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국정농단 쟁점…연말 임시국회 '공전'

여 "檢 문건 수사중, 민생경제 발목잡기" vs야 "운영위와 청문회 개최로 실상 파악해야"

송현섭

21cshs@naver.com | 2014-12-19 16:45:47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국회가 지난 15일 임시국회 회기를 시작했으나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으로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이 쟁점화되면서 여야간 날선 대립으로 공전되고 있다. 특히 여당이 예산정국 승리의 여세를 몰아 공무원 연금법 연내 개정과 소위 민생경제 법안 처리에 총력을 쏟겠다면서 입법정국을 예고했던 상황은 사실상 공염불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여야 원내지도부가 19일 만나 국회 정상화 합의 도출에 나섰으나 운영위 개최를 선결조건으로 내건 야당과 법안심의를 위해 상임위부터 열자는 여당의 견해가 맞서 견해차만 확인했다. - <편집자 주>


◇ 우윤근 "靑이 뭐라고 보호하고 있나"


지난 15일부터 임시국회가 시작됐으나 청와대 문건 유출 및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이 정치권 최대쟁점으로 부각되면서 공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선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윤회 등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 새누리당이 23일까지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에 응하지 않는다면 상임위원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겠다고 공언했다.


▲ 여야가 국회 운영위 개최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임시국회가 파행을 계속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19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넬슨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국회추모 예배'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19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만나 운영위 소집이 국회 정상화의 선결조건이라며 여당의 운영위 보이콧 움직임에 대해 항의했다.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23일 여야 원내지도부 주례회동까지 운영위 소집에 대한 답변을 주지 않으면 상임위를 열지 않겠다"면서 "(새누리당은) 청와대가 뭐라고 보호를 하고 있나. 무슨 대단한 곳이라고 보호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여당의 합의로)국회 운영위가 열리면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사업) 국정조사 논의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우 원내대표의 항의방문과 관련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서 원내대변인은 또 "국회 운영위가 소집되는 것으로 알고 있겠다"면서 "청와대 관계자는 모든 자료를 국회에 제출해야 하고, 운영위에서 비선실세 국정농단과 청와대 비서라인의 인사전횡, 몰래카메라 시계 등에 대해 국민의 목소리로 따지겠다"고 강조했다.


◇ 이완구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


무엇보다 예고 없이 이뤄진 이번 회동에서 이완구 새누리당·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운영위 소집여부와 국회 상임위 정상화 문제에 이견을 확인하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실제로 이번 회동은 우 원내대표가 이 원내대표에게 연락한 뒤 곧바로 여당 원내대표실을 찾아가 10여분간 대화가 진행됐는데 사실상 '항의방문'성격이란 것이 야당의 입장이다.


다만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언급했을 뿐 야당이 요구하는 운영위 개최와 국정농단 의혹관련 청문회 등에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또한 김재원 새누리당·안규백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가 배석한 양당 원내지도부 회동에선 오는 23일 주례회동까지 합의시한이 연기됐을 뿐, 운영위 소집문제 등 임시국회 정상화에 대한 실마리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우 원내대표는 "더이상 청와대를 보호하지 말고 운영위를 빨리 열어달라고 요구했다"며 "화요일(23일)까지 답을 안주면 (국회 각 상임위가) 파행될 것이라고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이번 주례회동이 마지노선으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그때까지 답을 주겠다고 했고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원내대표는 앞서 "운영위를 검찰수사가 끝난 뒤 열겠다고 한 것이지 운영위를 안 열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청와대 문건 유출사건 수사결과가 나온 뒤로 개최시기를 미루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원내대표는 또 "검찰 수사가 끝난 후에 야당과 협의해 (청문회·국정조사 실시 및 특별검사제 도입 등)적절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여야는 국회 정상화 문제를 오는 22일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서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안규백 새정치연합 수석부대표는 "내주 월요일(22일)에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눠야 할 것"이라며 "최소한 월요일에 결론이 나와야 하고, 결론을 낼 것 같다"고 언급했다.


◇ 연내 법안처리 물리적으로 불가능


상황이 이쯤 되자 여당은 예산정국 승리이후 연내 처리를 공언했던 공무원연금법 개정과 각종 경제관련 입법일정이 지연되는데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더욱이 정가에선 29일 본회의까지 휴일을 빼면 열흘도 채 남지 않아 국회가 정상화돼도 법안심의가 제대로 이뤄지기 힘든 만큼, 물리적으로 연내 법안처리가 무산도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결국 야당의 국회 운영위 개최란 조건과 정치공세에 여당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8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검찰이 수사중인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과 관련해 운영위 소집을 요구하며 상임위를 전면 중단시키려는 것은 민심에 극히 반하는 결정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야당에 포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또 "자신들의 정치적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민생경제 법안의 발목을 잡는 것은 책임 있는 제1야당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완구 원내대표 역시 "일에는 순서와 절차가 있는 법"이라며 "검찰수사가 끝나면 그에 따라 적절한 국회차원의 논의와 대책이 당연히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이 같은 절차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 도입 등 여러 가지 요구를 하는 것이 과연 진중한 요구인지 회의가 든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이군현 사무총장은 "지금 밖에는 살을 에는 듯한 매서운 추위가 왔다. 서민들의 체감경기도 이에 못지 않을 것"이라며 "특검이나 국조 등 이전투구만 할 것이 아니라 검찰 수사가 끝날 때까지 국회 본연의 일에 충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김영수 수석대변인은 "이 순간에도 귀중한 임시국회의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고 전제한 뒤 "새정치민주연합은 명분 없는 상임위 보이콧을 즉각 중단하고, 국민들이 바라는 일하는 국회로 속히 돌아와 주기를 촉구한다"고 야당에 요구했다.


◇ 야, 운영위 개최가 정상화 선결조건


반면 야당은 국회 운영위 개최가 파행중인 국회를 정상화하는 선결조건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대여공세를 강화했다. 이와 관련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최근 정책조정회의를 통해 "국회 운영위와 청문회 개최로 (국정농단 의혹의)실상을 밝혀야 한다"면서 "특검도 피할 수 없다. 특검으로 비선실세의 권력암투와 비리를 털고 청와대의 국정운영을 정상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시급한 국정현안인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국회 운영위 소집과 청문회 개최는 정상적 국회 운영을 위한 선결조건"이라고 못박았다. 백재현 정책위의장 역시 "이번 청와대 국정농단 사건을 해결하지 않고는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지 못한다"고 전제한 뒤 "운영위가 빨리 소집돼 진상을 밝히는데 새누리당도 반드시 협조해야 하며 청와대 역시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은 운영위 개최에 동의하면 된다"면서 "다른 상임위는 열자고 하면서 운영위 개최에는 합의하지 못하는 이유가 뭐냐"고 반문했다. 따라서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는 여야간 대치정국의 향배는 오는 23일 원내대표 주례회동을 기점으로 정상화냐 파행의 계속이냐가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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