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알뜰폰 시장 선점하라'

대형마트 '알뜰폰 직접 판매' 진출 러시

유지만

redpill83@naver.com | 2013-04-08 10:49:57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박근혜 정부가 물가 안정 대책으로 `알뜰폰` 사업 활성화 의지를 밝히면서, 편의점에서 시작된 유통가의 알뜰폰 시장 진입이 대형마트에 이어 백화점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일부는 단순 판매를 뛰어넘어 직접 ‘알뜰폰(MVNO, 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 사업자로 나섰다.
알뜰폰은 값싼 통신료를 무기로 기존 이동통신사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영업망을 갖춘 대형 유통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이동통신사들도 관심을 갖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통신비·스마트폰 동시 사용 가능 ‘일거양득’

▲ 지난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모델들이 알뜰폰 '플러스모바일'을 선보이며 본격 서비스 개시를 알리고 있다. 홈플러스 이동통신 전문 브랜드 '플러스모바일'은 총 5가지 요금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본료는 6천원부터 선택할 수 있다.
알뜰폰은 통신비를 줄이고 싶은 이용자에게 제격이다. 알뜰폰 서비스는 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 등 기존 이동통신사의 통신망을 임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통신 품질은 기존 이동통신사와 같으면서도 요금은 저렴하다. 선불 요금제의 경우 기본료는 무료부터 하루 300원대, 초당 통화요금은 1~3원대다. 물론 스마트폰 이용자의 경우 데이터 요금제도 추가로 가입할 수 있다. 기존 이동통신사와 비교해 20~30%가량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
현재 CJ헬로비전과 에넥스텔레콤ㆍ온세텔레콤ㆍ아이즈비전ㆍ한국케이블텔레콤ㆍSK텔링크 등이 선ㆍ후불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국내 전체 알뜰폰 가입자 수는 아직 100만명대 초반이지만 통신비를 절약하려는 이용자들이 늘면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리버의 '울랄라폰'이나 프리피아의 '세컨드(2ND)' 등 '저가폰'을 내세운 휴대폰도 관심을 끌고 있다. 울랄라폰은 보급형 3세대(3G) 스마트폰으로 14만9,000원에 팔리고 있다.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세컨드는 8만4,900원이라는 가격을 무기로 출시 2달여 동안 1만대가 팔렸다. 프리피아 관계자는 "1만대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유통사들, 앞다퉈 시장진입
이렇게 알뜰폰이 성공가도를 달리자 유통업계도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시작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지난해 11월 29일)이었다. 기존 알뜰폰 사업자들이 소비자들과 오프라인 접점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홍보가 부족하다는 약점을 파고들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년 만에 100만 명을 넘어선 알뜰폰 시장은 유통업계가 진입한 지난해 연말부터 매달 평균 10만 명씩 가입자를 늘리며 4개월 만에 50만 명을 더 늘렸다.
세븐일레븐을 통해 알뜰폰 시장의 가능성을 본 롯데그룹은 욕심을 더 키웠다. 판매로를 롯데슈퍼, 롯데마트로 확대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롯데백화점에까지 알뜰폰을 입성시켰다. 이로써 롯데그룹의 오프라인 유통라인에서는 모두 알뜰폰을 취급하게 됐다.
현재는 프리피아에서 만든 8만 4900원짜리 ‘세컨드(2nd)폰’만 판매하고 있지만 새로운 모델을 지속적으로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유통계열마다 취급점포수도 전국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의 성공을 지켜본 다른 유통업계도 앞다퉈 시장에 발을 들였다. GS25는 지난 1월 24일부터, 씨유(CU)는 1월 29일부터 판매를 시작했으며 매장수를 계속 늘리고 있다. 미니스톱도 4월 중에 우선 30개 점포에서 알뜰폰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 직접 사업자로 변신하기도 해
그동안 단순 판매 대행에 머물렀던 대형마트는 직접 알뜰폰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지난달 21일 홈플러스는 유통사로서는 처음으로 ‘플러스 모바일’이란 이름으로 직접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다.
