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 리콜' 대량생산 자랑하더니...나락으로

현대·기아차 리콜사태

유지만

redpill83@naver.com | 2013-04-08 11:15:32

미국 190만대, 국내 16만대...역대 최대



연간 1000억원 이상 소요 예상



“일부 협력업체 망하는 것 아니냐” 우려도



현대·기아차가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대규모 리콜에 들어갔다. 이번 리콜 사태는 미국과 국내를 합쳐 모두 206만대의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이번 리콜은 국내의 경우 브레이크등 오작동, 미국은 브레이크등과 에어백 오작동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과 한국 외에 세계 각국에서 판매된 자동차에 대해서는 각국의 법규와 맞게 조치할 방침이라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대규모 리콜 사태에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라 관련 협력업체들도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일부 협력업체는 망할 수도 있다”는 우울한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 연비 과장 판정 가시기 전에 또


현대·기아차는 에어백과 브레이크등 스위치 결함 등으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에 판매한 13개 차종 186만9736대를 리콜한다. 국내에서도 현대ㆍ기아차 각각 11만대, 5만대가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더군다나 이번 리콜 사태는 지난해 11월 불거진 북미 연비 과장 판정의 진통이 채 가시기 전에 벌어졌다. 현대·기아차가 미국을 포함한 북미에서 연비 과장으로 배상금을 지급해야 할 차량 대수는 약 110만대로 보상금액은 연간 1000억원 이상으로 예측되고 있다.


리콜대상은 2009년 7월~2010년 3월에 생산된 구형 아반떼, 2010년 6월~2011년 6월에 생산된 구형 싼타페, 2008년 9~11월에 생산된 베라크루즈 등 총 11만여대이며 기아차는 2010년 6∼7월에 생산된 구형 카렌스, 2010년 10월∼2011년 4월 생산된 쏘렌토, 2010년 6월∼2011년 6월 생산된 쏘울 총 5만여대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된 자동차 중 미국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문제가 있는 차량은 현대차 아반떼, 기아차 소울 등 약 16만대”라며 “미국에서와 같이 차량 소유주에게 통보해 무상 수리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에어백과 브레이크 등 스위치 결함으로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190만대를 리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리콜대상차량이 16만대가량 되는데 이중 5%인 2만정도가 불량인 것으로 예측된다, 충격센서가 작동되지 않아 리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차량 테스트할 때는 정상이었다, 여러 각도로 충격센서 테스트를 하지만 예측하지 못한 부분에서 불량이 발생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여 진다”고 해명했다.



◇ 브랜드이미지 타격 올 수도


대규모 리콜로 인해 현대기아차에 가장 우려되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해 11월 "현대·기아차의 과장된 연비 문제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손상과 추가적인 손해비용 발생이 불가피해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문제는 현대·기아차가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우던 높은 연비가 이번 신뢰도 타격으로 인해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손해비용 발생은 불가피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충분한 재정여력을 갖고 있고, 이번 사태가 소비자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가 아니다"며 "당장 신용등급(Baa1, 안정적)이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리콜 사태는 소비자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최근 미국 등의 시장에서 '품질경영'을 강조하며 '제값받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4일 "리콜에 따른 비용은 아직 잘 모르겠다"며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신뢰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문제가 생길 때마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이상 악재가 계속되면 신뢰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는 판매감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규모의 경제’가 낳은 폐해”


이처럼 대규모 리콜에 직면하게 된 원인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미국 LA타임스는 지난 4일 현대·기아차가 무려 190만대에 달하는 자동차를 리콜하게 된 것은 따지고 보면 ‘규모의 경제(대량생산의 측면에서 생산비에 비해 생산량이 크게 증가함으로써 생기는 경제적 이익)’가 낳은 폐해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현대·기아차 같은 대기업이 여러 자동차 모델들을 나눠쓰면서 생기는 필연적인 부작용이라는 것이다.


최근 세계 경제가 불황으로 접어든 이후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점점 줄어드는 플랫폼과 점점 더 많은 교체 가능한 부품과 구성물들로 자동차를 만들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규모의 경제로 전환했다.


자동차 애널리스트인 제시 토프락은 LA타임스를 통해 “이 시스템은 현 시대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이상적인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단지 비용을 아낀다는 개념이 아니라 생산을 간편화하는 것이다. 여러 차량의 부품을 서로 이동시킬 수 있다면 자동차 회사에게는 엄청나게 이득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이득을 보기 위해 필요한 전제가 있다. 바로 부품들에 잠재적 결함들이 없어야 한다는 것. 현대·기아차는 이 부분에서 결함이 발생해 대규모 리콜 사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일례로 이번 현대·기아차 리콜에 포함된 13개 자동차 모델들에는 불량을 일으킨 것으로 보이는 동일한 브레이크 등 스위치가 탑재됐다고 덧붙였다. 불과 몇 년 전에 비해 리콜 규모가 갈수록 엄청나게 커지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 현대·기아차 측 “최대한 빨리 해결하겠다”


이번 리콜에 대해 현대·기아차 측은 이른 시간에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미국 당국에 이같은 결함이 접수되자, 현대기아차는 토요타의 리콜 `늑장대응`을 반면교사로 삼아 자발적 리콜을 발빠르게 결정했다. 토요타는 지난 2010년 1월 미국에서 자사의 차량 380만대를 리콜하게 됐다. 당시 토요타의 리콜 사유는 가속페달 결함이었다.


이 과정에서 토요타는 최대한 조용하게 넘기려 했으나, 가속페달 결함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미 2007년에도 이뤄진 적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현대·기아차는 토요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최대한 빨리 리콜을 결정하게 됐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지난4일 미국 및 국내를 비롯한 사상 초유의 대규모 리콜 사태에 대해 "최대한 빨리 수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가 끝난 이후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그는 "리콜에 따른 비용은 아직 잘 모르겠다"면서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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