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동서그룹 특별 세무조사 전방위 압박

동서그룹 오너일가 일감몰아주기 집중조사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3-04-09 10:59:07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국내 식품업계 7위인 동서식품과 ㈜동서 등 동서그룹을 대상으로 국세청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동서와 동서식품 사옥 사무실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요원들을 투입,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이번 동서그룹 세무조사는 박근혜 정부 들어 불법 증여 의혹을 받고 있는 기업 오너에 대한 첫 번째 특별 세무조사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세청은 동서그룹 오너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이익을 올린 내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그룹은 주력사인 동서식품과 동서식품에 포장재와 차(茶)를 납품하면서 지주회사 역할도 겸하는 ㈜동서 등 9개 계열사로 이뤄져 있다.


주력 회사인 동서식품은 지난해 매출 1조5600억원을 올렸으며, ㈜동서는 지난해 매출 4200억원 규모다.


국세청이 주목하는 계열사는 성제개발이다. 이 회사는 동서그룹 김재명 창업자의 손자인 김종희 ㈜동서 상무를 비롯한 친·인척 3명이 지분 56.9%를 갖고 있는 건설회사다. 성제개발은 2012년 매출의 44%인 60억원을, 2011년에는 매출의 94%인 178억원을 그룹 내 계열사 일감을 통해 얻었다.


국세청은 동서그룹 계열사들이 물류창고 등을 지을 때 대부분 성제개발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성제개발은 2011년 회계연도에는 순이익 22억원의 68%인 15억원을 대주주 등에게 배당했고, 2012년도에는 순이익의 88%인 7억5000만원 배당을 결정한 상태이다.


국세청은 성제개발이 계열사 일감을 받아 매출을 늘리면서 이익을 올리고, 이익의 상당 부분을 대주주인 오너 일가에게 배당을 통해 돌려주는 과정에서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세청은 또한 동서식품 제품을 수출하는 ㈜동서의 해외 거래에 대해서도 중점 점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일감 몰아주기, 위장 계열사 설립 등을 통해 자녀들에게 불법적으로 부(富)를 대물림한 의혹이 있는 대기업들을 겨냥해 집중적으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는 새 정부의 경제 민주화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국세청의 테마 조사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자녀 회사에 사업권을 낮은 가격에 넘기거나 편법적인 수단을 활용해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자녀에게 불법적으로 증여하는 행위가 최근 들어 많이 발견되고 있다”며 “올해엔 연 매출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해 오너의 불법 증여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세무조사와 관련, 동서식품 측은 “갑작스러운 세무조사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물류센터 건설 과정에서 성제개발과의 거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일감몰아주기’로 몰고 가는 것은 억울하다. 정말 ‘일감몰아주기’가 맞다면, 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동서가 전국에 물류센터 수십만개를 지어 몇천억쯤은 몰아줘야 맞지 않겠느냐”고 항변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는 지난 2009년 이후 처음 받는 것인데, 2011년에 갑자기 매출이 급증한 것을 문제삼은 듯하다”며 “2012년에는 매출도 줄고, 내부거리 비율도 전년 대비 50%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회사 입장에서 억울한 면이 있긴 하지만, 이왕 시작된 조사인 만큼 충실히 응하면서 결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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