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선구자 될 터”

인물포커스 - 문대성 무소속(부산 사하갑) 의원 (126)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3-04-08 11:56:07

▲ 올림픽 스타에서 모교 교수, IOC 선수위원에 이어 국회의원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문대성(무소속ㆍ부산 사하갑) 의원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결승전에서 환상의 뒤돌려차기 한방으로 아테네올림픽 영웅으로 급부상한 태권도 스타 문대성(무소속ㆍ부산 사하갑) 의원. 그 후 모교인 동아대 교수가 되었고,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IOC선수위원에까지 올랐다.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이번에는 국회의원이란 타이틀로 또 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 뒤돌려차기 한방으로 올림픽 영웅 되다
내년이면 벌써 십년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언론에서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KO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따낸 문대성 선수의 뒤돌려차기를 ‘잊지 못할 올림픽 명장면’으로 꼽는다. 문대성 의원도 “아테네 올림픽 결승전은 나를 대학교수, IOC 위원, 그리고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준 계기였다”고 회상했다. “결승전을 치르는 날 아침, 조깅을 하면서 이상하게 많은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더군요. 아버지 사업 실패로 방 두 칸에 아홉 식구가 살아야 했던 기억, 하루 세끼 중 유일하게 먹을 수 있던 한 끼를 죽으로 때우던 일, 허약체질이라 동네 형들에게 항상 맞고 다녀 시작하게 된 태권도, 중ㆍ고교에서 각종 대회를 휩쓸던 것, 대학교 때는 국가대표로 발탁됐지만 무릎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포기해야 했고 골수배양 이식으로 다시 태권도를 할 수 있게 된 기적 같은 일들…. 그래서 네 가지 다짐을 했습니다. 첫째, 상대선수를 한방에 이길 것이다. 둘째, 그렇게 해서 금메달을 목에 걸 것이고, 셋째, 나로 인해 대한민국이 올림픽 10위권 안에 들게 하고, 마지막은 온 국민들이 환호하는 올림픽 스타가 되어 귀국하겠다는 네 가지 장면들을 상상했습니다”
준결승전까지는 무난하게 상대를 제압했다. 하지만 준결승전 경기도중 기술을 구사하다 왼쪽 무릎탈골과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돼 걷는 것조차 힘들게 됐다. 결승이라는 고지를 앞두고 눈앞이 깜깜해졌다. 감독은 위험한 상황이 될 수도 있으니, 무리하지 말라고 했지만 문 의원은 돌아간 무릎을 맞추고 얼음찜질을 하면서 마지막 경기를 준비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2m가 넘는 장신인 그리스 선수가 제가 부상당한 상태임을 알아채고 처음부터 세게 치고 들어오더라고요. 통증이 밀려오고 주저앉을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순간 이 악물고 맹세했던 다짐을 이뤄야 한다는 집념이 생기더라고요. 상대가 들어오는 느낌이 들자 ‘지금이 나의 마지막 기회다’ 싶어 왼발 뒤돌려차기로 상대의 턱을 강타해 KO시켰습니다. 올림픽 태권도 사상 첫 결승전 KO였다고 합니다. 그토록 고대하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지요”


◇ 스포츠외교관의 꿈, IOC 위원으로
문대성 의원은 2008년 아시아선수로는 처음으로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됐다. 다들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지만 문 의원은 은퇴를 하면서 스포츠외교관의 꿈을 가지게 됐다. IOC위원이 또 하나의 목표가 되었던 것. 그리고 이때도 위원투표 결과 압도적 1위로 장외 금메달을 따냈다. “준비된 위원이 되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았어요. 스포츠외교를 해야 하니 다방면의 지식을 쌓아야 했고, 영어는 필수라 뉴질랜드로 어학연수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또 태권도복을 입고 아침 일찍 선수촌 식당 앞에서 선수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 첫 일과였죠”
하루 15시간씩 선거운동을 했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셀 수 없이 태권도 발차기 시범을 보여 체중도 10kg 이상 빠졌다. 동양인 선수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의 굴욕도 당했다. 하지만 그는 끈기와 진정성으로 위원들과 선수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29명 중 1위로 당선됐다.
문대성 의원은 IOC선수위원으로서 가장 보람된 일이 태권도의 올림픽 종목 잔류를 위해 힘쓴 것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꼽았다.
“1ㆍ2차 유치전 때 우리나라가 단 두세 표 차로 졌다고 합니다. 15표나 되는 IOC위원 표 중 몇 개만 가져와도 승산이 있겠다 싶었어요”
문 의원은 IOC위원 후보 때처럼 태권도복을 입고 활동을 시작했다. 선수위원 한명씩 개인적으로 만나 한국과 평창, 그리고 동계올림픽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김연아가 눈이 오지 않는 나라 아이를 대상으로 피겨를 가르쳤듯이 문대성 의원도 특기인 태권도를 활용해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저개발국을 직접 방문해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쳤다. 그 결과 IOC위원으로서 스포츠외교에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을 얻었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20년 올림픽부터 채택할 25개 핵심종목에 태권도를 포함시켰다. 문대성 의원은 레슬링의 퇴출에 대해서는 아쉬워했지만 태권도의 핵심종목 진입에 대해 “우리 스포츠 외교의 값진 성과”라며 기쁨을 표현했다. 문 의원은 “태권도가 25개 핵심종목에 포함된 것은 전세계적으로 저변이 넓어진 점과 무관하지 않다. 세계태권도연맹 가맹국이 204개국에 이르고, 아시안게임은 물론 팬아메리칸게임, 아프리카게임, 오세아니아게임, 여기에 유러피언게임에서도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각 대륙별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정식종목으로 치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태권도의 올림픽 퇴출설은 오래전부터 나왔던 얘기였기 때문에 이번에 잔류를 위해 더욱 노력했어요. IOC위원들이 있는 각 나라를 방문해 ‘태권도는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는 스포츠’라고 강조하고 다녔습니다. 외국을 많이 돌아다녀 가정에는 소홀하게 돼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했지만 그래도 결과가 이렇게 되니 IOC위원으로서 제 역할 이상을 해낸 것 같아 기쁩니다”


◇ 체육계 선구자 될 터
문대성 의원은 태권도가 대한민국에 국한되어 있는 스포츠가 아니라 세계인의 스포츠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기 위해, 그리고 또 다른 스포츠계의 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이번엔 “국회의원이라는 자리에서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생활체육분야를 예로 들며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의료비가 한해 약 10조원에 이른다. 그 가운데 일정 부분만 생활체육에 체계적으로 투자를 하게 되면 노인의료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텐데, 이렇게 작은 데서부터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이 없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스포츠 외교 전문가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싶어 IOC위원이 됐습니다. 국회의원도 마찬가지에요. 어떻게 보면 지금 이 자리가 체육계에 도움이 되는 선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인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총선 당시에도 힘든 일이 많았지만 유권자들에게 제 진심을 전달하는데 온 힘을 다했습니다. 그 진심이 전해졌고요. 또 제게 다시 한 번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니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열성으로 그리고 진심을 다해 살아봐야지요”


◇ 문대성 의원은
1976년 인천 출생. 동아대 체육학과 졸업 후, 동아대 스포츠과학대학 교수를 지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로 잘 알려져 있다.
19대 국회에 입성하면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19대 국회의원 외에 △대한체육회 이사 △IOC위원 △2018 평창동계올림픽준비위원회 집행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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