
김 이사장은 육사 30기로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 특수전사령관 등을 지냈으며 중장으로 예편해 2011년 10월부터 3년 임기로 군인공제회 이사장직을 맡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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