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의 횡포, 남양유업뿐만 아니다"

뿔난 점주들 '불공정 거래' 규탄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3-05-13 11:21:46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최근 남양유업의 강매 횡포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을’의 입장에 놓인 일선 점주와 대표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발표회가 열려 문제점을 공유하는 장을 마련해 관심을 끌었다.

▲ 지난 8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1가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남양유업 대리점 피해자협의회 소속 대리점주들이 제품 강매 관행을 규탄하는 의미로 쏟아 부은 제품들이 쌓여 있다.
지난 7일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재벌.대기업 불공정.횡포 피해 사례 발표회’에서는점주와 대표들의 증언이 쏟아졌다. 특히 본사와의 관계에서 약자로 분류되는 점주 대표들은 남양유업 뿐 아니라 유통업계 전 분야에 확산하고 있음이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

지난 7일 오후 2시30분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재벌·대기업 불공정·횡포 피해 사례 발표회'에서는 '을'의 입장에서 살고 있는 점주와 대표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노혜경 CJ대한통운 전 여수지사 수탁인은 두 아이를 혼자 키우며 2011년 CJ대한통운 여수지사와 화물차량 2대에 대해 위수탁 계약을 맺었다.

차량보증금 4800만원을 운임에서 공제하는 조건으로 계약했지만 CJ대한통운은 보증금 공제가 마무리된 2011년 운임 지급을 거부하고 오히려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차량할부금(감가상각비 차액분) 명목 약 2700만원과 위수탁계약을 맺지 않은 차량 유지비까지 요구했다.

1년의 지리한 소송이 끝나고 1심에서 법원은 사실상 노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CJ대한통운은 보증금과 밀린 운임을 지불하지 않고 항소한 상태다. 현재 노씨는 세금과 연금을 납부하지 못해 통장까지 압류당한 상황.

노 씨는 "국내 1위 물류회사라는 CJ대한통운이 변호인의 조력도 받을 수 없는 열악한 수탁인을 상대로 말도 안 되는 소송을 걸어 받아야 할 운임조차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한 개인이 대기업의 횡포에 홀로 맞서기는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고 아이들에게 큰 상처를 준 것 같아 너무 힘들다"며 울음에 말문이 막혔다.

이창섭 남양유업 대리점피해자협의회 대표는 2010년 서울 왕십리 대리점을 2010년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운영해 왔다. 남양유업에 부당하게 계약을 해지 당한 이후 피해 입은 대리점주와 모여 본사 앞에서 집회를 시작하게 됐다.

이 대표는 "최근 논란이 된 남양유업 대리점 담당 영업사원의 언어폭력은 관례화된 구조적 폭력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을의 입장에서 과연 어디에 호소해야 할지 막막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말에 우리는 잠자지 않고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외쳤다"며 "대한민국의 99% 서민인 을이 이제 그 권리 위에서 잠을 깨고 보호해달라 요청하니 여러분이 우리를 보호해주고 이 사회가 진정한 민주주의 경제 민주화를 이룩할 만한 사회라는 것을 증명해보이길 바란다"며 눈물을 훔쳤다.

한편 이날 발표회에는 최선 사조계열 중소기업 화인코리아 대표, 크라운베이커리 점주 협의회 소속 유제만 천안직산점주 등이 참석해 기업의 불공정 사례를 밝혔다. 이날 지엠대리점협의회에서는 회사 측과 협상 중인 상황이라 참석하지 못했다.

◆ 방법만 달라 식품업체 부당행위 성행
"전 업종에서 밀어내기(부당 강매행위) 하고 있다. 농심은 남양유업처럼 무식하게 안 하고 세련되게 한다."

대형 유통업체의 '밀어내기'식 강매행위는 방식에 차이가 있더라도 보편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진택 농심특약점전국협의회 준비위원회 대표는 7일 오후 2시30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벌·대기업 불공정 행위 사례 발표회'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 대표의 자료에 따르면 농심은 전국 400여 개 라면 특약점과 150여 개 음료 특약점에 매출목표를 강제 부과했다.

특약점은 특약점은 회사와의 약정을 가지고 구역이나 특수한 부분을 영업하는 곳을 말한다. 그러나 가맹사업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라면특약점이 목표를 80% 이상 달성하지 못하면 판매장려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음료특약점에는 해당 특약점 전체 매출 목표 달성 뿐만 아니라 켈로그 제품 전체 매출목표의 13%를 팔지 못하면 약속한 판매장려금의 반액만 지급했다.

또한 매출목표를 전년도대비 일정 비율 만큼 늘려 잡아 특약점주들은 사실상 목표치를 맞추기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농심에서 비싼 가격으로 물건을 사다 '삥시장'에 농심에서 사온 것보다 싸게 팔아 목표를 채우고 있는 실정.

그외 채권추심 방법으로 채권회수를 독촉, 기업형 슈퍼마켓에 물건을 밀어주는 이중가격정책, 일방적 계약해지 등 불공정 행위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표는 "남양유업은 물론 농심, 전 업종에서 매출 목표를 강제 부과하는 전형적인 방식으로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며 "이렇게 하면서 농심과 남양유업 등 기업 매출은 늘어나지만 결국 특약점만 죽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계약서는 '갑의 해석에 따른다'는 불공정 행위가 명시된 계약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지만 1년이 다 돼 가지만 아무런 답이 없다"며 "유통 상인은 죽어나가고 불법 행위는 뻔히 자행되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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