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수원시로 편입시켜 달라”
용인 하갈지구 난개발에 지역 주민 ‘분노’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3-03-29 21:18:03
경부고속도로 수원IC 주변 청명산이 용인시의 무분별한 허가 남발로 만신창이가 될 위기에 처했다. 용인시가 수원 영통지구의 허파역할을 하는 청명산에 최근 대형 자동차 판매단지를 승인한데 이어 대단위 아파트단지까지 허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용인 기흥구 하갈동 청현마을 주민들이 용인시의 이런 계획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도로 및 학교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데, 이를 해결하지 않은 채 추가 개발에 들어가면, 출퇴근 및 자녀 등하교가 더욱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시에 허가를 내주지 말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차라리 우리 마을을 수원시로 편입시켜달라”며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 용인 하갈지구 ‘난개발’ 논란
용인시와 하갈동 주민들이 지난 25일 밝힌 바에 따르면 시는 최근 S사 등이 기흥구 영덕동 산 103번지 일대 청명산 기슭 9만5916㎡(약 2만9015평)에 신청한 자동차매매사업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S사 등은 지하 4층, 지상 4층, 연면적 16만9천㎡(약 5만1122평) 규모의 자동차 판매ㆍ연구단지와 1천300여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자동차 판매단지가 들어설 지역은 42번 국도변으로 평균 경사도는 17.5도 이하지만 숲이 우거져 생태파괴가 불가피하다.
이와 함께 또 다른 건설사는 자동차 판매단지로부터 200여m가량 떨어진 하갈동 산6일대 13만4천여㎡에 1천480가구가 입주할 아파트 20개 동을 건설하기 위해 용인시에 사업허가를 신청했다.
이처럼 청명산 일대에 자동차 판매단지와 아파트가 들어설 것이라는 계획이 알려지자, 두진ㆍ신일ㆍ대명ㆍ태영 등 청현마을 4개 아파트 2천200여 가구 주민들은 용인시가 단지 옆 청명산 자락 13만4천여㎡에 S아파트 20개동, 1천480가구를 허가하려 하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대책위는 최근 주민 1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 허가 취소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시에 제출한데 이어 곧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 “교통ㆍ교육 불편 해소 않고, 또 개발?”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숲이 무성한 청명산 자락이 앞서 허가된 자동차매매단지(부지면적 9만5천916㎡, 건축연면적 16만9천㎡)에 이어 아파트 건설로 심각하게 훼손될 처지에 몰렸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파트단지가 들어설 경우 가뜩이나 열악한 교통여건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수원IC 주변 42번 국도변에 있는 이 마을은 2천200여가구에 승용차 2천800여대를 보유하고 있으나 마을 진출입도로는 왕복 4차선 1개에 불과하다.
단지를 벗어나도 바로 국도로 진입이 불가능해 경희대 수원캠퍼스로 이어지는 덕영대로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출퇴근시간 교통난이 심각한데 신축될 S아파트까지 같은 진입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김정진 태영아파트 주민대표는 “청현마을에 2천800여대의 승용차가 있지만 진출입로가 단 하나밖에 없어 출퇴근시간 단지를 벗어나는데 최소 20분 이상 소요된다”면서 “용인시가 이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또 대단위 아파트를 허가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차라리 수원시로 편입시키든지 터널을 뚫어 수원 영통신도시와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영희 비상대책위원장은 “교육문제도 심각하다. 단지내 중ㆍ고등학교가 없어 초등학교 5∼6학년이 되면 다들 다른 지역으로 이사한다. 학교 등 기반시설도 없는 곳에 아파트만 또 짓는다면 어떻게 살겠느냐”고 반문했다.
◇ 市 “사업 진행 자체 제한할 수 없어”
청현마을 주민들의 이런 반발 여론과 관련, 용인시 측은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용인시 관계자는 “아파트 허가 신청이 들어온 곳은 청명산 자락이지만 과거 시가화예정용지로 지정된 곳이어서 문제가 없다”며 “해당 사업구역은 민간사업으로 진행 중이라, 특별한 법적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 사업 진행 자체를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제기하는 교통 및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교통영향평가를 이미 마쳤고, 지금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진행 중인 단계이다. 초등학교는 기존 청곡초등학교를 증설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중고교 문제는 도교육청에서 책임질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지금까지도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계속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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