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임대료, 보증금에서 공제할 순 없나요?

유상석 기자가 들려주는 부동산 상식 (39)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3-05-13 10:52:52

Q. 군 입대, 학비 마련을 위한 아르바이트 등의 이유로 휴ㆍ복학을 반복하다보니, 대학교만 9년째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집은 지방인데 학교는 서울인 탓에 조그마한 원룸을 임차해서 살고 있습니다.

제가 최근에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업체가 경기 불황 탓에 폐업하고 말았습니다. 간신히 새 일자리를 구했지만, 이 곳 역시 사정이 좋지 않은지, 임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끼니조차 걱정해야할 상황이니, 임대료를 제때 지급할 수 있을 리가 없지요. 결국 월세 3개월분을 체납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집주인에게서 “이제는 사정을 봐 주기 어렵다. 방을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고 말았습니다. 제 사정을 설명하면서 “정 그렇다면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없겠느냐”고 부탁했지만, 집주인의 태도는 완강합니다.

여기서 쫓겨나면 다른 거주지를 구하기 무척 어려운데… 밀린 임대료를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인가요?
(인터넷 독자ㆍraco*****)


A. 임대차 계약을 맺을 때, 보증금을 주고받는 이유는 임차인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임차인이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거나 임차물을 훼손하는 등의 경우가 발생한 경우, 임대차 종료 시 그 금액만큼 공제하고 돌려주기 위한 것이지요. 그러므로 당연히 임차인은 ‘밀린 임대료를 보증금에서 공제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라고 제안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임대인이 이를 받아들일 의무가 없다는 것입니다. 보증금으로 연체 임대료를 충당하느냐 않느냐는 임대인의 자유라는 말이지요. 현실적으로도 임대차 계약을 맺을 때, 계약서에 ‘임차인은 보증금의 존재를 이유로 임대료 지급을 거절하거나 임대료 지체의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는 문구를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사례의 경우, 귀하는 ‘보증금 있으니까 거기서 공제해주세요’라고 청구(부탁)할 수는 있지만, 임대인이 거절할 경우에는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귀하에게 불리한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3개월분의 임대료를 밀렸다는 것인데요.
민법 제640조는 “임차인의 차임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에는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③항에도 유사한 규정이 있고요. 임대료 연체는 연속해서 이루질 필요는 없습니다. 연속하지 않더라도 총 두 달 분에 달하면 해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때, “해지하겠다”고 미리 통보할 필요조차 없다고 합니다.

이번 사례의 경우, 귀하는 3개월분을 체납했으므로, 임대인이 귀하의 청구에 응하지 않고 귀하와의 임대차계약을 해지하더라도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군요.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