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재벌총수 연봉공개,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완재

puryeon@naver.com | 2013-04-11 13:29:10

이완재 편집국장

빠르면 내년부터 재벌총수의 연봉이 일반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관련 법 결정을 놓고 재벌과 정부, 국민적 정서가 상충하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재계 쪽에서는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이자 반기업 정서만 키우는 꼴이라며 푸념하고 있다. 반면 국민들은 진일보한 경제민주화가 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눈치다.


여기에 국내 최대 기업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이 미등기 임원이라는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해, 법 적용의 형평성과 적합성을 놓고 논란이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재벌총수와 CEO의 연봉을 공개하는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 개정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키로 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연봉 5억원 이상의 상장사 등기이사와 감사 모두 공개대상에 포함된다. 관련법이 통과되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재벌총수와 재벌 2,3세들의 재산내역이 줄줄이 공개된다.


한마디로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재벌 총수들의 주머니 사정이 국민 앞에 낱낱이 공개되는 것이다. 그동안 재계는 경영상의 비밀이라며 총수의 연봉공개를 거부해왔다.


때마침 나온 재벌총수 연봉공개를 보면 작년 대선정국부터 불기 시작한 동반성장 및 경제민주화 이슈가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는 분위기다. 국민적 정서도 경제민주화를 원하고 있고, 투명경영을 위해서도 재벌들의 연봉공개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벌들의 경영자율성 침해와 반기업 정서 증폭이라는 반박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특히 오랜 기간 재벌기업들이 편법증여 같은 부당한 방법으로 부를 세습하고, 문어발식 기업확장을 통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과의 공생을 거부해온 터라 국민적 반감은 그만큼 크다.


세계적인 흐름도 주목된다. 가까운 아시아권에서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이 최고경영자의 연봉공개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도 등기.미등기 구분 없이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연봉을 개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제 한국에서도 재벌들의 연봉공개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등 거물급 총수들이 미등기 임원이라는 이유로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법의 시행 이전에 실효성과 합리적 적용 부분에 세밀한 손질이 필요해 보인다.
<편집국장 이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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