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더 떨어진다? 제약사 전전긍긍
정부 약가인하 정책, 진통 예상
윤은식
1004eunsik@naver.com | 2013-04-22 09:58:42
[토요경제=윤은식 기자] 정부가 약가 인하 폭을 더욱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약업계사 시름을 앓고 있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는 최근 의약품 사용량이 일정 이상 증가할 경우 보험약가를 인하하는 사용량 약가 연동제를 확대·적용키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업계설명회도 가졌다.
이에 따라 이달 안에 약가 인하 대상과 인하폭을 확대하는 내용의 사용량·약가연동제 개선안이 윤각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제약협회·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등 4개 제약단체가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사용량·약가 연동제’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나서 진통이 예상된다.
사용량·약가 연동제란 사용량이 증가한 의약품에 대해서 약값을 인하하는 제도를 말한다.
보건복지부가 이달 말 제약업계 약가인하율을 확대하는 사용량·약가연동제 정책을 내놓으면서 제약업계는 “지난해 약가인하로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2일 제약업계는 사용량·약가 연동제 정책을 반대한다는 건의서를 보건복지부로 제출하면서 “사용량·약가 연동제는 우수 의약품 사용에 따른 국민 편익은 무시한 채 건강보험 재정증가 측면만 고려 한 불합리한 정책”이라며 비난했다.
특히 “일정금액 증가한 약제를 약가인하 대상에 추가하려는 것은 제약기업의 경쟁력 있는 주력품목의 값을 깎겠다는 것”이라며 “제약기업의 전문화와 글로벌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약업계는 “사용량·약가 연동제에 따른 약값 인하폭이 최대 20%가 된다”며 “연간 매출증가액50~70억 원 이상인 제품 또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는 제약사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면서 정부와 약값 협상 시 예상한 사용량보다 첫해 사용량이 30%이상 증가하거나 그 이듬해부터 60%가 증가하면 약값을 10%인하한다.
정부가 청구 실적이 많은 제품에 약가를 더 인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수익성 등 악화를 우려한 제약업계들이 속 앓이를 하는 모습니다.
특히 판매량이 많은 오리지널 의약품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제약단체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관계자는 “최근 감사원과 국회로부터 많이 팔리는 약의 경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약가를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특이 질환의 오리지날약의 경우 국내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는 동시에 많은 건보재정이 투입되고 있어 이런 문제점을 바로 잡기 위해 사용량 약가 연동제를 도입하게 됐다”고 정책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0년 ‘보험등재의약품목록정비사업’으로 7800억원, 지난해 ‘일괄약가인하조치’로 1조7000억원의 약가인하를 단행한데 이어 올해 새 약가인하 조치인 사용량약가 연동제시행을 앞두고 있다.
◇ 다국적제약도 피해갈 수 없는 일괄약가인하
일괄약가인하로 인해 국내제약사 뿐 만 아니라 다국적 제약사들도 실적 악화를 벗어나지 못했다.
국내 상위 다국적 제약사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에 비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다국적 제약사인 클락소스미스클라인은 5061억 원의 매출을 거뒀던 2011년에 비해 6.5%나 감소한 4732억 원의 매출을 지난해 거뒀다.
이 뿐만아니라 2011년 278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클락소스미스클라인은 지난해 24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영업이익 감소폭이 컸다. 클락소스미스클라인이 한국시장 진출 이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이 밖에도 한국화이자는 지난해 144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바이엘코리아도 16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한국노바티스는 2011년 2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지난해는 38억 영업이익에 그쳤다.
이는 보건복지부의 일괄 약가인하 정책으로 다국적 제약사들의 실적이 악화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허기간이 만료 된 오리지날약에 대해서도 일괄 약가를 인하면서 다국적 제약사들이 더 큰 타격을 입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부터 오리지날약이든 복제약이든 특허가 만료되면 특허 신약의 53.55%로 동일한 가격으로 통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2011년까지는 특허기간이 만료될 당시 오리지널약에 대해서는 신약가격의 80%로 산정하고, 복제약은 보험에 등재되는 순서에 따라 다섯 번 째 복제 약 까지는 68%, 여섯번째는 61%(68의 90%) 등 0.9를 곱한 가격으로 운영해왔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측은 “지난해 특허가 만료된 제품과 약가인하 영향을 받은 제품들이 있었다”면서 “신제품이 내후년부터 본격적으로 들어올 예정이라 매출에 반영이 안 된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경우 제약부분만 있는 것이 아니라 화장품, 구강관련 제품이 있으며,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백신제품은 약가인하와는 관련이 없다”며 “앞으로 영업, 마케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올해 실적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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