일반 통신사나 MVNO 사업자처럼 고객 가입에서 요금제 설계까지 현재 통신사가 하는 모든 서비스를 담당하게 된 것이다. KT 통신망을 빌려 알뜰폰 사업을 시작한 홈플러스는 우선은 3G 서비스를 제공하고 하반기부터는 LTE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도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운영한 후 상반기 중에 알뜰폰 사업자로서 변신을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SKT와 제휴를 맺고 3G와 LTE 서비스 동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아직은 직접 알뜰폰 사업을 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형 유통업계의 활발한 진출에 그간 시장의 기반을 다져왔던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규모가 큰 것은 물론,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이미 갖춰진 판매점을 이용해 적극 마케팅에 나설 수 있는 유통업계에 반해 중소 사업자들은 많은 돈을 써가며 마케팅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대기업이 참여해 시장을 키워주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며 “하지만 대형 유통업체에 이어 온라인 오픈마켓들까지도 적극 영업에 뛰어들면서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버틸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 주요 고객 20·30대...‘성공 가능성 있다’
이처럼 알뜰폰 사업에 유통업계까지 뛰어드는 이유는 충분한 시장성이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알뜰폰의 주요 사용 고객이 장년층이 아닌 2~30대의 젊은층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9일 29일 편의점 CU가 지난 1월 29일부터 이달 24일까지 '리하트폰'의 매출 동향(서울·수도권 지역)을 분석한 결과, 여성 보다는 남성이,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구의 판매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각층별 판매 동향을 살펴보면 20~30대 남성이 34.2%로 가장 높았으며 40~50대 남성이 31.5%, 20~30대 여성이 19.7%로 나타났다.
특히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다른 상품에 비해 외국인(9.1%)의 구매 비중이 매우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에 갓 진입한 젊은 층들이 알뜰폰을 사용한다는 것은, 그들의 주머니 사정과 잘 맞기 때문일 것”이라며 “특히 실용적인 면을 중시하는 젊은 층들에게 낭비를 막을 수 있는 알뜰폰은 매력적인 상품”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 이용패턴 잘 알아야 진짜 절약할 수 있어
알뜰폰은 단말기 가격과 통화 이용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알뜰폰 SK텔링크의 ‘톡톡29’ 요금제는 음성 300분에 문자 100건 사용시 3만1900원(부가세 포함), 온세통신의 ‘음성정액 20’도 음성 통화 200분, 문자 100건 옵션에 월 2만 2000원, 유심(USIM) 개통만으로 집에 있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사용할 수 있는 CJ헬로비전의 ‘헬로비전 USIM 스마트플러스 20’은 음성 150분, 문자 200건에 월 2만 2000원이었다. 기본 요금이 SKT, KT, LU 유플러스 등의 일반 통신사와 1만원가량 차이가 나면서 6000~7000원 더 저렴했다.
하지만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려는 사람의 경우에는 잘 따져봐야 한다. 본래 알뜰폰이 통화 자체에 초점을 맞춰 출시됐기 때문에 데이터 이용요금은 기존 통신사보다 비싼 경우도 많았다. 특히 데이터를 한 달에 1Gb이상 사용하거나 24, 36개월 단위의 약정을 할 경우 일반 통신사를 이용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월 300분의 음성통화와 데이터 1GB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24개월 약정가입을 할 경우 SK텔레콤은 월 4만150원, KT 3만9천600원, LG유플러스 3만6천300원이 부과된다. 반면 알뜰폰 요금제는 24개월 약정일 경우 대부분 4만8천400~8만6천710원이었다. 이런 경우라면 기존 통신사를 이용하는 것이 더 좋다.
4월 1일부터 시행된 선불요금제를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지난 31일 미래창조과학부는 4월 1일부터 선·후불 요금제 이용자들의 번호이동을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선불요금제는 통화를 할 때마다 사용요금이 지불한 금액에서 차감되는 방식으로 후불제와는 달리 미리 돈을 내고 이용하기 때문에 좀 더 계획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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