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低)공세 못 막아… 정부 속수무책"
‘엔저시대’ 전문가전략은...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3-04-29 10:44:01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연초부터 계속된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한 엔저공세에 정부는 “‘글로벌 정책 공조’를 강화하겠다”며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신흥국들의 피해가 크다는 것을 강조하고 경고하면 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정부가 기대했던 ‘글로벌 정책 공조’는 이뤄지지 않았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이 일본의 엔저를 용인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엔저공세를 막을 수 있는 뚜렷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주 미국 워싱턴DC에서 채택된 G20 재무장관회담 코뮤니케(Communiqué : 문서에 의한 국가 의사표시의 하나. 정부 간의 회담이나 회의의 경과를 요약해 언론 보도 목적으로 발표되는 공식 성명)는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일본의 최근 정책 행위는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고 내수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일본 외에도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이 공공연하게 진행해온 팽창적 통화정책을 묵인한 셈이다.
정부가 엔저를 용인하고 돌아왔다는 비판에 기획재정부는 해명을 하고 나섰다.
기재부는 “G20 코뮤니케에서는 최근 일본 양적완화 정책의 목적을 ‘디플레이션 탈피와 내수회복’으로 제한했다”며 “환율도 경쟁력 강화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적완화 통화정책이 지속될 경우 초래되는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유의해야 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며 “이 문구는 G20 코뮤니케 상 통화정책이 물가안정 이외의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경고한 최초의 문구였다”고 강조했다.
◇ "문제는 답이 없다는 것"
정부가 맞닥뜨린 최대 난제는 엔저공세를 해결 방법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엔화의 평가절하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예상되는 엔-원 범위는 1100원에서 1300원”이라며 “경우에 따라 달러-엔은 100엔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엔원환율 하락세 9개월만에 25%가 빠져 가파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증시 하락압력 등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엔화를 팔고 원화를 사는 플레이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명활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엔저와 관련한 문제는 한 국가가 혼자 노력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피해를 입는 신흥국 간의 글로벌 공조를 강화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방법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이기 때문에 글로벌 차원의 쇼크가 오면 국내적인 정책을 사용해 상쇄하기 어렵다”며 “급격한 원화 절상 등 변동성을 줄이는 노력과 함께 자금ㆍ기술력ㆍ인력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는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대책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민근 LG 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는 G20에서 인위적인 환율 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문제 제기가 계속됐는데 이번에 이것을 용인하는 것처럼 바뀌어서 외환당국도 당황스러울 것”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 원화가 더 빠르게 절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동성이 큰 투자자금의 이동 자체를 줄여야 한다”며 “기존 규제를 강화하거나 금융거래세 도입 등을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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