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주주총회에 주요은행 ‘초긴장’

유지만

redpill83@naver.com | 2013-03-22 17:02:45

금융권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초긴장 상태다. 각 사의 현안이 등기인사의 자격 논란, MB 측근인사들의 퇴진 여부와 맞물리면서 외부 관심도 그 어느때보다 뜨겁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우리은행과 외환은행,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22일에는 우리금융지주의 주주총회가 열렸고 26일에는 하나은행, 27일에는 신한은행, 28일에는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등의 주총이 각각 열린다.



◇ 우리 銀, 정권초기 금융인사 방향 가늠자


우리은행 주총은 박근혜 정부의 향후 금융권 인사 향방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지난 18일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가 "국정철학과의 적합성, 전문성 등을 고려한 뒤 적합하지 않다면 교체를 건의하겠다"고 언급한 뒤라 더욱 주목된다. 이 날 등기이사인 김양진 수석부행장의 1년 연임 여부가 판가름난다.


우리금융 주총에서는 전체 7명의 사외이사 중 이용만·이두희·이헌·박존지환 등 4명의 임기가 1년 연장된다. 박영수 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과 채희율 현 경기대 교수는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주당 250원의 현금배당도 확정한다. 2015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은 주총 승인 후 1개월 이내에 지급된다.



◇ KB금융, 어윤대 회장-사외이사 갈등 더 깊어지나


KB금융 주총에서는 이경재 이사회 의장을 포함해 배재욱, 김영과 등 3명의 사외이사 재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KB은행 주총에 참가하는 사외이사들은 '거수기'라는 비판을 듣는 다른 금융지주 사외이사들과 달리 경영진을 견제할 강력한 힘이 있다. 이 때문에 금융권 주총 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국민은행은 2012 회계연도 재무제표와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의안으로 올린 상태다.


주총 안건 분석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의 보고서 파문으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가 무산된데 따른 후폭풍이 이런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ING생명 인수를 지휘했던 KB금융의 박동창 전략담당 부사장(CSO)은 최근 미국계 주총 안건 분석기관인 ISS와 접촉, 사외이사들의 ING인수 반대로 주가가 내려가는 등 주주 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ISS는 KB금융 이사회의 독립성과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감독 당국과 가까운 이경재 의장과 배재욱·김영과 사외이사의 선임을 반대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KB금융은 지난 18일, 박 부사장이 ISS에 왜곡된 정보를 흘려 일부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막으려 했다는 이유로 보직 해임하고 진상조사에 착수했지만, 여진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아 보인다.


ISS 보고서가 파장을 일으킨 이유는 국내 사정에 취약한 외국인 주주들이 ISS 보고서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KB금융의 외국인 주주 비율은 66.26%다.


안건이 통과된다면 사외이사와의 갈등이 깊은 어윤대 회장의 입지는 좁아질 전망이다. 오는 7월 임기가 만료되는 어 회장이 주총에서 사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 하나금융, 외환은행과 주식교환 문제 ‘시끌’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은 두 은행 간 주식교환에 대한 일부 주주들의 반발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열린 외환은행 주총에서 하나금융지주로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위해 외환은행 주식 5.28주와 하나금융 주식 1주를 교환하는 안건이 가결되자, 일부 소액주주들과 노조원들은 눈물을 흘리고 임원들의 퇴장을 가로막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주총 시작 전부터 대강당 앞에서 “소액주주는 다 죽는다”며 외환은행 주식 교환을 반대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리는 하나금융의 주총은 힘겹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이와는 별도로 하나금융은 주당 250원의 현금 배당을 의결한다. 사외이사로는 정광선 전 중앙대 경영대학장과 오찬석 한영회계법인 대표이사, 박문규 전 에이제이 대표이사 등 3명을 신규 선임한다. 이중 정 전 학장과 박 전 대표는 1년 임기의 감사위원을 겸임할 예정이다.



◇ 신한금융, ‘조용한 주총은 물 건너 간 듯’


신한금융지주의 28일 주총은 조용히 넘어가기 힘든 분위기다.


사외이사 선임과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안건은 다른 금융지주사와 비슷하지만, '신한사태'와 관련된 최근 재판 내용 등이 언론에 큼지막하게 보도된 만큼 1심 재판 결과의 설명을 요구하는 소액주주들의 나오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측은 최종 판결이 나온 후에 대응한다는 입장이지만, 1심 판결 만으로도 상당히 곤혹스러워하고 있는 눈치다.


서울중앙지법은 올해 1월,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에게 각각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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