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일감 몰아주기' 의혹

중소기업 일 뺏아 계열사 손아귀로?

토요경제

webmaster@sateconomy.co.kr | 2013-04-22 10:42:30

롯데그룹의 편의점 계열사인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이 부당한 계약해지와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한 중소 광고기획사가 코리아세븐이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 기획사는 “코리아세븐이 롯데 계열 광고기획사인 대홍기획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자사와의 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 공정위가 롯데의 편의점 계열사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의 불공정거래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논란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 롯데그룹 계열사인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이 같은 롯데그룹 계열 광고기획사인 대홍기획에 ‘일감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편의점 동영상 광고계약 돌연 해지, 왜?
일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중소 광고기획사인 A사와 지난 2008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서울ㆍ경기지역 300여개 가맹점에서 동영상광고를 게재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A사는 세븐일레븐 매장에 광고재생용 모니터와 주변기기를 설치해 광고를 내보내고 사용료로 매달 점포당 6만5000원을 가맹본부(코리아세븐) 측에 지급하기로 했다.

그런데 코리아세븐은 지난 2011년 5월, 돌연 이 업체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계약 불성실 및 운영 미숙 등이 외견상의 이유였다.
세븐일레븐 측은 “계약상 300대를 설치하기로 했지만 실제로 운영한 기기는 200대 가량에 불과했으며, 점용료의 잦은 미납ㆍ부실한 A/S 등으로 인해 더 이상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계약내용을 성실히 이행했는데도 일방적으로 해지를 통보했다”며 소송으로 맞서고 있다.

논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일감몰아주기’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A사와의 계약 해지 후 코리아세븐이 새로 계약을 체결한 곳이 대홍기획이기 때문이다. 대홍기획은 대부분의 매출을 롯데 계열사로부터 거둬들이고 있는데다 사실상 총수일가의 지배력 아래 놓여있어 그동안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계속돼 왔던 회사다.

실제로 대홍기획은 매년 60~70%의 매출을 롯데 계열사로부터 올리고 있다.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매출의 66.8%, 68%를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올렸다.
대홍기획은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6.24%)을 비롯해 △롯데쇼핑(34%) △롯데장학재단(21%) △호텔롯데(12.76%) △롯데리아(12.5%) △롯데햄(10%) 등 롯데계열사들이 지분 90%를 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홍기획은 올해 7월 시행되는 일감몰아주기 과세 대상 기업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과세는 오너 지분율이 3%를 초과하고 내부 거래 비중이 30%를 초과할 경우 적용된다. 일감몰아주기 과세는 기업의 계열사 간 내부 거래에서 발생한 이익을 해당 기업 대신 지배주주에게 세금 부담을 전가해 증여세를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세후 영업이익에서 내부거래 매출 비중과 지배주주 지분율의 일정 비율에 대해 과세한다.

이런 일감몰아주기 과세 규정에 따라 신 사장은 내부거래이익으로 의제된 금액에서 3%를 초과하는 3.24% 지분율만큼의 증여세를 부담하게 된다. 지난해 대홍기획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로 증가하면서 신 사장이 부담할 과세 부담액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대홍기획이 내부거래 과세 대상 기업인데다, 최근 편의점 본사의 각종 불공정 행위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세븐일레븐과 대홍기획 간의 내부거래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공정위는 △코리아세븐의 계약 해지 공정성 여부와 △대홍기획이 일감을 수주한 것이 내부거래(일감몰아주기)에 해당 되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 ‘일감몰아주기’인가, ‘정당한 해지’인가
이번 논란과 관련, 코리아세븐 측은 “‘일감몰아주기’가 아니라, 계약내용 불이행에 따른 정당한 계약 해지”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A사는 매월 6만5000원씩 지불하기로 돼 있는 광고 재생용 모니터 사용료를 납부하지 않았고, 계약 내용과는 달리, 광고 수주 실적 역시 전무했다”며 “계속되는 계약내용 불이행 탓에 더 이상의 계약 유지가 불가능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대홍기획과의 계약 체결에 대해서는 “광고 운영의 적합성을 고려해 정당한 절차를 거쳐 계약을 체결한 것 뿐”이라며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공정위는 새정부의 ‘경제민주화’ 국정운영 기조에 맞춰 세븐일레븐을 비롯한 편의점업계의 각종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경제민주화국민본부 등은 코리아세븐을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한 상태며, 지난 2일에는 국회에서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과 민변, 참여연대, 경제민주화국민본부 등의 주최로 ‘편의점 불공정 피해자 증언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들 단체에 접수된 편의점 가맹점주 피해사례는 세븐일레븐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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