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희 칼럼] 음식물을 버리는 것은 살생(殺生)이다
한창희
choongjuhan@hanmail.net | 2013-04-26 21:05:04
우리의 인사말 중에 “진지 잡수셨어요, 식사하셨어요?”하는 말이 있다.
얼마나 굶는 사람이 많았으면 식사하셨느냐가 인사말이 되었을까.
손님이 찾아오면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진수성찬으로 차려 대접한다.
손님이 배가 고플 것이라는 전제하에 밥도 고봉으로 담는다. 남길 수밖에 없다. 고기는 명절이나 귀한 손님이 올 때나 구경할 수 있다.
보리밥만 먹던 아이들이 손님이 남긴 쌀밥을 먹기 위해 침을 흘리며 손님이 식사를 마치길 기다린다. 손님은 밥을 다 먹고 싶어도 차마 다 먹을 수가 없다. 손님은 음식을 남기는 것이 예의였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할아버지 밥에는 쌀이 많다. 할아버지가 밥을 남겨야 아이들이 쌀밥 맛을 본다. 할아버지도 남길 수밖에 없다. 우리가 먹을 것이 부족했던 지난날의 이야기다.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은 음식을 넘치게 만들고, 또 음식을 먹는 사람은 남기는 것이 우리의 식생활 문화처럼 되어 버렸다.
시대가 바뀌었다. 음식을 남기는 것이 예의였던 시대는 지나갔다. 요즘은 굶는 사람도 거의 없다. 오히려 다이어트를 한다고 소고기조차도 먹으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도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장만하는 관습은 그대로 남아있다. 음식은 적게 먹고, 음식 장만은 많이 하고, 위생관념은 철저해졌다.
남는 음식을 버릴 수밖에 없다. 우리가 1년에 버리는 음식물의 양이 북한 사람들의 1년 식량과 맞먹는다는 것이다.
식생활 관습,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음식을 먹을 만큼 장만하고, 남기지 말고 다 먹는 것이 습관화 되어야 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살아있는 생명체다. 식사는 동식물들이 우리 몸의 일부가 되기 위해 환골탈태하는 과정이다. 식사는 동식물의 생명이 우리의 에너지로 바뀌는 것이다. 우리가 음식을 버린다는 것은 생명체를 헛되이 살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일반 가정에서부터 주부들이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만드는 습관부터 바꾸어야 한다. 음식재료도 적당히 구입할 필요가 있다. 냉장고가 음식물 재료와 먹다 남은 음식물로 창고가 된지 오래다. 날이 갈수록 냉장고가 대형화 되고 있다. 냉장고에 들어간 음식물도 일정시간이 지나고 나면 결국 음식물쓰레기가 되어 버린다. 냉장 보관하느라고 전기요금만 엄청나게 들어간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음식물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이중, 삼중으로 낭비하는 셈이다.
음식점도 버리는 음식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더 많이 해야 한다. 먹을 만큼 음식을 가져다 먹는 뷔페 스타일이 일반화 되어야 한다. 일반 한정식집도 한 상 가득히 차리는 관습에서 벗어나 반찬 몇 가지라도 특색 있고 맛있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
배고픈 시절에 많이 차리고, 음식을 남기는 식생활습관은 분명히 바뀌어야 한다. 먹을 만큼 음식을 장만하고, 절에서 공양하듯 남기지 말고 깨끗이 먹는 음식문화가 하루속히 정착되어야 한다.
식도락(食道樂)은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음식을 먹을 때 “당신의 고귀한 생명이 이제 저와 하나가 됩니다. 감사합니다.”하고 음식의 생명체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해 보라.
음식도 남기지 않게 되고, 음식 맛도 저절로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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