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칼럼]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이동윤
webmaster@sateconomy.co.kr | 2013-05-20 10:48:08
얼마 전 은퇴를 선언한 유수의 정치인 중 ‘첨맘’이라는 인터넷 닉네임을 사용하는 분이 있다. 그 의미는 처음의 마음, 즉 초심이라는 뜻이라는데 그 정치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참으로 그럴듯한 닉네임이다.
누구나 처음에는 일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아 지루한 느낌도 들고 싫증도 나게 된다. 괜시리 시작했다는 생각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다. 하지만 처음부터 기대했던 성과가 나오는 일은 거의 없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것이다. 그렇게 여유 있는 마음을 갖고 꾸준하게 하다보면 내부에 에너지가 축적되면서 어느 순간 도약의 시점에 도달하게 된다. 그 시점부터는 딱히 애쓰지 않아도 일은 저절로 진행된다.
“세상에 마법이 있다면 그것은 단 하나, 바로 ‘계속하는 힘’이다”라고 일본 최대의 여성용품업체인 유니참의 다카하라 게이치로 회장은 말한다. 그는 45년 간 유니참의 CEO로 재직하며 유니참을 일본 최대 여성용품 및 아기기저귀 회사로 키워 낸 인물이며 일본 경제단체인연합회 부의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가 말하는 ‘계속하는 힘’이란 꾸준히 일을 추진해나가는 능력을 말하는데 꾸준히 노력하고 ‘계속하는 힘’을 키우는 과정에서 기회를 만나고 또한 도약을 하게 되는 것이지 갑작스러운 행운으로 성공을 얻는 사람은 없다고 단언한다.
주식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 역시 일희일비를 지양해야 한다. 주식시장은 풍향이 마구 바뀌는 난바다와도 같다. 역풍을 만났다고 낙심할 필요는 없으며 순풍을 만났다고 희희낙락할 일이 아니다. 역풍은 언제든지 순풍으로 바뀔 수 있고 순풍 역시 아무런 예고도 없이 역풍으로 바뀔 수 있다. 투자자들은 평정심을 잃지 않은 상태로 승리의 기쁨에 도취되지 않고 패배의 쓰라림에 절망하지 않으며 머물러 있지 않고 항상 변화해야 한다.
주식투자는 꾸준하고 우직함을 요구하는 행동이다. 첨단 정보통신 기기가 전달하는 정보는 거의 빛의 속도로 움직이고 그로 인해 투자결정 역시 대단히 빠르고 조급해진 것이 과거와 뚜렷하게 다른 특징이다. 머물러 있을 여유가 없다. 빠르게 성과가 나오길 바라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 때문에 쉽게 좌절하고 불안해하고 조급해 한다. 일주일도 장기투자라는 증권가의 한탄은 괜한 말이 아니다. 그리고 개인투자자의 투자실패는 바로 이 부분에 있다.
짧은 시간 동안 매매를 반복하다 보면 사람의 마음은 저절로 평정심을 잃게 된다. 손실을 보든 수익을 내든 관계가 없다.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심리적 반응인데 높은 파도가 치는 바다 위에서는 누구가 배멀미를 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배멀미를 효율적으로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은 눈 앞의 파도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멀리 수평선으로 시선을 주는 것이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에 나설 때 우리는 비로소 평정심을 회복할 수 있다. 평정심을 되찾은 상태에서 변화무쌍한 차트의 순간적인 움직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주식시장에서 꾸준함은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의 투자는 오늘 하루에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러갈 때와 나아갈 때를 가늠하여 보다 긴 호흡을 유지하며 시장을 바라보아야 한다.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도약의 시점이 온다. 그때까지 견뎌내야 한다. 물 끓기를 기다리는 것이 지루하다 해서 95도에서 멈춘다면 너무 아쉬운 일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은 주식시장에 실로 적절하게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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